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채정연 기자] 칭찬해준 적 없던 스승의 '나이스 피칭'에 제자는 비로소 뿌듯함을 느꼈다. KIA 타이거즈 양현종이 '스승' 칸베 토시오 전 코치 앞에서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양현종은 2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이날 양현종은 9이닝을 홀로 책임져 4피안타 2볼넷 10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총 투구수 122개. 한국시리즈 사상 첫 1-0 완봉승의 주인공이 됐다.
양현종의 이날 호투는 더욱 특별했다. 이유는 지금의 양현종을 키워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칸베 전 KIA 투수코치가 경기를 지켜봤기 때문이었다. 양현종은 스승 앞에서 최고의 투구를 펼치며 가르침에 화답했다. 검지 손가락으로 홈 쪽을 가리키며 칸베 코치를 향한 세리머니를 펼치기도 했다.
경기 후 양현종은 "오늘 칸베 코치님과 가족들이 경기를 보러 왔다"라며 "홈 쪽을 가리킨 것은 칸베 코치님께 한 것이고, 더그아웃 위로 향한 것은 가족에게 보낸 것"이라고 손가락 세리머니의 의미를 전했다.
스승 앞에서 꼭 좋은 투구를 하고 싶었던 이유도 밝혔다. "(칸베) 코치님이 내게 칭찬을 해주셨던 적이 없다. 언제나 더 잘해야 한다고 채찍질하셨다"고 말한 양현종은 "코치를 그만두신 후에야 '나이스 피칭'이라는 말을 해주셨다"고 털어놨다. 이어 "팀의 에이스로 한 게임을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드려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양현종은 경기 후 칸베 코치를 만나 건강 목걸이를 전하기도 했다. 이는 양현종이 정규시즌 때1승을 거둘 때마다 팬들에게 선물했던 목걸이였다. 칸베 코치 역시 최고의 모습으로 자신에게 화답한 제자의 한국시리즈 첫 승을 축하했다.
lobelia12@xportsnews.com /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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