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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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거인에게 휴식의 기회를 준 것일까?

기사입력 2008.07.20 10:39 / 기사수정 2008.07.20 10:39

김도광 기자

[엑스포츠뉴스=김도광 기자] 하늘은 거인에게 휴식의 기회를 준 것일까, 아니면 사자와 호랑이에게 추격의 기회를 준 것일까?

거인이 우천으로 잠시 쉬는 동안에도 사자와 호랑이의 거인 사냥은 계속되고 있었다. 사자는 이틀 연속 높이 날던 독수리를 잡았고 호랑이도 그 어렵다던 곰 사냥에 성공하며 거인 추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전날 쌍둥이에게 얻어터진 것이 화근이 되었던 거인으로서는 두 걸음 앞서있다고 결코 안심할 수만은 없는 처지다.

4위 자리싸움이 갈수록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롯데의 부진과 삼성과 기아의 약진이 맞물린 결과다. 게다가 삼성이 주말 3연전에서 두 번 연속으로 한화를 잡음으로써 3위 자리까지도 불씨로 남겨놓았다. 4위와 5-6위 간의 승차는 불과 2경기 차. 여기에 3위와 4위 간의 승차는 4.5경기 차이다. 어느팀이든 4위에만 오르면 3위까지도 바라볼 수 있는 상황으로 한화도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신세가 되었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는 누구든지 4위 자리를 먼저 차지해야만 한다. 가장 유리한 쪽은 아무래도 4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롯데다. 비록 시즌 초반부터 이어졌던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고 4번타자 이대호의 극심한 부진과 주장이었던 톱타자 정수근의 하차 등이 롯데의 4위 수성을 힘겹게 하고는 있지만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삼는다면 롯데의 4위 수성은 계속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롯데는 세팀 중에서 가장 적은 86게임만 소화한 상태다. 삼성보다는 6경기, 기아보다는 4경기가 적다. 물론 잔여 경기에서 모두 승수를 챙긴다는 보장은 없지만 어쨌든 희망은 가질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여기에 평균자책과 실점부분에서 SK 다음으로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고 홈런 부분에서도 한화와 SK 다음인 만큼 이대호와 가르시아의 홈런포가 작렬해 주기를 기대해 본다.

다음 순서를 가린다면 아무래도 삼성보다는 기아에게 더 후한 점수를 줄 수 있겠다. 기아가 유리한 이유는 뭐니뭐니해도 최근 상승세 분위기에 있다는 점이다. 비록 이틀에 불과하기는 했지만 삼성을 밀어내고 5위에 올랐던 것도 이러한 상승세의 힘이었고 게다가 지금 6위도 경기수에 따른 착시현상에 불과할뿐 이미 5위와 다름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90경기를 소화한 기아는 92경기를 소화한 삼성보다 2경기나 적게 치렀을 뿐더러 양팀 간은 승차 없이 다만 승률에서만 미세한 차이가 날뿐이다. 7월 18일에는 0.001의 차이였으나 두 팀이 모두 승리했던 7월 19일에는 양팀의 승률은 0.478로 똑같다.

결국, 소수점 네 자리에서 차이가 난다는 말이다. 기아의 5위 진입은 기정사실이라 할 수 있고 더불어 4위 자리를 노리는 강력한 맞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가장 현실적이라 하겠다.

그 다음이 삼성이다. 개막전 이후 5연승을 달리며 단독 선두로까지 나섰던 삼성이 비록 이틀이기는 했지만 기아에게 밀려 6위로 추락(7월 15일)하는 수모를 감수해야 했으며 SK에게 사상 최다 완봉패(6월 1일)를 당하고 LG에게 시즌 최다득점과 최다점수 차(6월 26일)라는 기록을 허용했으며 기아 이범석에게는 9회말 투아웃까지 노히트노런의 위기(7울 4일)에 까지 몰렸던 점 등 올시즌 삼성의 처참한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야구 명가' 삼성이 맞나 싶을 정도로 허약한 체질을 드러내고 있다.

비록 5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하루하루가 위태위태한 시한부 생명을 사는 듯 불안하기만 하다. 게다가 팀타율 꼴찌, 평균자책 6위 등 지표상으로도 빨간불이 들어온 지 오래다. 하지만, 한화를 이틀 연속 잡은 저력에서 볼 수 있듯이 아직까지 삼성은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중이다.

거인은 쌍둥이를 물리치고 한 걸음 더 달아날 수 있을까 아니면 오히려 쌍둥이에게 얻어맞고 한걸음 뒤로 물러서게 될까? 사자는 독수리를 세 번 연속 물어뜯고 거인에게 다가갈 수 있을까 아니면 독수리에게 쪼이고 호랑이에게 자리를 물려주게 될까? 호랑이는 곰을 딛고 사자를 지나 거인에게 달려갈 수 있을까? 아니면 곰의 분노에 주저앉고 말게 될까?

오늘 경기 결과가 기다려지는 이유다.



김도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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