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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in 칸:옥자] 봉준호 "韓 영화에 민폐 싫어 넷플릭스와 협업"

기사입력 2017.05.21 07:29 / 기사수정 2017.05.21 08:52


[엑스포츠뉴스 칸(프랑스), 김유진 기자] "동료, 선·후배 감독들에게 민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넷플릭스와의 작업은 우리 크리에이터에게는 더 넓은 기회이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봅니다."

봉준호 감독이 신작 '옥자'와 함께 제70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을 받으며 세계적인 화제의 중심에 섰다. 약 600억원의 제작비를 넷플릭스로부터 투자받아 완성한 '옥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최초로 경쟁 부문에 진출하며 지난 17일(현지시간) 개막한 칸국제영화제의 시작 전부터 뜨거운 주인공이 된 바 있다.

'옥자'는 역시 넷플릭스와 작업해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린 노아 바움백 감독의 '메이어로위츠 스토리', 아마존과의 작업으로 화제를 모은 토드 헤인즈 감독의 '원더스트럭'과 함께 언급되며 프랑스 극장협회의 반발 논란, 페드로 알모도바르 심사위원장의 황금종려상 발언 등 숱한 이슈 속에 늘 자리하고 있었다.

20일(현지시간) 프랑스 칸 칼튼호텔에서 한국 취재진을 대상으로 열린 '옥자' 기자간담회에서는 '왜 넷플릭스와 작업하게 됐는가'에 대해 봉준호 감독이 솔직하게 밝힌 진짜 이유를 들을 수 있었다.

봉준호 감독은 "처음부터 한국 투자사와는 접촉을 안했다. 예산이 500억을 넘어가는데, 전체 한국 영화 산업에서 돌아가는 돈이 있지 않나. 만약에 이것('옥자')을 한국에서 하게 되면 저의 동료, 후배 감독들이 50~60억으로 만들 수 있는 영화 10편 정도가 멈추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후배 프로듀서에게 (농담으로) '민폐 끼치지 말고 외국에서 투자받아서 해라'는 말을 들은 적도 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실제로 '설국열차'(2013) 때 다른 영화들이 홀딩돼서 기다리고 있다고 들었는데 미안하더라. 그래서 '옥자'는 처음부터 국내 산업, 동료 감독들과 선·후배 감독들에게 민폐 끼치지 말고 할수 있는 한 외국에서 투자를 받아서 만들자고 생각했었다"고 과정을 밝혔다.


우여곡절도 있었다. 봉준호 감독은 "흔히 미국에서 말하는,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를 작업하는 진취적인 회사들은 '옥자'의 시나리오를 좋아했다. 그런데 예산 이야기를 들으면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것은 250~300억 원이 마지노선이라며 한 발 빠지더라. 또 전통적인 큰 스튜디오들 입장에서 '옥자'의 예산은 큰 돈이 아니다. 그런데 시나리오의 몇 가지 불편할 수 있는 장면에 대해서 멈칫하는 것이다. '도살장 장면을 직접 찍을 것이냐, 또 '스토리에 'E.T.'같은 아름다운 구석이 있는데 그 쪽으로 아예 가면 안되냐' 그런 두 가지 입장으로 나뉘었다"며 그렇게 갈 곳을 잃고 방황하던 중 넷플릭스를 만났다고 털어놓았다.

넷플릭스는 '옥자'가 원하는 예산 제공, 또 시나리오의 내용 역시 흔쾌히 받아들이며 봉준호 감독에게 최종 편집권까지 100% 맡겼다.

"회사 방침이 쿨하다"고 웃은 봉준호 감독은 "이런 큰 예산의 영화를 100% 자유를 가지고 할 수 있는 드문 기회였다"고 설명하며 "행복한 작업이었다. 저를 100% 서포트 해줬기 때문에 이 영화가 나올 수 있었다. 좋은 경험이었다"고 돌아봤다.

칸국제영화제 초청 이후 논란이 됐던 부분들을 되짚은 봉준호 감독은 "그것이 배급의 형태의 문제로 갔을때는 여러가지 논란이 있고, 기존의 극장 산업과 디지털 스트리밍 산업이 서로 오픈 마인드로 타협해야 되는 부분이 많이 있지만, 적어도 창작자들에게는 더 넓은 기회인 것 같다"고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는 시선을 내비쳤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넷플릭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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