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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①] '악마를 보았다' 오산하가 사회복지사가 됐던 이유

기사입력 2017.07.24 09:28 / 기사수정 2017.08.04 11:07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2010년 개봉한 영화 ‘악마는 보았다’를 본 사람이라면 배우 오산하를 기억할 터다. 초반 이병헌의 약혼녀로 등장,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악마를 보았다’는 악마 같은 연쇄살인마 장경철(최민식 분)과 그에게 약혼녀를 잃고 가장 고통스러운 복수를 다짐한 수현(이병헌)의 복수와 광기 어린 대결을 그린 작품이었다. '달콤한 인생',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장화, 홍련', '밀정' 등의 김지운 감독이 연출했으며 살인과 복수를 적나라하게 묘사해 당시 화제를 불렀다. 

오산하는 장경철에게 가장 먼저 살해당한 피해자 주연 역을 맡아 존재감을 보여줬다. 청순한 외모로 눈도장을 찍은 그는 수현이 연쇄살인마에게 복수할 결심을 만들어주는 중요한 인물로 활약했다.

이후에도 꾸준히 연기 활동을 펼쳤지만 힘든 시기를 겪기도 했다. 배우로서의 정답을 찾지는 못했단다.

“‘악마를 보았다’가 첫 영화였어요. 죽기 전에 김지운 감독의 작품에 나오는 게 소원이라는 사람도 있을 정도인데 제가 출연하게 돼 너무 좋았어요. 그때 인터뷰를 제일 많이 해서 뭔가 잘되려나 보다 했는데 영화에서는 편집이 많이 됐더라고요. 수현이 싸우게 되는 매개체이고 함께 하는 추억을 회상하는 신도 있었는데 그런 게 다 사라져서 속상했죠. 그다음에는 가수 준비도 했는데 소속사 문제로 앨범도 나오지 않았고 작품도 놓쳤고요. 시간이 지나가서 내가 뭘 하는 건지, 원하는 게 뭔지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살기 힘들 정도로 예민했고 가슴이 텅 비고 메마른 느낌이 들었어요. 몇 년의 세월이 흘러 지금의 마음으로 돌아왔죠.” 

힘들었던 그를 잡아준 건 사회복지사라는 직업이었다. 최근 사회복지사로 2년여간 활동하며 남다른 행보를 걸었다. 


“어떤 인터뷰를 읽었는데 누가 테레사 수녀님에게 높고 귀한 사람이 부럽지 않으냐고 물었어요. 이에 대한 답이 허리를 구부리고 남을 섬기는 사람은 위를 볼 시간이 없다였죠. 연극영화과를 나오고 연극, 광고, 영화도 해보고 앨범도 내봤어요. 드라마 주연으로도 데뷔할 만큼 첫 시작은 다 좋은데 뭘 하고 있는지를 모르겠더라고요. 한 단계 올라갈 때 멘탈이 약해서 다른 배우들의 기에 눌렸고 두렵고 못 할 것 같았어요. 그러면서 회의를 느꼈는데 신부님이 사회복지사를 권해줘서 복지사 자격증을 따고 기관에서 2년 정도 일을 했어요.” 

사회복지사로 활동한 지난 2년은 어떤 작품을 했을 때보다도 유의미했다고 한다. 

“배우 일이 힘든 줄 알았는데 시선이 폭넓어졌어요. 직장인이라는 직업을 머리로만 아는 게 아니라 직접 이해하게 됐죠. 매일 새벽에 일어나는 게 힘들었고 야근, 인간관계 등도 알게 됐어요. 당시에 노인복지를 전공해서 노인복지관에 있었어요. 60세 이상 노인분들을 응대하면서 지혜도 배웠고 어른들에게 사랑을 많이 받았어요. 여러 가지 사례를 응대하고 대처하면서 나도 아등바등 살기보다는 잘 늙어야겠다고 깨달았어요.” 
귀중한 시간이었다. 외면만큼 내면이 아름답게 빛나는 배우가 되기로 다짐하는 계기가 됐단다. 

“평소에 배우 오드리 헵번을 좋아해요. 그 어떤 배우보다도 화려한 삶을 살았는데 아프리카에 가서 남은 생을 보냈어요. 누구나 돈을 기부할 순 있지만 현장에서 함께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외면적인 아름다움을 넘어 내면이 빛나는 여배우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회복지사에서 일하면서 힘들기도 했지만 지나고 보니 유의미한 시간이 됐어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박지영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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