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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무너진 마운드 치욕을 경험하다

기사입력 2008.09.01 11:42 / 기사수정 2008.09.01 11:42

김도광 기자



[엑스포츠뉴스=김도광] 전날 올림픽 국가대표 에이스로 자리 잡은 류현진의 호투로 4연패에서 벗어났던 한화가 정민철을 내세우며 마운드 재건을 노렸지만 또 다시 맥없이 주저앉고 말았다.

한화는 이날 7명의 투수가 나섰지만 SK의 55타자를 상대하며 허용한 안타 수는 25개. 프로야구 통산 역대 최다 안타(27개) 기록에는 2개가 모자라지만 올 시즌 한 팀 최다 안타 기록이자 SK의 한 경기 최다 안타 신기록이다. 도대체 지난밤 한화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시작은 괜찮았다. 김태균의 좌전적시타와 이범호의 중전적시타로 2점을 뽑으며 기분 좋게 연승을 이어가는 듯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채병용과 윤길현, 조웅천, 이영욱으로 이어지는 SK의 계투 조에게 추가점을 뽑아내는 데 실패한 것이 화근이었다. 5회까지 호투하던 선발 투수 정민철이 정근우에게 좌중간 2루타와 김재현에게 우전적시타를 맞으며 동점을 허용한 것이다.

게다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민철의 뒤를 이어 마운드에 오른 구대성이 갑작스런 난조를 보였다. 6번타자 최정에게 2루타와 7번 타자 박경완에게 연속 안타를 맞더니 8번 타자 모창민에게는 볼넷을 허용하며 무사 만루의 위기를 자초한 것이다. 그리고 밀어내기와 2번 타자 조동화에게 만루 홈런까지 허용하며 무너졌다. 물론 구대성의 뒤를 이어 마운드 위에는 마정길과 최영필이 지키고 있었지만 이미 타오를 대로 타오른 SK의 불방망이를 막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지난밤 선발투수 정민철은 4와 1/3이닝 동안 22타자에게 안타 10개로 2실점하며 비교적 괜찮은 투구내용을 보여주었지만 반면에 두 번째로 마운드에 올랐던 구대성은 아웃카운트를 2개 잡는 동안 4타자와 상대하며 안타 2개와 볼넷 1개로 3실점하고 말았다. 마정길도 불과 1/3이닝 동안 2타자와 상대하며 1실점 했고 최영필과 윤경영도 각각 1/3이닝과 2/3이닝 동안 각각 3타자와 9타자를 상대하며 모두 7점을 내줬다. 김경선이 1과 2/3이닝 동안 7타자에게 1안타 무실점으로 막았으나 그 뒤를 이었던 안영명은 다시 1이닝 동안 8타자에게 4안타로 3실점하고 말았다. 그야말로 마운드가 폭격을 맞고 초토화된 것이다.

한화는 후반기 첫 경기에서 롯데에 6명의 투수가 13안타로 11실점을 했고 이어진 27일과 28일 경기에서도 6명의 투수가 13안타 7실점, 6명의 투수가 14안타 11실점 하는 등 마운드의 불안이 계속되고 있었다. 29일 SK와의 경기에서 그나마 선발 김혁민을 비롯한 4명의 투수가 7안타 4실점 한 것이 가장 좋은 기록이었지만 한화 마운드는 또 다시 지난밤에 SK 타선의 융단폭격을 받은 것이다.

총 108경기로 8개 구단 중에서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하고 있는 한화의 남은 경기는 18경기뿐이다. 57승 51패 승률 5할2푼8리로 4위 자리를 지키고는 있지만 최근의 분위기로만 본다면 포스트시즌 진출은 점점 어려운 미션으로만 보이기까지 하다. 물론 잔여경기가 많이 남은 팀이라고 반드시 유리한 것도 아니지만 시즌 막판까지 피를 말리는 접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가장 많은 경기를 치른 탓에 9월 일정이 들쭉날쭉한 것도 문제다. 선수들의 휴식차원에서는 바람직할 수도 있지만 자칫 경기감각을 잃을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선두 SK와 달리 한화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해 놓은 처지도 아니다. 다른 팀의 경기결과에 따라 앉아서 순위가 오르락내리락할 수도 있다. 한화의 9월은 시련의 계절이 될 것인가 아니면 감격의 시간이 될 것인가. 하지만, 한화에게는 당장 내일부터 두산과의 주중 3연전 그리고 삼성과의 주말 3연전이라는 시련이 기다리고 있다.



김도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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