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병원선'이 시청자의 피드백을 받아들여 간호사의 복장을 수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여기에서 그친다면 '병원선'은 절대 좋은 의학 드라마로 남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MBC 수목드라마 '병원선'은 지난달 30일 첫 방송 이후 시청자의 뭇매를 맞았다. 특히 실제 의사, 간호사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의료계의 현실을 담아내지 못하고, 의료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왜곡해 표현했다는 이유에서다.
'병원선'은 인프라가 부족한 섬에서 배를 타고 의료 활동을 펼치는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의사들이 섬마을 사람들과 인간적으로 소통하며 진짜 의사로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믿고 보는 배우' 하지원과 '황진이', '대왕세종', '비밀의 문' 등을 집필한 윤선주 작가의 재회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첫 방송부터 삐거덕댔다. 연출 스타일이나 극의 전개는 취향의 문제일 수 있지만, '병원선'에 녹아낸 의사와 간호사의 모습이 비현실적이라는 논란에 휩싸였다. 환자의 개인적인 요청에 의한 코드블루 방송, 코드블루에 송은재(하지원 분) 한 명만 뛰어가는 모습, 병원선에 파견된 공보의 곽현(강민혁), 김재걸(이서원), 차준영(김인식)이 마치 휴양지에 온 듯 썬베드를 펴놓고 누워있는 장면, 환자의 응급 상황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발만 동동거리는 간호사 유아림(권민아), 또 유아림의 짧은 치마 유니폼 등 많은 부분에서 디테일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병원선'은 이같은 지적을 받아들여 우선 눈에 보이는 곳부터 수정하기로 했다. 유아림은 대략 7회 정도부터 치마 유니폼이 아닌 바지 유니폼을 입고 등장할 예정이다. 시청자의 의견을 겸허히 수용하고 즉각 반영한다는 점은 눈여겨 볼만한 움직임이다.
그러나 간호사 복장은 표면적인 문제일 뿐이다. 유아림의 짧고 타이트한 치마 유니폼에는 '병원선' 제작진이 파악한 의료 현장의 깊이가 반영되어 있다. 실제적인 취재를 바탕으로 하지 않은, 이미 많은 미디어에서 반복하고 있는 의사, 간호사의 왜곡된 이미지를 심사숙고 없이 답습한 결과물인 셈이다. 간호사 의상을 변경한 것이 단순한 임시방편이 아니라 '병원선' 제작진의 반성 의지를 대표적으로 드러내는 움직임이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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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