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적' 종영①] PD "홍길동·백성들 활약, 현 상황과 비슷해 울림"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흥미로운 줄거리와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인 '역적'이 유종의 미를 거뒀다. 

16일 MBC 월화드라마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이 30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마지막회에서 연산군(김지석 분)은 왕위에서 물러나 귀향을 간 뒤 피를 토하며 눈을 감았다. 장녹수(이하늬)는 백성들이 던진 돌에 맞아 죽었다. 노비가 된 정학(박은석)은 어머니 박씨(서이숙)를 잃고 주인댁 부인을 죽이려다가 감옥에 갇혔다.

가령(채수빈)은 아기를 낳았고 홍길동 사단은 평화로운 일상을 보냈다. 하지만 박원종(최대철)이 흥청들을 불러 시중들게 하고 뇌물을 받는다는 얘기가 들려오며 홍길동 사단은 다시 움직였다.

'역적'은 씨종의 후손이지만 타고난 능력과 인류애를 앞세워 민중을 구원하는 홍길동의 사이다 스토리를 그려냈다. 조선 최악의 폭군 연산(김지석)에 당당하게 대립, 흙수저의 저항을 보여줬다. 향주목 백성들이 끝까지 홍길동을 믿고 지지하며 연산에 대항하는 모습으로 감동을 줬다. 이어 중종반정까지, 때마침 최근의 어지러웠던 시국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내용으로 인상을 남겼다. 

'역적'이 말하는 진짜 역적은 백성을 위해 왕에 반기를 든 홍길동 사단이 아닌 연산, 충원군 등으로 대표되는, 백성의 안위를 해하는 이들이었다. 난세 속에서 탄생한 영웅을 통해 진정한 정의란 무엇인지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역적'의 프로듀서 남궁성우 PD는 엑스포츠뉴스에 "'역적'은 작년 5월 기획된 작품이다. 촛불집회를 비롯해 정치 격동 속에 다시 대선이 치러질 거란 걸 알지 못했기 때문에 의도한 건 아니었다. 하지만 '역적' 속 역사적 사실과 과정이 현대에도 통했고 시청자에게 울림을 준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어 "길동이 백성의 마음을 얻어 정치를 제대로 못 하는 사람을 혼내주고 백성들 스스로 체제변화를 가져오는 점이 현시점과 우연히 맞아떨어졌다. 의도한 건 아니지만 역사적 사실 속에서 울림을 주는 지점이 있던 것이 성공 포인트가 아니었나 한다"고 설명했다.

또 "치열한 전투 끝에 백성들의 마음을 얻은 홍길동 사단에 상징적인 의미를 주고자 했다. 위정자들이 백성을 괴롭힐 때 또 다시 나타나 응징한다는 것이다. 또 연산의 몰락과 홍길동의 승리가 대조적인데, 연산의 몰락이 통쾌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슬플 정도로 처연하다. 그런 부분이 울림을 줬을 것"이라고 밝혔다.

'역적'은 홍길동 뿐만 아니라 그가 지키고자 하는 백성에게 초점을 맞춘 드라마였다. 26회에서는 이름 모를 민초 역을 맡은 단역 배우가 엔딩을 차지해 최고의 1분을 기록하기도 했다. 연산의 군대에 포위된 홍길동 사단과 그의 백성들이 드라마의 OST를 열창하는 모습도 인상을 남겼다.

남궁성우 PD는 "이름 모를 무명의 백성을 통해 '세상의 주인공은 모두이고 자신이다'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역적'의 부제가 백성을 훔친 도적인 만큼 풀뿌리 백성에게 초점을 둔 거다. 백성의 마음을 얻지 못하는 자는 제대로 된 왕이 될 수 없다는 걸 역설적으로 표현했다. 길동은 임금의 입장에서 역적이지만 백성의 입장에서는 영웅"이라고 설명했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MBC 방송화면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