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5.02.18 02:25 / 기사수정 2005.02.18 02:25
[FA 키플레이어 시리즈]
1편 -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LA 다저스
호세 발렌틴 (3B)
1년 350만달러
혹시 공갈포란 단어의 의미를 모르시는 분이 계시다면 호세 발렌틴의 커리어 스탯을 참조하길 바란다. 발렌틴이야말로 공갈포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보여주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극악의 타율을 기록하면서도 30개 이상의 홈런포를 쏘아올릴 수 있는 파워를 소유한 불균형 타법의 전형이다. 지난해까지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5년간 뛰며 3루와 유격수를 오가다 주전 유격수로 정착한 발렌틴은 다저스에선 3루수로 복귀할 예정. 아직 뚜렷한 경쟁자가 없고 다저스도 애초부터 발렌틴을 3루수로 쓴다는 생각으로 데려왔기 때문에 주전은 따놓은 당상이고 타순 배치는 7번이나 8번이 예상된다.
사실 작년까지 3루 자리의 주인은 애드리언 벨트레였다. 운명인지 우연인지 몰라도 벨트레는 FA 자격을 얻는 지난해 갑자기 괴물 모드로 변신,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끈 뒤 거액을 제시한 시애틀로 사라져 버렸다. 3루수 찾기에 돌입했으나 별다른 대안을 찾지 못한 다저스는 발렌틴을 선택했고 벨트레가 빠진 중심타선엔 또 다른 FA J.D. 드류와 제프 켄트로 메웠다.
팀 공격력을 놓고 보면 드류와 켄트도 키플레이어로 꼽히지만 발렌틴은 수비에도 문제점이 있어 탄탄한 내야를 자랑하던 다저스의 수비력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여 발렌틴을 키플레이어로 선정했다.
2004시즌 성적 (CWS) >> 0.216 30홈런 70타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아만도 베니테즈 (CP)
3년 2150만달러
지난해만큼만 해주면 된다.
지난시즌 부실한 뒷문 때문에 지구 우승까지 놓쳤던 자이언츠가 베니테즈에게 거는 기대감은 상당하다. 불과 3년 전까지 확실한 수호신이었던 롭 넨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이후 팀 워렐이 잘 메꿔줬으나 필라델피아로 떠나버렸고 지난시즌엔 궁여지책으로 매트 허지스, 더스틴 허만슨 등 마무리 경험이 없는 선수들을 써봤으나 이들은 결국 가장 중요한 막판에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볼티모어 시절부터 차곡차곡 경험을 쌓아 온 베니테즈였지만 항상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정상급 마무리로 발돋움할 수 없었다.
2003시즌엔 뉴욕 메츠에서 시작해 뉴욕 양키스, 시애틀 매리너스 등으로 트레이드되며 한 해에만 세 팀의 유니폼을 입었던 베니테즈였다. 그 때만 해도 셋업맨으로 강등되어 있었던 상황. 그래서 FA를 취득한 지난해, 플로리다 말린스에 이적할 때만 하더라도 큰 기대를 거는 사람들은 없었다.
몬트리올 엑스포스(현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개막전에서도 호세 비드로에게 솔로홈런을 허용하며 스타트를 끊어 주위의 우려를 샀으나 그 우려는 그 날이 마지막이었다. 그 날은 4월 6일이었는데 두 번째 자책점은 두 달 뒤인 6월 5일에 내줬으니 이것만으로도 달라진 위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베니테즈는 낮게 깔리는 직구의 위력이 절정이었고 슬라이더가 뒷받침되면서 마무리의 제왕에 오를 수 있었다. 그 이후 팔꿈치 부상이 있었으나 정상으로 돌아온 뒤 별 탈없이 시즌을 마무리한 베니테즈는 FA 자격을 얻고 원소속팀 말린스를 뛰쳐나와 샌프란시스코와 3년 계약을 체결했다. 연평균 700만달러 선.
현재 팔꿈치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고 지난해 모습을 올해도 보여줄 수 있다면 NL 서부지구 레이스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2004시즌 성적 (FLA)>> 1.29 2승 2패 47세이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크리스 해먼드 (RP)
1년 75만달러
주목받을 만한 FA는 아니었지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입장에선 꼭 필요한 선수였다.
크리스 해먼드는 왼손 불펜 중에서도 탑클래스에 속한다. 원포인트 릴리프는 물론이고 셋업맨까지 활용될 수 있는 귀중한 자원이다.
특히 왼손 불펜 하나 없이 지난시즌을 꾸렸던 파드리스로선 해먼드는 자신들의 고민을 털어 줄 해결사였다. 해먼드의 또 다른 장점은 저렴한 연봉이다. 파드리스의 명단장 케빈 타워스는 오프시즌동안 대어 사냥에 여념이 없는 부자팀들과 다르게 저연봉 고효율에 초점을 맞췄고 해먼드는 그에 가장 적합한 선수였다.
지난시즌 펫코 파크로 구장을 옮겼고 투수력 증대에 큰 효과를 보았던 파드리스는 실로 오랜만에 5할 승률을 돌파했지만 쓸만한 왼손 불펜만 있었다면 포스트시즌 진출도 가능했으리라 본다. 결국 해먼드 영입으로 숙원을 풀은 샌디에이고는 화려하진 않지만 알찬 전력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다시 도전한다.
역시 나이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변화구로 승부하는 해먼드는 직구는 80마일대에 불과하나 오히려 그것이 비슷한 구속대의 체인지업과 혼동을 가져다주는 효과를 내고 있다. 이것이 오른손 타자 공략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올시즌엔 왼손 타자를 전문적으로 마크하는 원포인트 릴리프를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셋업맨을 맡아도 손색이 없지만 이미 아키노리 오쓰카-스캇 라인브링크란 정상급 셋업맨을 보유하고 있는 파드리스가 왼손 담당 스페셜리스트가 되주길 원하고 있다.
2004시즌 성적 (OAK)>> 2.68 4승 1패 3홀드
콜로라도 로키스
없음
1년짜리로 긁어 모았던 비니 카스티야, 제로미 버니츠 등 모두 떠나버렸고 새로 영입한 선수도 눈에 띄지 않을만큼 이번 오프시즌에선 철저히 소외됐던 콜로라도 로키스였다.
홈구장 쿠어스필드가 타자들의 천국임이 만천하에 드러난 지금 모든 투수들이 아무리 많은 돈을 준다해도 콜로라도만큼 피하고 싶어할 만큼 투수 영입에도 큰 어려움이 있었다.
타자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성적은 보장받지만 그만큼 평가가 절하된다. 또 홈과 원정에서의 성적 차이가 확연히 드러나는 경우가 많아 제대로 평가받길 원하는 선수들은 로키스 유니폼을 입길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름값있는 선수들의 영입을 접은 로키스는 대신 젊은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줄 생각이다. 앞으로 장기간에 걸친 계획에 따라 유망주들을 투입시켜 서서히 전력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하지만 그럴수록 토드 헬튼의 한숨은 깊어만가고 있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트로이 글로스 (3B)
4년 4500만달러
이번 오프시즌에 오버페이 계약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선수는 다름아닌 트로이 글로스다.
통산 타율을 보나 부상 경력을 따지고 보면 연평균 1000만달러 이상의 계약 내용이 의심스러울 뿐이다. 물론 2002년 월드시리즈에서 MVP를 수상할 당시의 감각을 회복하고 부상을 완벽히 떨친다면 상황은 달라지겠지만 현재까진 우려 섞인 목소리가 더 크다.
혹시나 제 2의 리치 섹슨이 되는 것은 아닐까? 섹슨과 글로스는 비슷한 유형의 타자로 걷잡을 수 없는 파워로 마운드를 무너뜨리는 핵폭탄을 가지고 있지만 그만큼 삼진도 많고 정확도도 떨어진다. 게다가 부상으로 미끄러진 지난해의 모습도 비슷하다. 섹슨은 대형트레이드를 통해 디백스 유니폼을 입었지만 부상 때문에 겨우 9홈런에 그쳤다. 그리고 FA 신청서를 구단 사무실에 놔둔 채 시애틀로 훌쩍 떠나버렸다.
그런데 그 대안으로 영입한 선수가 글로스라니. 섹슨이 그랬듯 글로스가 똑같이 재현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일단 부상은 회복됐다고 밝힌 글로스는 주전 3루수로 기용될 것으로 보이며 지난해 디백스의 3루수이자 극악의 수비를 보여준 채드 트레이시는 1루수로 전향, 새로운 내야 포메이션을 선보이게 된다.
결국 리빌딩을 포기하고 베테랑 영입으로 순위 상승을 노리는 디백스가 올시즌 투자한 만큼 성공하려면 글로스의 활약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2004시즌 성적 (ANA)>> 0.251 18홈런 42타점
편집 / 윤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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