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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0주년] 빅스 엔 "연기 정말 힘들지만,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죠"

기사입력 2017.10.02 10:00 / 기사수정 2017.10.04 07:23

전원 기자

엑스포츠뉴스가 창간 10주년을 맞이해 차세대 배우 10명을 꼽았습니다. 이제 막 걸음마를 떼고 본격적인 연기의 길을 걷고 있는 이들이지만, 향후 10년 후에는 모두가 빛날 보석들입니다. '될 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말이 있듯, 이미 이들이 보여준 모습만으로도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합니다. '터널' '완벽한 아내' 등에서 활약한 빅스 엔을 시작으로 채서진, 고원희, 솔빈, 곽동연, 문가영, 도희, 최리, 민아 그리고 이다인까지 이어집니다. 이들의 연기관을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엑스포츠뉴스 전원 기자] "연기가 진짜 힘들긴한데, 왜 이렇게 재미있는 걸까요?"

2014년 MBC '호텔킹'을 시작으로 SBS '떴다 패밀리', KBS 2TV '발칙하게 고고', 웹드라마 '투모로우 보이'에 이어 지난 5월 종영한 KBS 2TV '완벽한 아내'와 OCN '터널'까지. 빅스 엔은 '배우 차학연'으로도 꾸준히 일해왔다. 그 덕에 탄탄한 팬덤은 물론이고 남녀노소를 막론한 대중성까지 갖출 수 있었다.

엔에게 왜 연기를 하냐는 원론적인 질문을 던졌는데, 대답은 간단했다. 재미있고 뿌듯하니까.

"솔직히 저한테 연기가 진짜 힘든 것 중 하나긴 해요. 드라마 촬영을 하는 동안은 너무 힘들고 생각도 많아지고 그래요. 캐릭터 분석도 감독님하고 자세히 얘기하고 분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보니 책임감도 따르고요. 그래서 제가 연기 공부하는게 꿈에도 나온 적이 있었어요. 어느 정도인지 아시겠죠? 심지어 올해 '완벽한 아내'랑 '터널'을 같이 할 때는 대사를 수백번 연습하기도 했어요. 내가 연기하는 캐릭터가 많은 시청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거잖아요."

엔은 여러 작품을 경험하면서 '캐릭터 심층분석'에 공을 들이기 시작했다. '발칙하게 고고' 당시만해도 본인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기만 하면 되는 거였는데, 다양한 캐릭터를 접하다보니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언제부턴가 작품 속에서 저 차학연의 모습이 보이지 않고 오로지 캐릭터 그대로로만 보여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보시는 분들이 더 집중하실 수 있더라고요. 이런 여러가지 생각들이 겹치면서 정말 힘들긴 했는데 '발칙하게 고고' 이후의 시점이 제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됐어요. 정말 신기한게 촬영할 때는 너무 힘들고 '와, 이걸 또 어떻게 해내나' 싶은데, 그 결과물을 보게 되면 너무 행복하고 뿌듯하고 재미있고 그래요. 단순히 '보람'이라는 단어로 표현하긴 그렇고, 그냥 진짜 재미있어요. 나중에 또 새로운 작품에 들어가게 되면 분명히 힘들겠지만 나중에 느껴지는 재미있는 느낌 때문에 다 극복되는 것 같아요."

엔은 연습 벌레고 완벽 주의자다. 완전한 모습으로 준비되지 않으면 불안해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연습량이 많아질 수 밖에 없다.

"빅스 스케줄 및 해외 일정 등을 병행하다보니 아무래도 다른 분들보다는 연기 연습과 공부를 더 열심히, 많이 해야 해요. 그게 당연한거죠. 예전엔 새벽 2~3시에 촬영이 끝나도 또 연기 수업 받으러 가고 그랬어요. 그때 체력적으로 진짜 좀 딸렸죠. 선생님도 주무시다가 제 전화 받으시고 알려주시고 했었어요. 그리고 제가 늘 감독님이나 선배님들한테 '얘(캐릭터)는 왜 이런 말을 하는거에요?' 등의 질문을 끊임없이 하다보니 저를 더 예뻐해주시고 도와주셔요. '아, 얘가 연기하는데 있어서 진지하구나'라고 알아주신 것 아닐까요?"

모든 일이 마찬가지겠지만, 연기 역시 자신감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할 수 없다. 소극적이거나 위축돼 있다면 말과 행동에서 티가 날 수 밖에 없다. 다행히 엔은 점점 자신감을 키워나가고 있고 연기력 역시 발전하고 있다. 엔을 자극하는 적당한 긴장감과 그간의 경험들은 그를 조금 더 노련하게 만들고 있다.

"아시겠지만 제가 뒤에서 철저하게 준비해서 보여드려야 하는 스타일이잖아요. 그런데 연기 오디션의 경우 현장에서 직접 주문하시는걸 표현해야 해요. 그런게 너무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처음엔 어떻게 할줄도 모르고 힘들었는데, 시간이 조금씩 흐르다보니 노하우같은게 생기더라고요. 감독님과 대화도 나눠보고, 제 나름대로 역할을 이해하기 위한 해석도 해보고요."

"작은 역할부터 차근차근 해나가겠다"고 강조한 차학연은 오래 연기할 수 있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좋은 작품을 만나 기적처럼 '빵' 터지는 것도 물론 좋지만, 그런 요행을 바라기보다는 노력과 인내로 정도를 걷겠다는 말이다.

엔은 과거 호흡을 맞췄던 배우 이원근, 지수 등과도 종종 만나며 연기에 대해 배우고 있다. 

"정말 고마운 친구들이에요. 저한테 뭔가를 가르치려고 하는건 아닌데, 드라마 현장이라던가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간접 경험을 하고 있어요."

'집돌이' 엔은 최근 휴식을 취하며 몸과 마음을 가다듬고 있다. 무리한 다이어트는 잠시 중단했다. 대신 공연도 보고 공부를 하며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연기는 물론이고 예능 등 여러가지 일들로 쉴틈없이 바쁘게 달려온 엔은 스스로를 더 완벽하게 만들 수 있는 수련의 시간을 데뷔 후 처음으로 맛보고 있다. 

그러나 쉬는 동안 술도 마시고 좀 재미있게 놀아보라는 권유에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언젠가 '내가 이렇게 클럽을 안가봐도 되는건가? 억지로라도 가야하나?'란 생각을 한적이 있어요. 근데 저는 저 대로의 스트레스 해소법이 따로 있어요. 원체 술 자체를 좋아하지도 않을 뿐더러, 집돌이답게 집에서 향초도 만들고 가끔 친구들 만나러 나가는게 가장 행복해요. 멤버들이랑 맥주 한잔 마시는 것도 좋고요. 요즘엔 일본어 공부도 신경써서 하고 있고, 바빠서 놓쳤던 드라마도 열심히 보고 있어요. 이제서야 '킬미힐미'랑 '보이스'를 정주행하고 있어요."

현재 엔은 새로운 작품, 캐릭터를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러면서 빅스로서의 활동도 놓치지 않고 진행하고 있다.

"음악과 연기 모두 다 잘하고 싶어요.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겠다'는 욕심보다는 더 진중하고 겸손하게 임하려고요."

won@xportsnews.com / 사진=서예진 기자

전원 기자 wo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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