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8.16 12:50 / 기사수정 2008.08.16 12:50
[엑스포츠뉴스 = 박종규 기자] 캐나다전에서의 1-0 승리. 한국 야구 대표팀에게는 '병주고 약주고' 인 셈이었다.
한국은 15일(이하 한국시간) 베이징 우커송 보조구장에서 열린 2008 베이징 올림픽 예선 3차전에서 캐나다를 1-0으로 힘겹게 물리쳤다. 이날 경기는 '류현진의, 류현진에 의한, 류현진을 위한' 승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류현진의 호투만이 빛났다. 그 결과, 투수들은 휴식의 기회를 얻었고 타자들은 무기력함을 한층 가중시켰다.
이날 류현진은 신인시절의 거침없는 투구를 재현하는 듯 했다. 시속 140㎞ 중반의 직구가 낮게 제구되자 캐나다 타자들은 섣불리 배트를 내밀지 못했다. 그리고 승부구로 사용한 낙차 큰 커브에 연신 헛방망이를 휘둘렀다. 여기에 체인지업까지 곁들이자 캐나다 타자들은 타이밍을 빼앗겼다. 언제 날아올지 모르는 변화구의 공포, 그들은 류현진이 왜 '괴물' 이라 불리는 지 몸소 체험했을 것이다.
캐나다의 선발 라인업 중 우타자는 2루수 브렛 라우리와 포수 크리스 로빈슨뿐이었다. 중국과 쿠바를 상대로 불을 뿜던 좌타자들이 7명이나 포진해 있었던 것. 이에 한국 배터리는 바깥쪽으로 도망가는 투구 보다는 몸쪽을 파고드는 과감한 투구를 선택, 정면으로 맞섰다. 이 힘대힘의 대결에서 승리한 쪽은 9회까지 직구의 위력을 잃지 않은 류현진이었다.
류현진의 완봉 역투는 한국의 투수 운용에 있어 큰 도움이 되었다. 14일 중단된 중국전이 예비일인 17일에 속개됨에 따라 휴식일 없이 8연전을 치르는 상황, 투수들의 컨디션 조절이 최우선 과제였다. 선발 로테이션에도 차질이 생기고, 중간계투 요원들의 피로도 우려됐다. 이러한 가운데 투수를 한명만 투입해 승리한 것은 '불행 중 다행' 이었다.
투수들은 비록 그 경기에 등판하지 않게 되더라도 불펜에서 출격할 준비를 하다보면 몸과 정신이 피로해지기 마련. 17일 중국전이 6회부터 속개된다고 하지만 하루를 쉬는 것과는 천지 차이다. 16일 일본과의 맞대결에서 총력전으로 나설 한국은 그나마 전날 경기에서 투수 자원을 아낄 수 있게 된 셈이다.
반면, 이날 경기에서 나타난 타선의 침묵은 한국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 중국전에서도 무득점에 그친 데 이어 이날 경기에서는 정근우의 솔로홈런이 유일한 득점이었다. 3안타의 빈공. 승리에 필요한 한점을 얻어 이길 수는 있었지만, 결코 위안 삼을 사실이 아니다.
예상치 못한 부진. 이승엽, 김동주, 이대호 등의 '한방' 이 기폭제가 되어야 한다. 앞으로 만날 팀들은 중국과 캐나다의 투수력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한점도 못 낼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언제까지 투수들에게만 매달릴 것인가?
1-0의 승리로 2승 무패. 한국으로서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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