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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②] 박민영, 사극 여신이 말하는 '7일'과 '성스'

기사입력 2017.08.10 07:00 / 기사수정 2017.08.10 04:22

김주애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평소에도 아름답지만 한복을 입으면 더욱 아름다워진다. 거기다 갓을 쓰면 귀여움까지 상승한다. 이런 모습들이 박민영에게 '사극 여신'이라는 타이틀을 만들어줬다.

11년 연기 인생을 걸어온 박민영의 필모그래피에 사극은 단막 '전설의 고향-구미호'를 포함해서 '자명고', '닥터 진', '성균관 스캔들', '7일의 왕비' 등 다섯 작품밖에 없지만, '성균관 스캔들'이 남긴 임팩트가 커서 일까 박민영을 떠올리면 자연스레 한복 자태가 떠오른다.

"'사극 여신'이라는 수식어가 좋지만 부끄럽기도 하다. 그래도 한복이 잘 어울린다고 해주시니 감사하다. 처음 데뷔했을 땐 한복이 잘 어울릴 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잘 없었다. 현대적인 느낌이 강해서, 고전적인 미인들이 어울릴 법한 한복은 안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한복을 입었을 때 호평이 많아서 생각 해보니 두상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쪽머리가 잘 어울리는 이마인 것도 같고, 한복 태가 예쁘게 나오기에 어깨 넓이가 적당한가는 생각도 해봤다. 아니면 키가 아담해서인가라는 생각도 했다."

'사극 여신'이란 말이 부끄럽다면서 나름대로 그 이유를 생각해본 뒤 나열하는 박민영의 모습이 유쾌한 웃음을 자아냈다. 어찌됐건 한복을 입은 박민영은 예쁘다. 그러나 남자 한복을 입은 박민영은 귀엽다. 이 귀여움을 널리 알려준 작품 '성균관 스캔들'을 그의 연기 인생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다.

"'성균관 스캔들' 때의 내 모습을 보면, 어리고 귀엽다는 생각이 든다. 이 드라마에서도 한 번 남장을 해봤다. 남장을 하고 기생들을 만나 조언을 구하는 장면이었는데 다들 너무 좋아해주셨다. 왜이렇게 좋아할까 생각해보니 '성스'때문이 아닌가 싶더라.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 그 때의 그 풋풋함을 표현해내지 못할거라 생각했는데, 평소에는 과묵하신 이동건 선배님도 '왜 남장하니까 더 귀엽지?'라고 해주시더라."

'성균관 스캔들'이 아직까지 회자되는 이유는 박민영 뿐만 아니라 당시 신인이었던 송중기, 유아인 등 주연 배우진이 모두 톱스타 반열에 올랐기 때문이다. 박민영은 그들을 떠올리며 "잘되는 걸 보면 다 좋다. 다들 꽃길만 걸었으면 좋겠다"며 추억을 회상했다.


'성균관 스캔들'의 박민영이 풋풋함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면, '7일의 왕비' 박민영은 보다 나이에 맞는 성숙함을 갖췄다. 사실 '사극여신'이라는 타이틀에 비해, 이번 작품은 '닥터 진' 이후 5년 만의 사극. 특히 "여름 사극은 피하고 싶었다"고 제작 발표회에서도 말한 바 있는 박민영이 이번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단경왕후의 삶을 이렇게 집중적으로 조명해 본 작품이 없기때문에, 좀 신선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가 사랑이라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진한 멜로를 하고 싶어서 선택했는데, 이렇게까지 슬플 줄은 몰랐다. 밝은 면이 좀 아쉽지만, 이번 작품을 하며 마음껏 울고 또 마음껏 사랑해본 것 같다. 팩션 사극이긴 하지만 실존 인물이 주는 조심스러움이 있다. 그걸 하나하나 만들어가는 과정도 흥미로웠다."

하지만 실제로도 사랑할 때 그렇게 올인하는 스타일이냐고 묻자 웃으며 고개를 내젓는다. 신채경(박민영 분)과 이역(연우진)을 두고 연적으로 그려졌던 윤명혜(고보결). 박민영은 촬영 중 고보결과 둘이서 "이렇게 까지 해야해?"라는 토론을 한 적도 있다고. 또 둘이서 서로 "(역이) 너 가질래?", "언니가 가지세요"라고 이야기를 한 적도 있다고. 

조선시대라는 시대적 배경은 '7일의 왕비' 속 사랑의 비극성을 더욱 극대화시켰다. 목숨을 지키기 위한 싸움이기에 더욱 치열한 권력 다툼과 이를 위해 사랑까지 이용할 수 밖에 없는 시대이기 때문. 이때문에 로맨스 사극은 이제까지 사랑받아왔고, 앞으로도 살아받을 장르다.

"이제까지 눈물을 안 흘리는 역할을 맡아본 적은 없지만 그 슬픔이 '남자친구와의 이별' 이정도의 슬픔이었다면, 이번에는 그것보다 훨씬 깊은 감정을 끌어올려야했다. 단순히 사랑을 못해서가 아니라 나 혹은 내 가족이 죽을 수 있는 상황 속에서 목숨을 건 생존 로맨스가 지속되다 보니까, 감정의 깊이가 달라지게 되더라. 그래서 이번 작품을 통해 소녀의 눈물이 아닌 여인의 눈물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다."

'성균관 스캔들'의 똘똘한 소녀에서 '7일의 왕비'의 성숙한 여인까지. 사극을 만난 박민영은 늘 성공적인 연기 변신을 보여준다. 한복이 잘 어울리는 걸 넘어, 이런 역할의 임팩트가 그를 '사극 여신'으로 만드는 게 아닐까.

박민영도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으로 '힐러'와 '성균관 스캔들', '7일의 왕비'를 꼽으며 자신의 연기 인생에서의 사극이 가지는 무게를 설명했다.

"'힐러'는 보면 따뜻해지는 작품이라 좋아한다. 권선징악이라는 기본적인 플롯 안에서 캐릭터들의 사랑스러움이 극대화되는 게 좋다. 그리고 인생작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는 '성균관 스캔들'과 '7일의 왕비'가 애착이 간다. 이 중 '7일의 왕비'는 다른 작품들에 비해 시청률이 좋은것도 아니지만, 너무 행복하게 찍어서 만족도가 크다. 11년 동안 드라마를 찍으면서 내가 다른 사람들과 연락이 안된 건 처음이었다. 그만큼 작품과 채경이에만 집중하며 지낸 날들이었다."(인터뷰③에서 계속)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문화창고

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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