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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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연장·박빙 승부에 '팬들은 즐겁다'

기사입력 2008.12.03 00:31 / 기사수정 2008.12.03 00:31

최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최영준 기자] 2일 창원 LG가 연장전 끝에 전주 KCC를 누르며 두 경기 연속 연장 승부에서 웃었다.

올 시즌 프로농구에서 연장까지 돌입한 경기는 모두 6번. 현재까지 시즌의 1/4 정도만이 진행된 상태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많은 연장 승부가 펼쳐진 셈. 역대 가장 연장전이 적었던 1998-1999시즌과 2000-2001시즌의 7번에 거의 근접한 모습이다. 또 현재 추세대로라면 연장 승부가 가장 많았던 2003-2004시즌의 25회를 넘어설 가능성도 점점 커지고 있다.

팀별로는 LG, KCC, 인천 전자랜드와 서울 SK가 각각 2회씩의 연장 승부를 펼쳐 가장 많은 횟수를 기록했다. 울산 모비스와 대구 오리온스, 안양 KT&G, 부산 KTF는 한 번씩의 연장전을 치렀다. 반면 원주 동부와 서울 삼성은 올 시즌 아직까지 한 차례의 연장 승부도 펼치지 않아 대조를 이뤘다.

승률에서는 최근 두 차례 연장전에서 모두 승리를 거둔 LG가 현재까지 연장전 100% 승률을 보이고 있다. KCC와 전자랜드는 1승 1패씩을 기록했고, SK는 지난 두 번의 연장전에서 모두 패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연장 승부뿐 아니라 1, 2점 차에서 승부가 결정되는 박빙 승부도 잦아진 것이 눈에 띈다. 지난 21일 LG와의 경기에서 터진 KT&G 마퀸 챈들러의 버저비터나 30일 삼성과의 경기에서 터진 모비스의 오다티 블랭슨의 버저비터 등이 그 좋은 예다. 연장전에서도 맥없이 승패가 갈리는 경우가 줄어들었다. LG는 2일 KCC와의 연장 승부에서 종료 직전 브랜든 크럼프의 골밑 득점으로 극적인 '연장 뒤집기'를 성공시켰다.

이렇듯 치열한 한 점 승부가 많아진 것은 그만큼 각 팀의 전력이 평준화되었다는 의미로도 풀이해볼 수 있다. 물론 성적이나 판도에서 강팀과 약팀의 경계가 나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승패와 상관없이 진 팀도 비교적 좋은 경기 내용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더 이상 '절대 강자는 없다'는 말이 꼭 들어맞는 상황이다.

지난 시즌 거의 선두를 독주하다시피 했던 동부나 '절대 높이'를 구축하며 강세가 예상됐던 KCC는 예상 외로 고전하고 있다. 선두권은 이미 세 팀이 경합하며 '트로이카 체제'를 형성하고 있는 상황. 중위권 역시 판도를 점치기 어렵다는 점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다.

이렇듯 잦아진 박빙 승부에 팬들은 그저 즐거울 뿐이다. 주요 농구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올 시즌 프로농구가 재미있어졌다'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재밌는 경기는 당연히 관중 수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물론 살 떨리는 연장, 박빙 승부에 팀과 미디어 관계자들의 신체적, 정신적 피로(?)도 감내해야 할 일이지만 말이다.

올 시즌 프로농구는 신임 전육 총재의 취임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음과 동시에, 전력의 상향 평준화로 재밌는 승부가 이어지는 등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기회까지 얻었다. 높은 경기의 질과 깨끗하고 재미있는 승부는 수준급 리그로 가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기에, 최근 이러한 프로농구의 흐름은 그저 반갑기만 하다.

최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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