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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 '브이아이피' 장동건 "대중의 생각과 반대되는 모습 찾고 싶다"

기사입력 2017.08.27 07:00 / 기사수정 2017.08.27 02:18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장동건이 영화 '브이아이피'(감독 박훈정)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23일 개봉한 '브이아이피'는 국정원과 CIA의 기획으로 북에서 온 VIP가 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상황에서 이를 은폐하려는 자, 반드시 잡으려는 자, 복수하려는 자,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네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범죄드라마.

2014년 '우는 남자' 이후 3년만의 스크린 컴백작인 '브이아이피'에서 장동건은 VIP 김광일(이종석 분)의 존재를 은폐하려는 국정원 요원 박재혁 역을 맡았다. 농도 짙은 느와르의 분위기 속 장동건의 존재감이 돋보인다.

장동건은 "시나리오를 보면서는 상황이나 분위기를 상상만 했었어요. 현장에서 촬영을 마칠 때마다 현장 편집본을 보잖아요. 제 경우에는 제 분량이 아닌 다른 분량 찍은 것을 보지 못해서 어떻게 나올까 궁금했는데,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긴장감 넘치게 나온 것 같더라고요"라고 떠올렸다.

'브이아이피' 출연에 대해서도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취향의 장르예요"라고 웃었다. "3년 만의 복귀작이 또 다시 느와르다"라는 이야기에 "'브이아이피'에 앞서 '기억의 밤'을 먼저 촬영했는데, 개봉이 늦어지면서 '브이아이피'를 먼저 선보이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홍콩 장면을 촬영하고 모니터를 보면서 '우는 남자' 때 생각이 나더라고요. 외적으로 보이는 짧은 헤어스타일도 그랬고요. 영화의 대부분은 과거의 내용인 것이고, 그 부분에 차이를 두려고 했어요. 헤어스타일 변화가 제일 그랬었고, 또 완전히 다른 영화같이 보이게 느낌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우는 남자'와도 좀 비슷해 보일수도 있었겠다 생각을 했죠."


이번 작품에서의 캐릭터 표현은 '덜어내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삼았다. 장동건은 "업무에 찌들고 중압감을 느끼는, 이런 것이 전체적인 인물의 톤이라고 생각했어요. 초반과 다르게 사무직으로 발령이 났을 땐 업무의 중압감에 짓눌려 짜증스러운 그런 톤으로, 최대한 일상적인 모습으로 보이도록 차별점을 뒀죠. 도덕성을 애써 누르면서,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서 현실에 순응하는 그런 인물로요"라고 설명했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자주 볼 수 없던 장동건의 안경을 착용한 모습을 볼 수 있는 것도 '브이아이피'만 볼 수 있는 장면이기도 하다.

장동건은 "제가 안경이 잘 안 어울려요"라고 쑥스럽게 미소 지으며 "예전에 드라마에서 한 번 써보고 그 이후론 안 썼네요. 제가 안경을 쓰면 가짜 같은 느낌이 있어요"라고 다시 한 번 웃었다. 이번 작품에서는 안경을 50개 정도 써봤던 것 같아요. 그 중에 제일 자연스러워 보이는 걸로 골랐죠. 아마 박훈정 감독님이 눈빛은 안 보이지만 실루엣만으로 재혁의 감정을 전달하고 싶으셔서 그렇게 설정하신 것 같아요"라고 덧붙였다.

'브이아이피'에는 장동건을 비롯해 김명민, 박희순, 이종석 등이 함께 해 멀티캐스팅을 완성했다.


"처음부터 박재혁 역할이 좋았어요"고 말한 장동건은 "박희순 씨가 연기한 리대범 역할도 좋다고 생각했었어요. 채이도(김명민 분) 역할은 잘 할 자신이 없었고요"라며 "재혁이의 경우에는 과거와 현재 모습이 있고, 또 유일하게 처음과 나중이 변화하는 캐릭터죠. 영화를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역할이기에 제일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라고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1992년 데뷔 후 다수의 작품에서 항상 주연 자리를 도맡아왔던 장동건에게 멀티캐스팅 작품은 새로운 경험 중 하나였다.

"현장에서 배우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사실 많지는 않았어요. 김명민 씨는 많이 봤지만 (이)종석 씨의 경우는 같이 붙는 장면이 많지 않았고요. (박)희순 씨는 딱 한 번, 멀리서 바라보는 정도였는데 홍보를 함께 하면서 자주 함께 할 수 있었죠. 네 명 성격이 다 다른데, 금방 친해졌어요. 종석 씨는 딱 막내처럼 애교 있고 챙겨주고 싶은 행동을 많이 하고요. 명민 씨는 분위기 메이커죠. 굉장히 의외였어요.(웃음) 어색하면 그 분위기를 먼저 깨려고 노력하고 그러다 보니까 금방 가까워지더라고요. 희순이 형은 점잖기도 하지만 말 한 마디 한 마디 가 재밌어요. 각기 다른데 부딪히는 성격이 아니라 어우러지는 부분이 있더라고요."

"앞으로도 멀티캐스팅 영화에 또 출연할 것이냐"는 이야기에 장동건은 "'브이아이피'가 잘 되는지 봐야죠"라고 웃으면서 "과정이 좋은데 결과가 안 좋을 수도 있고, 과정은 별로 안 좋았는데 결과는 좋을 수도 있잖아요. 그런 경우가 사실 우리 힘으로 되는 것은 아니고 두 개가 다 좋으면 제일 좋은 것이지만 지나고 보면 결과가 좋았던 것이 관객의 사랑을 많이 받은 작품이 되고 저 역시 그런 작품에 애정이 많이 가는 것 같아요. 흥행에 대한 기대보다는, 흥행했으면 좋겠어요"라고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늘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으면서도 슬럼프라는 고비를 피할 수는 없었다. 장동건은 "연기를 하는 배우들에게는 어느 정도의 나르시시즘(자기애)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저에 대한 애정이 사라졌던 시기가 최근 3~4년 정도 있었어요. 연기를 하는 것이 힘이 안 나고 그랬던 시절이요. '7년의 밤'을 찍으면서 다시 회복했던 것 같아요. 예전처럼 연기했을 때의 설렘이 다시 찾아오기 시작하더라고요. 그 이후에 찍은 작품이 '브이아이피'였죠"라고 솔직하게 토로했다.

데뷔 초기 작품들과는 달리 해를 거듭할수록 강렬한 역할로 주로 대중을 만나는 점에 장동건은 "착한 작품은 잘 안 들어와요"라고 말하며 "(대중이 저를 봤을 때 생각하는) 착하고 바른 이미지들이 있잖아요. 오히려 영화나 작품에서는 그래도 대중이 알고 있는 어떤 모습과 좀 반대되는 모습을 찾고 싶어 하는 그런 심리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라고 살폈다.

'브이아이피'를 통해 대중에게 좀 더 가깝게 다가가고 싶은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 장동건은 청소년 관람불가인 영화의 등급을 언급하며 "태생적인 부분도 있고 남녀의 선호도 차이도 있을 것 같아요. 장르영화로 성공했다는 평을 듣게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굉장히 만족스러울 것 같아요"라며 영화의 흥행을 함께 바랐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워너브러더스코리아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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