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6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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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인사이드] '차세대 김연아'를 꿈꾸는 아이들

기사입력 2008.10.04 03:11 / 기사수정 2008.10.04 03:11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 조영준 기자] 이번 달 23일이면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무장한 '피겨 여왕' 김연아(18, 군포 수리고)의 첫 그랑프리 대회가 시작돼 벌써부터 모든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김연아란 선수로 인해 한국피겨의 중흥이 이루어졌지만 김연아 이후로 성장할 선수들과 유망주들의 저변에 주목해야만 한국피겨의 밝은 미래가 가능합니다.

피겨와 관련된 현장들을 방문하면서 항상 듣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현재 국내 피겨의 노비스(만 13세 이하)선수들의 수준이 장난이 아니라는 말이었습니다. 이른바 김연아의 등장 이후, 차세대 피겨 여왕을 꿈꾸는 '김연아 키즈'들의 수준이 점점 높아져가고 있습니다.

지난 1일부터 2일까지, 목동실내아이스링크에서는 제10회 2008피겨스케이팅꿈나무대회가 열렸습니다. 그 가운데에서도 피겨 4급 이상의 선수들의 기량은 감탄이 절로 나오는 수준이었습니다. 모든 선수들이 기본적으로 '더블 악셀' 점프를 구사하고 있었고 스핀은 레벨 4가 나올 정도로 최고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이었던 선수는 여자 싱글 4급 부분에서 우승을 차지한 박소연(10, 전남 나주초)이었습니다. 박소연은 4급 우승뿐만이 아닌, 모든 급수를 통틀어서도 최고의 점수를 받았습니다.

박소연은 피겨와 관련된 재능과 끼를 모두 지녔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높이와 탄력이 뛰어난 더블 악셀을 가볍게 성공시킨 박소연은 연기의 구성요소들을 연결시키는 과정도 물 흐르는 듯이 자연스러웠습니다.

박소연이 프리스케이팅에서 보여준 연기는 노비스의 수준을 이미 넘어있었습니다. 주니어 선수라고 봐도 무방할 박소연의 경기력은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점수를 합산한 종합 점수가 무려 97.44에 달했습니다.

거의 100점대에 육박하는 이 점수는 주니어선수들의 점수에 비견될만합니다. 실제로 박소연이 보여준 점프의 높이와 완성도는 최상이었으며 레이벡에서 이어지는 비엘만 스핀은 레벨4에 이르는 수준이었습니다.

‘빙판 위의 발레리나’라는 명칭을 가진 박소연은 무용을 하는 어머니인 김정숙 씨의 영향을 받아 풍부한 표현력과 끼마저 갖췄습니다. 또한, 필자와 인터뷰를 할 때에도 항상 웃고 있을 만큼 밝은 면을 가진 이 소녀는 머지않아 국내 피겨 팬들을 흥분시킬 재목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리고 박소연의 뒤를 이어 4급에서 2위를 차지한 서채연(12, 가동초)도 주목할 유망주입니다. 서채연 역시 더블 악셀을 완벽하게 구사하고 있었으며 박소연 못지않은 표현력까지 지니고 있었습니다.

서채연 역시 90점에 근접한 89.21의 높은 점수를 받으며 2위를 차지했습니다. 지금과 같은 발전을 지속적으로 유지해간다면 현재 주니어 최고의 선수들인 곽민정(14, 평촌중)과 김현정(16, 군포 수리고), 그리고 윤예지(14, 과천중)등의 뒤를 이을 선수로 예상됩니다.

그리고 박소연과 서채연과 함께 눈여겨볼 선수는 유일하게 여자 5급 부분에 참가한 김해진(11, 관문초)과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표현력을 지닌 이호정(11, 서울 남성초)입니다.



언제나 웃는 얼굴에 해맑은 모습이 인상적인 김해진은 무수한 경쟁들 가운데에서 5급 승급시험을 통과한 재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노비스 선수들의 치열한 경쟁무대였던 4급에서 3위에 오른 이호정은 그동안 전국체전과 종합선수권대회에서 꾸준하게 정상을 치켜온 선수입니다. 뛰어난 표정 연기와 표현력을 가지고 있는 이호정 역시, 한국 피겨의 미래를 이야기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유망주입니다.

그리고 노비스 선수들 가운데 유일하게 6급에 오른 이동원(11, 과천초)은 ‘피겨 신동’이라 불릴 만큼 모든 피겨관계자들 사이에서 찬사를 받고 있는 선수입니다. 남자피겨스케이팅에서 세계 무대에 경쟁할만한 인재가 드물게 나왔던 가뭄 속에 이동원의 등장은 많은 이들을 흥분하게 만들었습니다.

10대 초반의 나이에 벌써 점프 5가지(살코, 토룹, 룹, 플립, 러츠)를 모두 트리플로 구사할 줄 아는 이동원은 한국남자피겨에 새로운 획을 그을 선수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혼혈선수로 많은 주목을 받았던 클라우디아 뮬러(11, 고양 관산초)와 김지원(11, 세종초), 그리고 2000년 태생으로 벌써 4급에 오른 최다빈(8, 방배초)까지 재능과 끼를 겸비한 선수들이 줄지어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국 피겨가 이러한 유망주들로 인해 더욱 탄탄한 저변을 마련하려면 이 선수들에 대한 지원과 발굴이 더욱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합니다. 재능어린 선수들이 많이 나온 것은 한국 피겨의 미래를 고무적으로 내다볼 수도 있지만 그만큼 피겨 행정에 대한 책임감도 따르는 부분입니다.

이 선수들의 목표는 모두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같은 국제대회에 맞춰져 있습니다. 재능어린 유망주들이 대거 국제대회에서 빛을 본다면 한국도 진정한 피겨 강국으로 갈 수 있는 길을 열어갈 수 있습니다.

스포츠에서는 완성된 선수들이 절정의 기량을 보여줄 때, 느끼는 카리스마가 많은 대중들의 호응을 얻어냅니다. 그러나 자라나는 유망주들의 뛰어난 재능을 확인했을 때 나타나는 감탄사의 무게도 결코 떨어지지 않습니다.

김연아란 세계 최고의 선수가 본격적인 시즌을 눈앞에 둔 현재, 다른 한편에서는 빛나는 재능을 가진 유망주들이 속속들이 배출되고 있습니다. 김연아 이후로도 계속 발전되어 나갈 한국피겨스케이팅의 미래는 결코 어둡지 않습니다.



[사진 = 이동원 (C) 전현진 기자, 박소연, 김해진, 클라우디아 뮬러 (C) 조영준 기자]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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