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9.23 16:30 / 기사수정 2008.09.23 16:30
[엑스포츠뉴스 = 조영준 기자] 태국 나콘라차시마에서 벌어지고 있는 제1회 AVC컵 남자배구 대회에 참가 중인 한국남자배구대표팀은 예선 전적 3전 전승을 기록하며 조 1위로 8강에 진출했습니다.
남자 대표팀의 사령탑을 맞고 있는 신치용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해 2008 베이징올림픽본선진출 탈락과 월드리그에서 단 1승만 거둔 수모를 만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현재 남자배구대표팀은 미완성 단계이고 색깔 있는 팀을 만들기 위해서는 더욱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만족스러운 선수 진을 구성했지만 문제는 대표팀선수들끼리 서로 호흡을 맞춰 볼 시간적 여유 없이 태국으로 향했다는 점입니다.
지금까지 펼쳐진 예선 3경기를 통해 나타난 한국남자배구대표팀의 전력을 살펴보면 탄탄하게 짜여진 조직력에 의해서 경기를 펼친 것이 아니라 선수 개개인의 기량과 순간적인 적절한 대처로 위기를 모면해 왔습니다.
비록 난적인 이란과 중국을 물리쳤고 홈팀인 태국도 완파했지만 배구 팬의 반응은 하나같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의견들이 많았습니다. 리베로인 여오현(삼성화재)을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하나같이 리시브에서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고 안정되지 못한 리시브는 느린 토스로 연결돼 빠른 배구를 추구하는 국제적인 흐름에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신치용 감독은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김요한(LIG 손해보험)과 문성민(독일 프리드리히 샤펜), 그리고 신영수(대한항공)과 박철우(현대캐피탈)등, 젊은 공격수들에게 부족한 기본기를 가르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최소한 이 선수들이 지금처럼 반쪽짜리 선수가 아닌 공수주에서 고른 실력을 가진 선수로 성장하려면 장기간 국제대회를 꾸준하게 치르면서 많은 실전 경험과 훈련을 반복해야 합니다. 이 선수들이 기본기는 물론, 범실을 줄이고 볼을 섬세하게 컨트롤 할 수 있는 능력이 향상된다면 한국대표팀의 전력은 지금보다 훨씬 탄탄해 질 수 있습니다.
배구에서 우선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의 볼을 잘 받아내는 것입니다. 리시브가 잘 이루어져야 좋은 토스가 있고 상대방을 무력화 시킬 수 있는 스피디하고 다채로운 공격이 통할 수 있습니다.
현재 남자배구 팀에서 가장 보완해야 할 점은 바로 이 부분입니다. 리시브 향상과 수비 조직력을 한층 탄탄하게 만든 뒤에 세계배구의 흐름인 ‘빠른 배구’를 쫓아가야 합니다.
비록 이란이 한국에게 1-3으로 패했지만 이란 세터가 공격수들에게 올려주는 빠르고 낮은 토스는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러나 한국 배구 팀의 가장 고민스러운 포지션은 남자와 여자 팀 모두 세터에 있습니다.
한국 최고의 세터라 불리는 최태웅(삼성화재)은 상대의 블로킹을 잘 따돌리고 안정된 경기운영을 해나가는 장점이 있지만 다른 국가의 세터들이 보여주는 광속 토스를 구사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높고 공격수들이 때리기에 좋은 토스는 나름대로 장점이 있지만 빠른 공격에 익숙해진 배구 강국의 선수들은 한국 공격수의 이동과 흐름을 훨씬 잘 간파하며 블로킹으로 막아냅니다.
그리고 속도가 느린 한국형 배구에 익숙한 국내 센터들은 국제배구에서 나타나는 전광석화 같은 빠른 공격에 블로킹을 대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안정되게 받는 과제가 마무리되어졌다면 그 다음의 과제는 지금보다 훨씬 스피디한 배구를 완성하는 것입니다. 공격수들의 오픈 공격에 의존해서 공격을 하는 나라는 점점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리시브와 수비조직력, 그리고 빠른 배구를 쫓아가지 못하는 현실이 한국배구의 모습이지만 이제 이러한 부분들을 철저하게 보완해서 2010년 아시안게임을 대비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AVC 예선전에서 3연승을 거두었지만 한국남자배구대표팀은 아직도 미완성인 상태이고 탄탄한 전력을 갖춘 팀이 되기 위해 걸어가야 할 길은 아직도 많이 남아 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기내용에서도 얼마만큼 발전된 상태에서 돌아오느냐는 것이 남자배구팀의 가장 중요한 과제입니다.
24일 벌어질 인도네시아와의 8강전은 무난하게 승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리고 계속 이어질 준결승전과 결승전에서는 일본과 중국, 그리고 호주 등과 만나게 됩니다.
[사진 = 김요한 (C) 김금석 기자]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엑's 이슈
주간 인기 기사
화보
통합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