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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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가의 자존심, 영남더비를 장식하다

기사입력 2008.09.13 17:06 / 기사수정 2008.09.13 17:06

장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대구, 장지영 기자] 늦더위 속 영남더비, 결론은 명가의 자존심

18라운드에서 유일하게 지역 간 더비전으로 치러진 대구와 포항의 대결은 늦더위의 열기만큼이나 뜨겁게 진행됐다.

비록 추석 하루 전에 벌어진 대결인 탓에 관중 동원에 있어서는 2% 아쉬움이 남았지만 같은 영남권 대결답게 양 팀 모두 경기만큼이나 팽팽한 응원전을 선보여 눈길을 모았다.


전반, 맞불의 연속

맞붙기만 하면 유난할 정도로 공격적인 경기를 선보이는 대구와 포항의 대결답게, 시작부터 공세를 주고받는 두 팀이다.

킥오프 직후 선보인 대구의 슈팅에 이어 전반 4분 만에 포항의 김재성이 첫 골을 만들어 낸 것. 대구로서는 갑작스런 부상 러쉬가 더없이 뼈아픈 순간이다. 팀이 공격과 수비의 핵심인 에닝요와 레안드로가 나란히 부상으로 빠진 빈자리가 시작부터 고스란히 드러난 것.

대구의 위기는 계속된다. 실점 5분여만인 전반 9분, 스테보의 움직임을 놓치며 공간을 완전히 열어준 것. 다행히 골키퍼의 머리를 살짝 넘기는 슈팅은 골대를 맞고 밖으로 흐르며 극적으로 무산되지만 여전히 불안한 움직임을 보여주는 홈팀이다.

그러나 일단 공세에 탄력이 붙기 시작하니 연신 원정팀을 압박하는 대구다. 전반 12분 좋은 위치에서 얻어낸 프리킥 찬스가 무산된 것을 시작으로 전반 23분 진경선의 헤딩이 너무 강하게 튀어 오르면서 골키퍼는 물론 골대마저 살짝 넘겨버린 것.

아쉬운 슈팅이 거듭되는 가운데 양 팀 선수간의 긴장감도 고조되면서 전반부터 거친 충돌이 오간다. 결국 30분을 넘기면서 양 팀 모두 들것이 들어가는 상황이 연출되는 등 그야말로 접전의 연속을 선보인다.

결국 대구는 전반부터 교체카드를 사용하게 된다. 연이은 충돌로 들것에 실려 나오기까지 한 문주원 대신 박정식을 투입해 불안한 후방을 가다듬은 것.

하지만 여전히 양 팀의 충돌은 계속된다. 공격이 제대로 이어지기도 전에 들것이 들어가는 마당이 되면서 더욱 불안하게 흔들리는 경기가 펼쳐진다.

이렇게 감정만 고조된 가운데 전반은 0-1 포항의 우세로 끝이 났다.


후반, 노련함과 패기의 대결

대구는 후반에 앞서 하대성 대신 임현우를 투입, 빠른 측면 공략으로 돌파구를 모색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노련함에 무릎을 꿇고 만다. 전반 3분 김기동의 슈팅이 대구의 골문으로 흘러들어간 것.
전반에 이어 후반 역시 시작 5분도 되지 않아 실점을 허용하는 대구다.

그야말로 몰릴 데까지 내몰린 대구의 마지막 극약 처방은 수비의 황선필 대신 '팔공산 테베즈' 조형익의 투입. 오랜만에 나오는 대구 특유의 총공세다.

뒤를 돌아보지 않는 총공세를 내세운 대구의 플레이에 전환점이 찾아온 것은 후반 18분.

전반에 이어 여전히 상대의 문전을 압박하는 공세를 펼치던 대구의 의지가 기어이 천금 같은 만회골을 만들어낸 것이다. 골문 앞의 짧은 공방전 끝에 포항의 우측으로 파고든 이근호가 흘러나온 공을 놓치지 않고 골로 연결시킨 것.

일단 이렇게 되니 포항도 슬슬 교체카드를 꺼내들기 시작한다. 데닐손 대신 노병준을 투입해 또 한 번 노장의 힘을 더한 것.

결국 후반 30분, 포항은 탄력이 붙은듯하던 대구의 공세가 연이어 무산되면서 주춤하는 사이 박원재의 추가골로 또 한걸음 앞서나간다.

그런데 또 한 번 간격을 벌리니 포항 역시 대구 못지않은 맞불을 질러댄다. 전반 초반 단독 돌파 이후 이렇다 할 인상을 남기지 못한 스테보 대신 남궁도를 투입, 또 한 번 공격의 고삐를 죈 것이다.


공격적인 팀이 작정하고 나서니 이젠 걷잡을 수도 없다.

추가시간 시작과 동시에 교체 투입된 남궁도가 포항의 4번째 골을 만들어낸 것.

이 골로 승부에 못을 박은 포항은 마지막까지 안정적인 마무리를 선보이며 오랜만에 1-4 대승을 기록, 플레이오프 진출의 가능성을 키웠다.

반면 홈팀 대구의 사정은 그야말로 벼랑 끝까지 내몰린 상황. 이 결과로 10위권 밖까지 밀려나느냐 마느냐의 기로에 서게 되면서 6강 진출에 또 한 번 빨간불이 들어온 것이다. 대구로서는 남은 경기의 결과들에 따라 10권 잔류조차 위험한 상황.

여기에 9월의 남은 정규 리그 경기들이 모두 원정전이라는 점 역시 발목을 잡기는 마찬가지. 갈 길은 먼데 넘어야 할 산만 늘어났다. 실낱같은 가능성을 언제까지 이어갈 것인가가 관건.

한편 대구는 오는 17일 울산과의 컵대회를 안방에서 치른 이후 연이은 원정길에 오를 예정이다.


[사진=(C) 엑스포츠뉴스 임우철 기자]

 



장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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