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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인사이드] 경기를 앞둔 김연아에게 필요한 세 가지 포인트

기사입력 2008.10.25 17:49 / 기사수정 2008.10.25 17:49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 조영준 기자] 이제 한국시간으로 내일 오전이면 많은 피겨 팬들이 기다려왔던 김연아(18, 군포 수리고)의 새로운 프로그램이 실전 경기를 통해 드러납니다. 이미 연습경기를 통해서 공개되기는 했지만 의상을 입고 나와 혼신을 다하는 실전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이번 그랑프리대회에서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해 1위에 오르고 2007년 김연아 본인이 세운 세계신기록에 도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값어치 있는 것들이 존재합니다. 이번 시즌 전체를 생각하고 나아가 올해 말에 있을 그랑프리 파이널대회와 내년에 벌어질 세계선수권까지 겨냥한다면 지금부터 차근차근하게 준비해 나가야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새로운 프로그램의 적응 여부

연습경기를 통해 나타난 새 쇼트프로그램 '죽음의 무도'는 매우 난이도가 높은 기술과 구성요소들이 체계적으로 짜여 있었습니다.

한 치의 숨 쉴 틈도 없이 움직이는 현란한 스텝과 다양한 손동작, 여기에 김연아만이 표현할 수 있는 표정연기는 더욱 강렬해지고 섬세해졌습니다. 연기의 다음 요소로 넘어가는 순간에도 단순하게 넘어가는 부분이 없습니다. 우아한 손동작과 빠른 스텝, 그리고 몸의 동작과 함께 일관적으로 나타나는 표정연기까지 단 1초의 집중력이 흐트러지면 제대로 완성할 수 없는 복잡한 구성력을 갖췄습니다.

지난 2008 스웨덴 예테보리 세계선수권대회에서 PCS(프로그램구성요소)에서 의외로 점수를 많이 얻지 못해 3위에 머물렀던 것을 경험으로 삼아서인지 김연아의 전담코치인 브라이언 오서와 안무가인 데이비드 윌슨은 그동안 여자싱글에서 볼 수 없었던 최고 난이도의 프로그램을 완성시켰습니다.

3-3점프와 트리플 러츠, 그리고 더블 악셀 등의 점프가 추가되는 이 쇼트프로그램을 실수 없이 완벽하게 연기한다면 김연아는 피겨사상 또 하나의 획을 긋게 됩니다.

26일 벌어지는 쇼트프로그램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연기이기 때문에 아직은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갈고 닦은 노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입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김연아 자신의 의견이 많이 수렴되고 자신의 장점이 녹아나는 프로그램인 만큼 차근차근 새 프로그램을 완성시켜 나간다는 마음으로 임한다면 '죽음의 무도'는 최고의 결과물로 나타날 것입니다.



새 빙질의 적응 여부

피겨선수들이 이곳저곳으로 장소를 옮기면서 경기를 하게 되면 으레 빙질의 적응여부를 궁금하게 여깁니다. 그러나 국제대회가 열리는 링크장의 빙질 수준은 거의 큰 차이가 없으며 그랑프리 1차대회가 벌어질 에버렛 컴캐스트 아레나의 빙질도 마찬가지입니다.

김연아가 처음으로 연습을 가질 때, 새로운 링크장의 적응으로 사소한 실수가 몇몇 보였던 것은 극히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모든 피겨선수들은 새로운 링크장에 오면 우선 빙질과 링크장의 분위기에 적응하는 연습을 하게 되고 처음에는 모두 몇 가지 자연스럽게 노출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많은 빙상장에서 실전경기를 치른바 있는 김연아는 큰 문제없이 이곳 빙상장에 잘 적응해 나갈 것이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빙질의 탓을 운운한 적이 없는 경험을 볼 때, 크게 염려할 부분은 아닙니다.

피겨를 즐기는 마음, 새로운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이 깃든 연기를 펼쳐라

지난 2007년 예테보리 세계선수권 때의 김연아는 약한 모습을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 애썼지만 정상적인 경기를 하기 힘들 만큼의 부상 때문에 충분한 훈련을 소화하지 못하고 대회에 임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미소를 내비치지만 표정이 그리 썩 좋아보이지는 못했었는데 이번 대회에 임하는 김연아의 표정은 너무나 밝은 상태입니다. 그리고 자신감도 넘쳐보였고 새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도 상당해보였습니다.

부상의 악몽을 털어버린 김연아는 끝을 알 수 없을 정도입니다. 문제는 몸 상태가 좋아도 절대 방심은 금물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많은 관심에 대한 부담감을 털고 연습 때 했던 과정을 실전에서 온전하게 발휘한다면 최종적인 승자가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대회를 앞두고 자신의 약한 모습을 노출시키거나 자신감이 결여된 발언을 하는 선수들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리고 연습을 통해서 뛰어난 기량과 발전을 보여주는 선수들도 많지만 진정한 스케이터는 실전에서 최상의 연기력을 펼친 선수입니다.

모든 선수들이 하나같이 발전했다고 답변하며 자신감을 피력하고 있지만 진정한 모습은 실전경기를 통해 나타납니다. 그리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발표하는 그랑프리 대회에서는 무엇보다도 새롭게 준비한 프로그램의 애정과 이해도가 가장 중요합니다.

실수를 줄이려면 무엇보다 경기를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여유와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이 진정으로 깃들여져 있다면 아무리 어려운 고난도의 프로그램 요소도 자연스럽게 선수를 따라오게 됩니다.

피겨 자체를 즐기고 새 프로그램에 진심어린 애정을 담는 것. 이것을 온전하게 발휘한다면 비로소 '행복한 스케이터'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이번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김연아가 다시 한 번 '행복한 스케이터'가 될 수 있기를 기원해봅니다.


[사진 = 김연아 (C) 남궁경상 기자, 김성배 프리랜서]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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