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故 김지석 프로그래머는 생전 아시아 독립영화인의 네트워크를 지원할 플랫폼부산 프로젝트 '플랫폼부산'을 의욕적으로 추진해왔다.
'플랫폼부산'은 여러 교류 프로그램을 통해서 아시아독립영화인들의 공동성장 방안을 제공하고자 신설된 프로그램으로,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5일간 아시아의 젊은 영화인들의 연대와 네트워킹 속에 마무리됐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한국,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베트남, 인도, 싱가포르, 일본 대표가 모여 아시아의 영화 산업에 대해 논의하고, 젊은 영화제작자들과 소통하는 '보이스 오브 아시아', ARRI의 국제지원프로그램과 아카데미에 대한 설명 및 아시아의 참가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한 'ARRI 국제 지원 프로그램', '밋 더 페스티벌', '필름메이커와의 만남: 필름메이커와의 만남' 등이 준비됐다.
참가자로는 베로 베이어(로테르담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카를로 샤트리안(로카르노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크리스티앙 전(칸영화제 부집행위원장), 모흐센 마흐말바프 감독 등이 함께 했다.
14일에는 지아장커 감독의 필름메이커스 토크로 '플랫폼부산'의 문을 열었다. 지아장커 감독은 "올해 3월과 4월에 김지석 프로그래머님이 이메일을 보내서 이번에 대담에 와달라 요청을 하셨었다. 그래서 부산에 오기로 결정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1997 지아장커 vs. 2017 지아장커'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날 토크에서 지아장커 감독은 "그리고 5월 칸영화제에서 김지석 선생님이 그렇게 뜻하지 않게 저희들 곁을 떠나셨다. 저희도 너무나 슬펐고, 갑작스러운 일이었기 때문에 김지석 선생님이 안 계시는 부산국제영화제를 받아들이기가 정말 힘들었다. 부산에 올 때마다 늘 제 곁에 계셨던 분이다. 그래서 올해 주제는 지난 20년 동안의 저의 영화 생애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그를 떠올렸다.
김지석 프로그래머가 별세한 후 프로그램을 이어받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김영우 프로그래머는 '플랫폼부산' 행사 마무리 후 엑스포츠뉴스에 "처음 부산국제영화제를 시작할 때 '한국을 포함해서 아시아 독립영화인들의 발판이 돼 보자' 이런 취지로 구상했다. 지난 몇 년간 위기를 겪으면서 다시 이런 프로그램을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했다.
아시아 독립영화인들이 모이는 것을 제공하고, 서로 네트워크를 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그래서 공동 작업이 이어질 수 있게 하고, 공동 경험을 제공하면서 네트워크의 장을 마련하자는 생각이었다"고 준비 과정을 전했다.
또 고인의 생전 '플랫폼부산' 준비 과정을 전하며 "보통 김지석 선생님과 나눠서 영화 선정을 주로 해왔다. 이번에는 자신의 작품이 선정되지 않은 사람도 부산국제영화제에 오고 싶어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연락해서 함께 할 수 있도록 저희가 그 역할을 했다"고 짚었다.
이어 "이번 프로그램은 같이 활동하는 사람들 만날 수 있는 내부 사람들의 네트워크가 더 중요한 것이었다. 그래서 그런 부분들이 서로 만날 수 있도록 스몰 디스커션, 한일 영화인과 여성 프로듀서가 만날 수 있는 것들이 더 중요한 것이어서 그런 것들에 신경 썼다"고 덧붙였다.
부산국제영화제와 4년 째 함께 해왔다는 김영우 프로그래머는 '플랫폼부산' 프로젝트를 마친 후 "내부적으로는 100명이 넘으면 네트워크가 힘드니까, 이 숫자를 어떻게 해야 하나 그 고민을 하게 됐다. 실질적으로 아시아 영화인들이 모일 수 있는 게 부산국제영화제밖에 없어서 앞으로도 계속 이어가야 할 행사인데, 어떤 식으로 내실을 짜야 할 지 영화제가 끝나고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또 "단기간에 나는 성과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부산국제영화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이고, 영화제가 한국 영화를 포함한 플랫폼의 역할을 해왔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故 김지석 프로그래머를 향한 그리움도 전했다. 김영우 프로그래머는 "이 프로젝트를 잘 지켜나가는 것이 김지석 선생님의 뜻을 잘 이어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보셨다면 만족하셨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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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