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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칼럼] 포스트시즌에 올라간 두 'LA' 팀의 운명은?

기사입력 2008.10.01 17:59 / 기사수정 2008.10.01 17:59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 조영준 기자] 30개 팀을 가지고 있는 메이저리그에서 특정 도시에 두 팀이 존재하는 하는 시는 뉴욕과 시카고, 그리고 LA입니다. 이 도시들은 모두 미국을 대표하는 대도시이고 시장성이 가장 풍부한 곳입니다. 인구수도 많지만 열광적인 야구팬들을 가장 많이 거주하고 있는 이 도시들은 두 팀씩이나 보유하고 있음에도 모두 흥행에서 재미를 보고 있습니다.

일례로 뉴욕의 두 팀인 양키스와 메츠, 그리고 LA의 다저스와 에인절스는 모두 MLB 관중동원 전체 팀 순위에서 5위권 안에 들어가 있습니다. 그리고 시카고 컵스는 보스턴 레드삭스와 함께 100%에 가까운 유료관중 동원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비록 같은 연고지 팀인 컵스에 비해 많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2005년 월드시리즈 우승 이후로 꾸준하게 홈 관중평균 3만 명을 동원하는 팀으로 거듭났습니다.

2008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의 특징은 그동안 강세를 보인 뉴욕의 두 팀이 포스트시즌에 모두 탈락했지만 시카고와 LA의 두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점입니다. 뉴욕이 야구의 최대 시장이기는 하지만 시카고와 LA의 두 팀이 진출한 이상, 이번 포스트시즌도 보스턴과 LA, 그리고 시카고 구단들의 성적에 따라서 포스트시즌의 흥행이 좌우될 전망입니다.

그중에서도 LA는 그동안 꾸준하게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에인절스에 이어서 지역 최고 인기 구단인 다저스가 모처럼 포스트시즌을 밟아 뜨거운 관심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디비전시리즈에서 만나는 팀은 리그 최다 승률 팀이자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가장 많은 기대를 모으는 시카고 컵스입니다. 컵스는 그동안 이어진 지긋지긋했던 포스트시즌의 악몽을 떨치고 이번에야말로 월드시리즈에 진출하기 위해 강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습니다.

메이저리그 전문가들은 컵스가 포스트시즌의 징크스를 깨고 월드시리즈에 진출할 가장 좋은 기회가 이번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컵스는 단연코 2008 시즌 내셔널리그 최고의 구단이었습니다.

기록에서 보면 컵스는 선발투수 방어율(3.75) 부분과 팀 타선의 총득점(5.31)에서 모두 리그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또한, 팀 출루율도 1위에 올라있으며 팀 홈런(184개)도 5위에 랭크되어 있습니다.

팀 타선의 기록만 놓고 보면 다저스는 컵스의 상대가 되지 못합니다. 다저스의 타격에 관한 기록은 모두 내셔널리그 10위 초반에서 중간 정도의 순위에 랭크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선발투수 방어율이 내셔널리그 3위(3.87)를 달리고 있고 불펜의 능력도 컵스와 대등한 전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투타에 걸쳐 최고의 전력을 보유한 컵스와 투수력에서 컵스에 뒤지지 않는 다저스의 충돌은 객관적으로 봤을 때, 컵스의 우세가 점쳐집니다. 그러나 다저스는 단기전에서 꼭 필요한 탄탄한 선발진과 불펜을 갖췄으며 '포스트시즌의 사나이'라 불리는 매니 라미레스가 중심타선에 버티고 있습니다. 물론, 컵스의 알폰소 소리아노 - 데릭 리 - 아라미스 라미레스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의 무게감은 다저스보다 훨씬 위협적입니다.

다저스가 정규시즌에서 가장 낮은 승률로 올라온 팀이지만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허무하게 무너질 전력은 아닙니다. 다저스가 컵스를 잡으려면 매니 이외의 타자들이 루상에 자주 진루하는 부분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팀 타선에서 가장 강한 타자가 버티고 있지만 나머지 타자들이 약하다면 그 타자를 피해가거나 다른 타자와 승부하는 경향이 많이 나타납니다. 강타자들이 즐비하게 포진되어 있는 컵스에 비해 매니의 앞과 뒤를 받쳐주는 무게감이 떨어지는 타선이 다저스가 안고 있는 고민거리입니다.

그리고 다저스는 팀에서 믿고 있는 투수들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줘야 이변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특히 불펜 진들의 활약은 매우 중요하고 국내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는 박찬호의 등판에도 많은 기대가 모아지고 있습니다.

컵스의 우세가 점쳐지는 내셔널리그에 비해 아메리칸리그의 LA 팀인 에인절스는 보스턴에게 허무하게 패한 지난 시즌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입니다. 주축 타자들 가운데 부상 선수들이 많아 상대적으로 빈약한 타선으로 레드삭스를 상대했던 것이 바로 지난 포스트시즌의 에인절스였지만 이번에는 '최정예' 타자들이 모두 모여 있는 상태입니다.

여기에 에인절스 중심타선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어주는 마크 테세이라까지 합세한 상태입니다. 타격에 대한 기록에서 근소하게 앞서있는 팀은 레드삭스지만 에인절스의 타선 또한 결코 만만치 않습니다.

보스턴은 매니 라미레스가 빠졌다고는 하지만 그 자리를 채운 제이슨 베이가 레드삭스로 이적하면서 3할에 근접한 타율에 37타점을 올려줘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큰 활약을 펼쳤던 더스틴 페드로이아와 데이비드 오티스, 그리고 케빈 유킬리스와 제이슨 베이로 이어지는 타선은 매니가 빠졌다고는 하지만 결코 만만히 볼 수 없습니다.

문제는 올 시즌에서 부상으로 인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오티스가 포스트시즌에서 자신의 진면모를 얼마나 발휘해 주느냐 입니다. 그리고 그동안 포스트시즌의 경험이 부족했던 제이슨 베이도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투수를 살펴보면 에인절스의 원투펀치인 존 래키와 어빈 산타나는 큰 이상 없이 그대로 출전합니다. 그러나 작년 포스트시즌에서 1선발로 나와 '무적'의 역투를 한 보스턴의 에이스 조시 베켓의 몸 상태는 현재 그리 좋지 못합니다.

지난해 보스턴이 디비전시리즈 때부터 월드시리즈까지 안정감 있게 우승을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1선발인 조시 베켓에게 있었습니다. 가장 강력한 무기가 정상이 아닌 보스턴은 다쓰자카 다이스케와 존 레스터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마무리에 있어서 에인절스는 62세이브로 역대 시즌 최다세이브 신기록을 세운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가 버티고 있습니다. 레드삭스도 로드리게스에게 전혀 밀리지 않는 조너선 파펠본이 뒷문을 단속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지난 시즌까지 로드리게스가 포스트시즌에서 레드삭스를 만나면 맥을 추지 못하고 무너졌던 쓴 기억입니다. 이러한 징크스를 넘어서는 것도 에인절스가 극복해야 할 부분입니다. 또한, 최강의 마무리 투수가 등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줄 불펜 진들의 활약이 두 팀의 승부를 판가름 지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두 LA 연고지 팀들의 상황을 살펴보면, 다저스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컵스에게 미치지 못하지만 뛰어난 선발진과 불펜진을 갖췄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이후, 다시 만난 레드삭스와 에인절스는 레드삭스가 조금은 하락하고 에인절스의 전력이 상승해 백중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뉴욕과 시카고와 더불어 최고의 '빅 마켓' 연고지를 둔 LA 팀들이 어떤 활약을 펼칠지에 많은 야구팬들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사진 =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 매니 라미레스 (C) MLB.com]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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