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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 '브이아이피' 박훈정 감독 "'신세계'와는 정반대로 가고 싶었다"

기사입력 2017.09.04 07:30 / 기사수정 2017.09.04 00:56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박훈정 감독이 영화 '브이아이피'로 관객들을 다시 찾았다.

8월 23일 개봉한 '브이아이피'는 국정원과 CIA의 기획으로 북에서 온 VIP가 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상황에서 이를 은폐하려는 자, 반드시 잡으려는 자, 복수하려는 자,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네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범죄영화로, 2015년 '대호' 이후 박훈정 감독이 새롭게 선보이는 신작이다.

박훈정 감독은 '브이아이피'의 제목을 설명하며 "제목 그대로 VIP, 귀빈인 줄 알고 모셔왔는데 괴물인 것이다. 괴물을 처리하려고 보니 그렇게 할 수 없는, 약간의 은유적인 표현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스크린 속에 그려진 이야기는 본래 박훈정 감독이 소설로 준비하고 있던 이야기였다.

박훈정 감독은 "'대호' 이후 고민의 시간을 좀 가지다가 처음엔 이 이야기를 책으로 쓰려고 했었어요. 지금 영화에 챕터가 나뉘어있는 것처럼, 챕터를 9개까지로 해서 인물별로 나눴었죠. 챕터 2에 원래 '서울경찰청 경감 채이도'라는 내용이 들어갈 예정이었거든요. 거기까지 딱 쓰고 나니 영화로 만들자는 이야기가 나와서, 그 때부터 시나리오로 전환하게 됐어요. 편집 과정에서 챕터가 너무 많다는 의견이 있어서 인물들의 이야기는 다 빠지고 사건 중심으로 구성이 된 것이죠"라고 설명했다.

'브이아이피'에는 장동건과 김명민, 박희순, 이종석 등이 합세하며 저마다의 개성을 완성해냈다.


박훈정 감독은 배우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눴던 당시를 떠올리며 "배우들에게도 '이 영화가 느와르지만, '신세계'와는 정반대 스타일로 하고 싶었다'고 말했었어요"라고 설명했다.

"다들 걱정도 많았죠.(웃음) 관객 분들도 아마 '신세계'를 기대하셨다면 당황하셨을 거예요. '신세계'가 끈적한 느낌이었다면 '브이아이피'는 차갑고 서늘한, 인물간의 감정과 스킨십이 전혀 없고 서로를 이해하려고도 들지 않는 그런 건조한 느낌으로 가고 싶었어요. 인물과 상황 자체도 그렇게 만들었고요."


시작과 끝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 특별히 신경을 썼다. 또 박훈정 감독은 마음에 드는 장면으로 박재혁(장동건 분)이 경찰 간부(최정우)가 있는 사우나를 찾아가는 신을 꼽으며 "박재혁이 '같이 살자'고 말하는 부분이 있는데, 거기서 그 대사를 정말 테이크를 많이 갔거든요. 그게 정말 마음에 들었죠"라고 회상했다.

영화 개봉 후 논란이 된 초반 김광일(이종석)의 살인 장면에 대해서도 "제가 여성에 대한 이해도가 낮았다"며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박훈정 감독은 "그 부분은 사실 저희도 촬영과 편집 과정을 거치면서 고민한 부분이예요. 불편한 감정을 분명 느꼈었기에, 아예 그 신을 덜어낼까도 생각했었죠. 축소도 해보고 여러 가지 시도를 해봤는데, 그렇게 하면 김광일 캐릭터가 그냥 철부지, 망나니 같은 인물이 돼버리더라고요"라고 말했다.

또 "고민 끝에 '이 정도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시사회를 하고 반응을 보니 실제 예상했던 반응보다 더 강한 반응이 오더라고요. 남자들이 봐도 불편한 장면인데, 여자들이 보면 더 불편할 것이라는 것을 인지는 했었거든요. 제가 거기까지는 생각을 못 했었다는 게 맞는 것이고, 제가 여성에 대한 이해도가 낮았다, 아예 무지했다는 것을 이번 작품을 통해 알게 됐어요. 그래서 앞으로 다른 작품을 할 때도 고민을 많이 하게 될 것 같아요"라고 토로했다.

"느와르를 거친 질감의 흑백으로 만들까도 생각했었다"며 자신이 그리고 있는 그림을 설명한 박훈정 감독은 "그렇지만 아직은 그런 것을 할 때가 아닌 것 같다"고 웃으며 '브이아이피'를 통해 당시 자신이 발휘할 수 있는 능력 안에서 최선의 결과물을 내기 위해 노력했던 사연을 함께 덧붙였다.

차기작은 '마녀'로 정해졌다. 박훈정 감독은 계속해서 이어지는 작품 활동에 대해 "스케줄이 정해지다 보니 그렇게 됐다"며 "'브이아이피'와는 좀 다를 것 같아요"라고 준비 중인 소식도 함께 알렸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워너브러더스코리아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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