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4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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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기현, 아스날의 벽은 높았다.

기사입력 2005.01.30 20:53 / 기사수정 2005.01.30 20:53

안희조 기자
과연 아스날 이었다. 잉글랜드 FA컵 4라운드 32강 전에서 아스날이 설기현의 울버햄튼을 2-0으로 완파하고 16강에 진출했다. 울버햄튼은 최근 급격한 상승세를 타고 있던 설기현에게 많은 기대를 걸었지만 아스날의 수비벽을 뚫기에는 역부족이었다.

29일 3시(현지시간) 아스날의 홈구장인 하이버리에서 벌어진 이 날 경기는 프리미어리그 상위권인 아스날과 챔피언쉽에서 중위권에 머무르고 있는 울버햄튼의 실력 차가 확연하게 드러난 경기였다.

아스날의 벵거 감독은 3일후에 있을 맨체스터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 대비해 베스트 멤버를 출전시키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일축, 기용 가능한 최상의 전력을 구축하며 경기에 임했다. 글랜 호들 감독 이후 상승세를 타고 있던 울버햄튼 역시 설기현을 주축으로 팀 베스트 멤버를 가동시키며 파란을 예고했다.

그러나 경기는 거의 일방적인 아스날의 흐름이었다. 앙리, 레예스, 반 페르시가 주도한 빠른 공격 템포와 비에이라, 캠벨, 시건을 주축으로 한 탄탄한 수비진은 울버햄튼을 완전히 압도했다.

울버햄튼은 그나마 전반전은 0-0으로 마감하며 선전했으나 후반들어 팀 밸런스가 급격하게 흐트러지며 무너져 내렸다. 골키퍼 오크스의 눈부신 선방으로 간신히 0-0을 유지하던 울버햄튼은 결국 후반 8분 비에이라에 PK골을 내 주며 균형의 끈을 놓치고 말았다. 후반 37분 앙리의 패스를 이어받은 융베리의 추가골이 터지자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가던 울버햄튼은 사실상의 패배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오히려 오크스 골키퍼의 신들린 듯 한 선방이 이어지지 않았으면 대패로도 이어질 수 있는 경기였다.


-아쉬운 모습의 설기현
최근 5경기에서 3골2도움을 기록하며 글랜 호들 감독의 돈독한 신임을 받은 설기현은 이날 경기에서도 90분간 그라운드를 누비며 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더구나 상대가 아스날이었던 만큼 좋은 플레이를 펼친다면 영국 전역에 자신의 진가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그러나 결과와 내용 모두 그리 탐탁치 만은 않았다.

설기현은 최근 자신의 주로 뛰던 공격형 미드필더가 아닌 투톱 중 한 명으로 나서 경기에 임했다. 경기 초반에는 4분만에 양 팀 합쳐 첫 슈팅을 선보이는 등,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에보에, 시건 등의 수비벽에 많은 부담을 느끼며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펼쳐 보이지 못했다. 또한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은 듯 다소 무거운 몸놀림과 불확실한 볼 처리를 거듭하며 아쉬움을 자아냈다. 아스날 수비진과의 몸싸움에서도 수차례 열세를 보였다.

후반전 실점이후 케니 밀러의 투입과 함께 공격형 미드필더로 위치를 옮긴 이후에는 비에이라의 맨마킹에 완전히 제압당하며 패스를 다시 뒤로 돌리는 데 급급했다. 후반 들어 맞이한 2~3차례의 중거리슛 찬스마저 공을 빗 맞추며 무산시켰다.

다만 적극적인 수비가담을 통해 상대의 공격을 저지하는 모습은 긍정적이었다.
아스날과의 경기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각인 시키려 했던 설기현은 결국 아쉬움을 뒤로한 채 경기장을 떠나야 했다. 컨디션이 유난히 좋지 않았던 부분도 있었지만 상대가 아스날이다 보니 울버햄튼의 공격자체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점도 설기현 부진의 한 원인이었다.
아스날과의 경기를 통해 최근 상승세가 주춤하긴 했지만 설기현은 쓰라린 경험을 통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함을 깨달았을 것으로 보인다. 글랜 호들 감독의 신임과 팬들의 성원을 다시한번 확인 한 것도 큰 힘이 될 것이다.


-FA컵 4라운드 종합
잉글리시 FA컵 4라운드 결과

English FA Cup -4Round

사우스햄튼 2 - 1 포츠머스
아스날 2 - 0 울버햄튼
블랙번 3 - 0 콜체스터
브렌트포드 0 - 0 하틀풀
번리 2 - 0 버네머우스
찰튼 3 - 2 여빌
더비 1 - 1 풀햄
에버튼 3 - 0 선더랜드
뉴캐슬 3 - 1 코벤트리
노팅햄 1 - 0 피터브로
리딩 1 - 2 레스터
웨스트브롬위치 1 - 1 토튼햄
웨스트햄 1 - 1 셰필드
맨유 3 - 0 미들스브로


잉글리시 FA컵 32강전 16경기 중 14경기가 29일 벌어졌다. 3라운드에서 엑스터 시티와의 고전을 펼친 끝에 4라운드에 진출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웨인 루니의 두 골에 힘입어 미들스브로를 3-0으로 완파하며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남부지방 더비로 영국 내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끌었던 사우스 햄튼과 포츠머스와의 경기에서는 로스타임에 터진 로스 크러치의 PK골에 힙입은 사우스 햄튼이 포츠머스를 2-0으로 제압하며 16강에 선착했다. 반면 프리미어리그 소속의 토튼햄과 풀햄은 각각 웨스트 브롬위치와 더비에 무승부를 거두며 2차전을 통해서 16강 진출을 결정짓는다.

한편, 이산 선수가 소속된 브렌트 포드 역시 하틀풀과 0-0무승부를 거두며 원정 2차전을 통해 승부를 가리게 된다. 아쉽게도 이산선수는 이날 엔트리에 들지 못하였다.



안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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