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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②] '7일' 고보결 "연산군 이동건의 무서움, 평생 못잊을 것"

기사입력 2017.08.18 13:15 / 기사수정 2017.08.18 11:58

김주애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인터뷰①에서 계속) '7일의 왕비'에서 고보결이 연기한 윤명혜는 자기가 원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이역(연우진 분)을 왕의로 만드려는 야망이 있는 캐릭터였다. 그는 정치싸움 최전선에서 싸우며 명장면들을 많이 남겼다.

그 중에서도 고보결이 직접 꼽은 기억에 남는 장면은 바로 채경(박민영) 암살을 시도하다 서노(황찬성)에게 걸렸던 옥사 장면. 이어서 서노가 죽기전 마지막으로 만난 장면을 선택했다.

"옥사 장면이 많이 생각이 나요. 채경을 죽이려고도 하고 서노랑 묶인채로 등져있기도 했었죠. 또 서노가 죽기로 결심했을 때 남장을 하고 찾아가는 장면도 기억에 크게 남아있어요. 연기를 하는 저도 실제로도 억장이 무너지는 느낌이 들었가든요. 두 장면 모두 연기 호흡이 좋았고, 같은 장소에서 다른 감정을 보여줄 수 있어서 더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극 중 늘 당당하고 진취적이었던 명혜가 딱 한 번 무너졌던 순간이 있었다. 바로 연산군 이융(이동건)과 마주할 때. 이융은 명혜를 통해 우렁각시의 수장을 잡으려 했다. 이융의 칼에 의해 옷이 찢기고 팔이 베인 윤명혜는 처음으로 겁에 질린 모습이었다.

"여기를 위해 마주했을 때부터, 이미 이동건 선배님은 연산군에 몰입해있으셨기 때문에 정말 정말 무서웠어요. 하지만 그 무서움이 이질감있게 다가오지 않고, 명혜로서 저의 몰입을 끌어올려주셨죠. 그런데 제가 너무 몰입하다보니 연산군을 너무 노려봤나보더라구요. 명혜는 반정을 일으키는 꿈을 갖고 있는 아이였기때문에, 융에 대한 생각이 남달랐을 것 같아요. 그래서 처음에 감독님께서 '명혜야 연산군은 왕이야. (그렇게 노려보면) 너 죽어'라고 말씀해주셨어요. 그 칼을 갖고 있는 융의 모습은 계속 잊혀지지 않을 것 같아요. 정말 기억에 남는 연산이었어요."

연산이 그렇게 잡고 싶어하던 우렁각시는 이역을 왕으로 만들기 위한 반란 집단. 윤명혜는 우렁각시 내 홍일점으로 활약했다. 실제로도 드라마촬영 시간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우렁각시 식구들과 보낸 고보결. 혼자 여자였기때문에 힘들었을법도 한데, 자신을 남동생처럼 대해준 배우들 덕분에 더 재미있는 시간이었다고.


"여배우 느낌이 아니라 정말 친한 남자 동생들처럼 대해주셨어요. 어느 정도였냐면 사우나도 같이 갈 정도? 하하. 촬영을 마치고 밥을 먹기 전에, 다들 땀을 많이 흘려서 사우나를 가자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우진 오빠, 기영 오빠, 민호 오빠, 그리고 저 이렇게 우르르 사우나를 갔었는데, 들어가기 전에 오빠들이 '여자들은 씻는데 오래 걸리잖아, 너무 오래 있지마'라고 신신당부를 했었거든요. 그래서 스타일리스트랑 빨리 씻고 나왔더니 저희가 제일 먼저 나왔더라구요. 한 15분 기다리니 오빠들이 나와서 '문경온천 물이 좋아서 냉탕 온탕을 왔다갔다하며 물을 즐겼다'고 자랑하고... 재미있었어요. 그리고 다들 민낯으로 밥을 먹고, 사극이니까 그런 상황도 생긴 것 같아요."

남자 배우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았던 고보결에게 거의 유일한 여자 상대역은 바로 단경왕후 신채경을 연기한 박민영이었다. '사극 여신'이라 불릴만큼 다양한 사극에서 활약해 온 박민영이기에 고보결은 함께 연기하며 많은 걸 배웠다고 고마워했다.

"민영 언니는 워낙 사극 베테랑이시다보니, 조언을 많이 들을 수 있었어요. 여리여리한 이미지 속에 강단이 있어서 그런게 멋있어보였고 배우로서 닮고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언니는 항상 '연기할 때 당위성을 찾아야 한다'고 말해줬어요. 배우 스스로 납득이 가야 연기에 힘이 생기고, 시청자분들도 납득할 수 있다는 이야기였는데 마음에 새기고 연기했어요."

이처럼 '7일의 왕비' 촬영장은 무더운 날씨에 사극을 찍는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화기애애했다고. 드라마는 비극이었지만, 배우들과 스태프들은 누구 하나 빼놓을 것 없이 엄청난 열의를 가지고 촬영에 임했다고 한다.

"좋은 작품을 만들자는 열의가 상당했어요. 분장팀, 의상팀, 조명팀 등등 각 팀 별로 최고의 분들이 모여서인지 자존심도 대단했죠. 조금이라도 아쉽게 나오는 걸 허락하지 않았어요. 생방촬영인데도, 프로들의 열의가 제 피부로 와닿았고 저도 자부심을 느끼면서 촬영할 수 있었어요."

첫 주연, 첫 사극, 우렁각시, 연산군, 박민영 등 고보결에게 많은 것들을 알려주고, 남긴 작품 '7일의 왕비'. 그래서 고보결에게 '7일의 왕비'는 어떤 작품으로 기억에 남게 될까.

"몰입의 즐거움을 좀 알게된 것 같아요. 나중에는 정말 명혜가 되어있는 듯한 느낌까지 들었어요. 특히 서노가 죽는 장면을 촬영할 때, 찬성이로 안보이고 서노로 보이면서 너무 마음이 아프더라구요. 그 날 촬영장 들어가기 전부터 알 수 없는 우울감에 사로잡혀 있었는데, 이게 명혜의 감정일 거라 생각하니 그 우울함을 애써 떨쳐낼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래서 그 감정에 저를 맡기고 촬영할 수 있었죠. 그런 연기의 한 방법을 찾은 것 같아요."(인터뷰③에서 계속)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서예진 기자

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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