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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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쏜 수원대, 그 중심에 선 김한욱 감독 - ①

기사입력 2008.11.12 18:08 / 기사수정 2008.11.12 18:08

김경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경주 기자] 10팀 중 9위, 최하위권이지만, 수원대가 U리그에서 만든 의미는 크다. 창단 5년 째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수원대는 그 감독조차도 대학의 행보와 닮아있었다. 힘들고 어렵지만, 누구보다 순수한 열정을 가진 그 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김한욱 감독을 만났다.

만나기로 한 6시를 조금 넘겨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처음 보게 되는 어려운 자리인지라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자리에 앉았다. 온화한 첫 인상에 내심 안심하고 인사를 건넸다. 운동을 한 사람치고 참 조근조근하고 차분하게 말을 이어간다. 초보. 라는 말이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그래서 남들보다 더 열정적인 수원대 김한욱 감독을 만났다.

화려하지 않지만, 성실했던 선수시절

Q. 선수생활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A. 별 다르게 할 얘기는 없다. (웃음) 빛을 본 선수도 아니었고…. 숭실대를 졸업하고 국민은행에 입단했다. 그 후 아마추어 선수로서는 가기 힘들었던 상무에 입대했고, 운 좋게 포항에 입단하게 되었다. 다시 성남으로 이적했다가 선수 생활의 마지막은 처음 입단했던 국민은행이었다.

선수 생활하면서 사실 화려한 삶은 아니었다. 2군에도 있어봤고 실업에도 있었고, 그래서 어려움을 더 잘 안다. 그게 지도자 생활하는데 는 오히려 플러스 요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더군다나 지금 맡고 있는 수원대가 화려한 팀은 아니지 않나. 선수들의 힘듦과 어려움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것 같다.

Q. 지도자 생활이 수원대가 처음인가

A. 아니다. 차범근 축구교실 소속인 용광중 지도자로 시작했다. 그래도 초보 감독은 초보 감독이다. 대학 감독 중 꽤 어린 편에 속하고, 소속팀 또한 이제 창단 5년차로 젊은 팀이다. 그래서 오히려 편하게 할 수 있는 것 같다. 내가 국가 대표를 했던 사람이면 눈높이가 높아져서 이런 어린 팀을 맡아서 하기 쉽지 않을 텐데, 난 아직 처음이고 팀도 처음이기 때문에 같이 성장해 나가는 중이다.

수원대에도 축구부가 있어? 사실, 기자가 U리그 참가팀을 받아들고 제일 처음 들었던 생각이었다. 춘, 추계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거나 전국 대회에서 이름을 들어 본 기억도 가물가물한 팀. 수도권에서 잘나간다 하는 몇몇 팀조차 참가를 포기한 U리그에 당당히 도전장을 던진 수원대인지라 김한욱 감독은 이런 자신을 도와준 학교가 무척 고맙다.

Q. 올 해, 처음 시행 된 U리그 참가 팀 중 수원대는 참 생소한 이름이었다

A. 사실, 처음 협회에 신청서를 내고 승인을 기다릴 때 다른 학교에서 반발이 좀 있었다. 창단한 지 5년밖에 안된 팀이 대회에 참가하는 게 말이 되냐는 거였다. 모든 대회에서 예선 탈락하던 팀이고, 지금 우리 학교 총 선수가 몇 명인 줄 아나? 20명이다. 엔트리 하나 짜기도 버거운 상태다. 경고 누적이나 부상 선수라도 생기면 가용할 수 있는 선수는 더 줄어든다. 

고려대 같은 팀은 45명의 선수도 적다고 하는데, 그 반도 안 되는 20명을 가지고 리그를 어떻게 참여하냐. 이거다. 리그에서 도태되지 않고 제대로 끌고 나갈 수나 있겠나…. 하는. 왜 모르겠나, 사실이 그런걸.

서울대도 신청은 했었는데, 거긴 아예 아마추어라 제외가 됐고, 우리를 제외하느냐 안 하느냐가 걸려있던 거였다.

Q. 결국 참가를 하게 되었다

학교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물론, 약속만 한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도움도 많았다. 체육과 교수님과 축구부장님이 발로 뛰시면서 축협과 대학 축구 연맹에 약속하다시피 했다. 학교 차원의 후원을 약속 받았다. 그 걸 믿고 승인을 내 준 것 같다.

Q. 선수가 20명밖에 안 된다고 했는데

선수가 적어서 소속된 모든 선수가 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U리그 전기리그가 끝나고 4명이 수술대에 올랐다. 매주 월요일 목요일에 U리그를 뛰고, 춘, 추계 연맹전하고 하다보니까 선수들이 쉴 수가 없었다.

어느 선수는 어깨, 누구는 발목 또 무릎, 골키퍼 2명을 빼고 4명이 수술을 하게 된 거다.  혹시 골키퍼가 부상당하면 뛸 대체 선수가 없어서 필드 플레이어가 골키퍼 유니폼 입고 대기하기도 했었다.

Q. 시즌 치르기 힘들었을 것 같다

A. 내가 선수들에게 전, 후기 동안 설정해 준 목표는 3승 2무 4패였다. 우리가 그런 상황에서 낼 수 있는 최대한의 좋은 목표. 근데 달성하지 못했다. 전기리그에 2승 2무 6패를 기록했고, 후기리그는 2승 4무 3패를 했다.

그래도 후기리그엔 패를 줄였다. 그 것만으로도 희망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 홈경기를 하는데, 올 해 우승한 경희대를 꺾기도 했고, 성균관대에게 이겨서 6위권까지 올라갔었는데 아무래도 후반부로 가면 갈수록 체력적인 문제를 극복하기가 힘들었다.

경기가 끝나고 그날 경기 녹화한 걸 보고 15분 단위로 나눠서 분석을 한다. 실점했던 장면을 보니 40% 이상이 후반 15분에서 30분 사이에 나왔다. 체력이 떨어지다 보니까 어쩔 수 없었다.

Q. 그래도 긍정적인 측면도 있을 것 같은데

A. 긍정적인 건 다른 팀은 선수가 많아 1학년들이 경기를 뛸 기회가 거의 없는데 우리는 선수가 부족하다보니 1학년도 전부 경기를 뛰면서 실점 감각을 높일 수 있었다는 점이다. 또 비디오 분석을 하다보니까 선수들과 보면서 이 날 경기에선 뭐가 좋았고 또 뭐가 나빴고를 파악할 수 있다. 그 걸 선수들이 좋게 받아들이고 좋은 점은 발전시키고 나쁜 점은 고치려고 하니까 조금 씩 발전 하는 거 같다.

Q. 학교에서 확실한 지원을 약속했다고 했는데

A. 일단은 U리그에 참가한 것이 수원대에도 축구부가 있다는 점을 홍보하는 계기가 되었다. 아까 얘기한 것처럼, '수원대에도?' 라는 이미지가 있지 않은가. 우리 학교가 다른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도 아니고 말이다. 사실 우리는 축구부 숙소도 따로 없다.

우리가 생기게 된 계기가 수원 삼성 차범근 감독님과 학교 이사장님이 의기투합 하셔서 축구부를 만드신 건데, 공부하는 축구선수를 만들겠다. 라는 게 가장 큰 목표 중 하나였다. 그래서 선수들은 오전에 강의를 다 듣고, 일반 학생과 똑같이 생활을 한다.

솔직한 얘기로 모든 선수들이 프로에 가고 축구 선수로 생활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그래서 축구부 친구들만이 아닌 여러 대인관계를 만들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또 일주일에 두 번 씩 영어 수업을 듣고 있다. 운동을 하던 애들이다 보니 축구를 그만두더라도 그 관련에서 일 하는 게 좋지 않겠는가. 에이전트를 하든 다른 일을 하더라도, 요즘 영어 없이 되는 일이 별로 없으니까 그런 것에 대비하는 뜻도 있고.

숙소도 없이 일반 학생들과 함께 기숙사에서 생활하는데, 사실 기숙사 밥이 운동을 전문으로 하는 선수들이 먹기엔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 동안은 선수들 개인이 알아서 영양제를 먹거나 보약을 먹으면서 체력을 챙겼지만 그래도 모자란 점이 있어 학교에서 저녁만은 선수들이 충분히 먹을 수 있게끔 도와줬다.

또, 학교 방송사와 신문사에서 지속적인 프로그램을 가지고 학우들에게 소개도 하고, 선수들에게 먹을거리를 제공하는 등 학교 전반에서 물심양면으로 축구부를 도와줬다.

2편에서 계속됩니다



김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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