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2-02 17:11
스포츠

'수원전 깜짝 출전' 김연건, 백지의 가능성에 그릴 성공의 밑그림

기사입력 2008.07.21 10:45 / 기사수정 2008.07.21 10:45

김경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경주 기자] 몇 년 전 앞으로 국가대표 공격수 자리의 주인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한 선수가 있었습니다.

184cm, 81kg 크고 다부진 체격을 가졌지만, 그에 걸맞지 않은 빠른 발을 가지고 있었죠. 그의 빠른 발은 국내 여타의 공격수들이 가지지 못한 그만의 장점이었습니다.

목동중 2학년 시절 육상선수에서 축구선수로 진로를 바꾼 김연건은 단국대 재학 중 전북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하게 됩니다. 골 결정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그는 항상 '가능성'을 가진 선수로 평가되었죠. 그러나 그의 프로 인생은 그렇게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프로 1년차 시절 입은 발목 부상으로 반년 이상 쉬기도 했었고, 팀엔 그를 대신 할 공격수들이 하나 둘 생겨났죠.

그렇게 자리다툼에서 밀린 그는 결국 전북 대신 포항의 유니폼을 입게 되었지만, 그 유니폼이 그를 구원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를 계속해서 괴롭히던 부상을 깨치지 못한 탓에 그는 '그저 그런' 선수로 전락하게 되었죠. 포항의 유니폼을 입고 그가 출전한 리그 경기의 수는 '0' 신인왕, 혹은 차세대 국가대표 공격수가 될 것이라 여겨지던 그에게 펼쳐진 현실을 너무나도 어둡기만 했죠.

다시 한 번 갈아입은 성남의 유니폼도 그에게 가볍지만은 않았죠. 아무도 그의 이적을 반기지 않았고, 이적 후 그가 뛴 곳은 서포터도, 기자도 찾지 않는 그런 운동장에서 펼쳐지는 목요일 오후 2군 경기였죠. 그곳에서 뛰는 그를 바라보는 열성 성남 팬들은 "발은 정말 국가 대표 급이었다"며 그의 현재 상황을 아쉬워했습니다.

그렇게 머물던 그가, 지난 광주전 그야말로 깜짝 출전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것도 선발로 말이죠. 전반 45분을 뛴 그는 예전의 그 빠른 발은 아니었지만 휘둘러 주며 상대 수비를 지치게 하는 끈질김은 가지고 있었죠.

이번 수원전에서도 그는 선발 출장해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빅버드를 누볐습니다. 비에 젖다 못해 잠긴 미끄러운 잔디 위에서 모두가 조심스러웠지만, 그만큼은 개의치 않고 공을 향해 달렸습니다. 안타깝게도 몇 차례 좋은 기회가 있었지만 골로 연결하지는 못했죠. 그러나 수원 수비가 자신을 향해 신경을 곤두세우게 할 만큼 위협적인 움직임을 보인, 예전 그 시절의 김연건스러웠습니다.

조동건이 부상에서 회복하면 아마 그를 다시 보기 힘들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또 모르는 일이죠. 그가 이 경쟁에서 살아남아 계속해서 성남의 주전 공격수로 남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그 또한 잦은 부상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고, 데뷔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지적되어 온 골 결정력 부족을 해결해야 하겠죠. 아직, 그의 리그 공격 포인트는 '0'을 가리키고 있으니까요. 프로 6년차 공격수로서 좋은 성적은 아님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아직 그에게는 하얀 백지처럼 무엇이든 그릴 수 있는 '가능성'이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그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이 처음 그가 프로라는 잔디에 발을 들이던 그때처럼 '가능성'일지 아니면 그저 그런 머무름일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다만, 뛰고 있는 본인은 알겠죠.

그가 가지고 있는 것이 여전히 가능성이길, 그리고 그 가능성을 실력으로 바꿀 수 있길 바라봅니다. 백지와도 같은 그의 지금은 무엇이든 그릴 수 있어 더 좋은 것이겠죠.



김경주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