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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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규의 클리닝타임] 박한이의 활약과 Sun감독의 웃음

기사입력 2008.07.22 10:59 / 기사수정 2008.07.22 10:59

박형규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형규 기자] '박한이의 활약이 선동렬감독의 웃음으로?'


웨스 오버뮬러와 톰션의 퇴출을 단행한 이후, 질풍 가도를 달리고 있는 '사자군단' 삼성 라이온즈. 최근의 좋지 않은 모습은 뒤로한 채 파죽의 5연승을 달리고 있다. 그 중심엔 팀의 유일한 3할 타자 박한이가 있었다.



지난해 데뷔 이후 최악의 타율인 0.267을 기록했던 박한이. 시즌이 시작되기 전엔 선동렬 감독에게 공개적으로 질타를 받기도 했고, 유망주 허승민에 밀려 2군에 전전하기도 했다. 5월 중순엔 슬라이딩 도중 당한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간 데 이어 지난달 역시 2군행을 경험하며 시즌 2번째로 2군에서 눈물 젖은 빵을 먹었다.

항상 엘리트 코스만을 달리던 박한이에게 2군의 경험은 크나큰 가르침이었다. 1군 무대에 서있는 것 자체가 큰 행복임을 느꼈다. 그런 그가 다시 사자의 품으로 돌아왔다.

KIA에게 6위 자리를 내주기도 하며 팀의 1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제동이 걸릴 상황. 최근 무너진 삼성의 투수진에 큰 악재가 겹쳤다.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자랑하는 한화와의 부담스러운 주말 3연전이 사자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총체적 난국을 보이던 삼성을 살린 히어로가 탄생했다. 바로 삼성의 리드오프 박한이었다.


18일 1차전에서는 1-0으로 살얼음판 승부로 미세하게 앞서가던 5회말 박한이는 송진우로부터 우월 투런포를 터뜨리며 3-0으로 만들었고, 삼성의 불펜진이 총출동하며 3-0 승리를 이끌었다.

19일 2차전 역시 박한이의 손으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2-2로 박빙의 상황이 계속 되던 8회말 2사 2,3루 상황에서 세이브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토마스의 공을 제대로 밀어치며 2타점 역전적시타를 때렸다. 이 역전적시타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음은 물론이고 팀의 동료인 오승환이 토마스와 세이브 공동 1위에 오를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해주며 동료애를 과시했다.

이어 20일에도 박한이의 방망이에 한화는 울음을 터뜨려야만 했다. 박한이는 1-4로 끌려가던 8회말 진갑용의 좌전안타와 우동균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무사 1,2루의 황금찬스를 맞이했다. 한화의 핵심불펜 윤규진의 바깥쪽 직구를 그대로 결대로 밀어쳐서 동점 좌월 쓰리런포를 쏘아 올렸다. 결국, 삼성은 9회말 공격에서 한화의 마정길의 커브를 노려친 신명철의 끝내기 안타로 5-4로 승리하며 파죽의 5연승을 이어갈 수 있었다.

최근 용병 퇴출 등 내, 외부적으로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인 삼성. 항상 선동렬 감독의 얼굴엔 어둠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타자들이 홈런을 치거나 적시타를 쳐도 덕아웃으로 들어오는 선수들을 맞이하지도 않았고 하이파이브조차 하지 않았다.

20일 경기 9회말 삼성의 공격에서 비로소 선동렬 감독의 웃음을 볼 수 있었다. 9회말 바뀐 투수 김혁민으로부터 선두타자 최형우가 우중간 2루타를 치며 무사 2루의 끝내기 찬스를 맞이했고 후속타자 김창희는 당연히 희생번트를 해야 할 상황. 김혁민이 던진 1구에 김창희는 수비수들이 전진 수비를 펼친 것을 노려 타격자세로 돌변하여 공을 쳤고, 그 공은 투수 김혁민의 글러브로 들어가며 주자를 진루시키지 못한 채 아웃카운트만 하나 잡아먹게 되었다.

순간 선동렬 감독은 어이없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서 실소를 지었다. 물론, 이 웃음이 작전수행능력이 뛰어난 베테랑 김창희가 기대에 못 미친 플레이를 펼친 까닭도 있었으나, 8회말 까지 1-4로 끌려가며 패색이 짙던 상황에서 터진 박한이의 동점 3점 홈런으로 인해 선동렬 감독이 여유를 갖게 하여서 나온 자신감에서 묻어나온 웃음이기도 했다.

박한이의 동점 3점포가 아니었으면 선동렬 감독의 웃음조차 보지 못했을 것이다. 적어도 동점으로 9회말을 맞이했기에 최근 살아난 권혁-안지만-오승환의 불펜이 건재한 이상 연장으로 넘어가도 패배하진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선동렬 감독의 생각이었을 것이다.

최근 1주일 동안 0.480 홈런 2, 타점 8점을 기록하며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는 박한이. 박한이의 활약이 올림픽 휴식하기 전 9경기가 남은 이 시점에 팀을 4위에 안착시킬 수 있을 것인지, 선동렬 감독의 활짝 핀 얼굴을 팬들에게 보여줄 수 있도록 유도할 것 인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 박한이 (삼성 라이온즈 제공)]



박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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