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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인사이드] 피겨스케이팅 랭킹 전을 빛낸 선수들의 목소리

기사입력 2008.11.02 12:28 / 기사수정 2008.11.02 12:28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1일, 경기도 고양시 어울림누리 얼음마루 빙상장에서 벌어진 2008 전국 회장배 피겨스케이팅 랭킹전에서 두각을 나타낸 선수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았습니다. 워낙에 경쟁이 치열한 국내무대에서는 대회마더 수상권에 드는 선수들의 얼굴이 달라지는데 지난 주니어그랑프리대표선발전과는 또 다른 결과가 나왔습니다.

'피겨 여왕' 김연아(18, 군포 수리고)와 함께 한국여자스케이팅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김나영(18, 연수여고)은 아직도 김연아를 제외한 국내 최고의 스케이터였습니다. 다른 선수들이 구사하기 어려운 트리플 플립과 트리플 러츠 점프를 구사하며 스파이럴과 스핀도 빼어난 편입니다.

지난 달, 31일에 있었던 쇼트프로그램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가 나오자 이내 실망한 표정이 역력했던 김나영은 프리스케이팅에서 1위를 차지하고 종합 우승에 오르면서 환한 미소를 되찾았습니다.

Q : 쇼트프로그램에서 생각보다 낮은 점수가 나와 부담감은 없었나요?

김나영(이하 '김'으로 표기) : 쇼트프로그램에서 실수가 있었지만 점수가 높은 트리플 플립과 러츠를 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어요. 다른 선수들은 러츠와 플립에 비해 낮은 점수인 살코와 토룹을 구사하고 있었기 때문에 내 것만 잘하면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 생각했어요.

Q : 김나영 선수가 점프의 레벨이 있기 때문에 실수만 안하면 아직도 1인자에 오른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근래에 들어서면서 국내 선수들의 기량도 발전하고 있잖아요. 확실히 국내선수들의 기량이 예전과는 다르다고 생각하죠?

김 : 스핀과 스파이럴에 있어서는 외국선수들보다 오히려 국내선수들(윤예지, 곽민정, 김현정 등)이 더 좋은 경우도 있어요. 그리고 점프도 외국과 비교해 결코 떨어진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Q : 김나영 선수는 고질적인 무릎부상 있어서 경기력을 생각한다면 부상에 대한 부담을 털어야 하는데 훈련과 더불어서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어떤 과정을 소화하고 있나요?

김 :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빙판에 들어서기 전에 몸을 푸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지금도 1시간정도 충분히 몸을 푼 다음에 스케이트를 타고 있어요.

Q : 주니어에 속한 어린 선수들도 잘하지만 그래도 김나영 선수는 스케이팅을 탄 경험도 녹록하고 경험도 있어서 그런지 표현력과 안무는 다른 선수들에 비해 한층 원숙미가 넘쳤거든요? 이 부분에 대한 생각은요?

김 : 연기를 하는데 있어서 점프도 중요하다고 봐요. 점프가 잘되면 신이 나서 연기도 잘 되거든요?(웃음)

Q : 얼마 전에 독일로 네벨혼 대회에 다녀왔죠? 이번 세계대회에 나가서 느낀 점과 얻은 경험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김 : 네벨혼 대회는 세계에서 중간급 정도의 선수들이 참가하는데 그 선수들이 잘하는 것을 보고 놀랐어요. 더 세계적인 대회에 출전하는 최고의 선수들은 어느 정도 일까하고 생각해 봤었죠. 하지만 세계적인 기량을 보면서 얻은 것은 많아요.

Q : 마지막으로 그랑프리 마지막 시리즈인 일본NHK트로피대회에 참가하게 되는데 그 대회에 참가하는 목표는요? 순위보다는 자신의 최고기록 경신에 목표를 두는 선수들이 많고 부담감도 덜할 텐데요?

김 : 솔직히 순위도 중요해요.(웃음) 순위도 어느 정도 맞춰놓고 나가는데 그래도 가장 중요한 것은 제가 하는 기술과 연기들을 실수 없이 잘했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좋은 결과도 당연히 따라올 거라고 믿어요.

김나영 선수는 생각보다 수줍음이 많은 선수였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생각을 빠짐없이 답변하고 있었으며 현재 국내선수들 중, 가장 좋은 기술을 구사하는 선수여서인지 자신감도 넘쳐보였습니다. 쇼트프로그램의 부담감을 떨치고 프리스케이팅에서 선전해 종합 1위를 차지한 김나영의 다음 목표는 김연아의 라이벌인 아사다 마오가 출전하는 그랑프리일본대회입니다.



남자 1그룹에서 우승을 차지한 김민석(15, 불암고)은 필자와의 첫 인터뷰 때와는 달리 언변이 성장해 있었습니다. 내성적인 성격 탓에 단답형이 많았지만 질문에 일복요연하게 대답하는 면면은 분명히 발전해 있었습니다.

Q : 대회를 앞두고 급체했다고 들었는데 컨디션은 어땠어요?

김민석(이하 '김'으로 표기) : 식사를 하다가 갑자기 급체가 나타나서 밥은 제대로 못 먹고 죽을 먹었어요. 상황이 안 좋았지만 그래도 결과가 나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Q : 이번 대회 경기력을 본인이 평가한다면 어느 정도라고 생각해요?

김 : 아주 좋다고는 말 못해요. 그냥 보통정도요?(웃음)

Q : 주니어 그랑프리 시즌 때 다친 부상은 어느 정도 회복됐어요? 지난 남아공대회 때는 참가하지 못했었는데요?

김 :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도 아픈 건 사실이에요. 이번 대회 경기도 진통제를 먹고 출전했어요.

Q : 트리플 플립과 러츠 점프는 이제 완성단계로 들어가고 있는데 연습에서는 성공률이 어느 정도예요?

김 : 연습 때는 잘되는 편인데 실전에서는 그것만큼 안 돼서 조금은 아쉬워요. 내년 1월 달에 있을 종합선수권에서는 더욱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번 랭킹전을 통해 가장 자신감을 얻은 선수는 윤예지(14, 과천초)입니다. 주니어대표선발전에서 4위에 그치고 주니어그랑프리 1차대회에서 기대에 못미치는 결과를 냈지만 당시 있었던 악조건들을 극복하고 다시 일어선 점이 바로 랭킹전을 통해 꽃피웠습니다.

Q : 지난 주니어 그랑프리 대회와 주니어그랑프리 프랑스 1차대회에서 성적이 좋지 못했는데 그 때 솔직한 심정은 어땠어요?

윤예지(이하 '윤'으로 표기) : 주니어대표선발전 때는 장염 때문에 몸이 많이 안 좋아서 한 대회만이라도 나가보자고 했지만 프랑스에서는 솔직히 속상했어요.
 


Q : 비록 국내대회라 ISU(국제빙상연맹)에서는 공식기록으로는 인정하지 않지만 그래도 130점이 훌쩍넘는 본인 베스트 스코어를 기록했는데 그래도 이번 대회의 경기력에서 아쉬운 점이 있었나요?

윤 : 조금이요.(웃음) 무엇보다 오늘 프리스케이팅 첫 번째 점프로 뛴 트리플 토룹이 안된 것이 제일 아쉬워요.

Q : 프,리스케이팅을 보니까 트리플 살코는 확실히 좋던데요. 살코와 토룹 외에 트리플 러츠를 프로그램에 넣는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연습할 때 성공률은 어느 정도나 되요?

윤 : 러츠 점프는 많이 뛰고 있는데 회전수는 세 바퀴를 다 채우거든요. 그런데 랜딩이 아직까지 부족해서 완벽하지 않아요. 원래는 트리플 러츠도 프로그램에 넣어보려고 했는데 아직 완성단계여서 아직은 넣지 못하고 있어요.

Q :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감을 상당히 얻었을 텐데 내년에 있을 종합선수권에서도 좀 더 자신감을 가지고 참가할 수 있겠네요.

윤 : 이번 대회에서는 트리플 토룹을 비롯한 몇 가지 실수가 있었는데 다음 종합선수권에서는 이런 실수들을 최대한 줄이고 완성된 연기를 선보이고 싶어요.

Q : 이제 대회가 끝나고 결과도 좋아서 홀가분하죠? 푹 쉬면서 뭐가 가장 하고 싶어요?

윤 : 이제 좀 먹어야죠.(웃음) 가장 먹고 싶은 건 피자에요.

마지막으로 여자 1그룹에서 3위를 차지한 신나희를 만나봤습니다. 한동안 '얼짱' 스케이터로 많은 피겨팬들의 관심을 받은 신나희였지만 꾸준하게 자신의 기량을 유지시키고 발전시크는 모습은 분명 인정받아야 할 부분이었습니다.

늘 국내대회에서 정상권 순위를 꾸준하게 유지하는 '근성형' 선수 신나희는 무척 친절하고 언변도 좋아 인터뷰하기에 무척 안성맞춤인 선수였습니다.

Q : 신나희 선수의 더블 악셀 점프는 무척 인상적인데 아쉽게도 오늘 경기에서 처음으로 뛴 부분에서 실수가 있었죠?

신나희(이하, '신'으로 표기) : 더블 악셀 실수는 예상치 못했던 부분이라 아쉬움은 남는데 다음 대회에서는 꼭 유의하도록 노력할거에요. 트리플 점프도 연습 시 구사하고 있지만 아직도 익숙하지는 않아요.

Q : 이번 주니어 그랑프리 대회에 두 번 참가해서 얻은 경험이 남다를텐데 세계적인 선수들을 보고 느낀 점은 어느 것이 있나요?

신 : 세계선수들을 보면 좀더 노력해서 그 선수들과 동등한 위치에 갈 수 있도록 자극을 주는 것이 가장 컸어요.

Q : 신나희 선수는 늘 국내대회에서 상위권 순위에 단골로 오르지만 1위를 한 적은 드문 것 같은데요. 꼭 순위에 목매달아야할 이유는 전혀 없지만 그래도 국내대회에서 1위에 오르고 싶은 마음은 있었죠?

신 : 1등을 하고 싶은 욕심은 항상 있어요(웃음) 하지만 그러기에는 부족한 것이 있어서 좀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을 완성시켜 2, 3등이 아닌 1등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한국피겨를 대표하는 세 선수가 나란히 메달을 걸고 포즈를 취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3위권 안에 들어가는 선수들의 이름이 언제 바뀔지는 그 누구도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지금 김나영, 윤예지, 신나희 이외에도 같은 경쟁자들인 곽민정(14, 평촌중), 김현정(16, 군포 수리고)등은 언제든 치고 올라갈 수 있는 저력을 가지고 있으며 ‘토털패키지’ 박소연(11, 나주초)를 비롯한 어린 선수들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밝게 웃은 선수들은 모두 랭킹전의 승자였습니다. 그러나 다음 대회는 쉽게 예측할 수 없고 김연아를 제외한 뚜렷한 독주자가 없는 한국 피겨계는 한층 재미있는 양상으로 흘러갈 것 같습니다.

* 여자 2그룹에서 우승한 한국피겨스케이팅의 미래이자 김연아 이후, 최고의 '토털 패키지' 선수로 주목받고 있는 박소연 선수 편이 이어집니다.



[사진 = 김민석 (C) 오규만 기자, 신나희, 윤예지, 김나영 (C) 조호은 프리랜서]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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