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역사상 시민혁명이 세 차례 있었다. 1960년 4.19혁명, 1987년 6월항쟁 그리고 이번에 촛불혁명이다. 4.19혁명과 6월항쟁 모두 국민들은 위대한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정치가 실패하는 바람에 그 정신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고, 미완의 혁명이 되고 말았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진짜 정권교체로 이어지지 않으면 또 실패라고 본다. 지난 겨울 추운 광장에서 촛불을 들며 염원했던 새로운 대한민국, 나라다운 나라를 함께 만들어달라."
[엑스포츠뉴스 황성운 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4.19혁명, 6월항쟁 등 앞선 시민혁명을 예로 들며, 지난 촛불민심의 구현을 위해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문재인 후보는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한국인터넷신문협회가 주최한 '제19대 대통령 후보 초청 릴레이 인터뷰'에 참여했다. 이날 인터뷰는 "걱정말아요 대한민국-위기, 희망, 안정, 소통, 미래를 묻다'를 주제로, 각 키워드에 맞는 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을 듣는 식으로 진행됐다.
첫 번째는 '위기'. 이는 곧 건강, 특히 미세문제 대책으로 연결됐다. 최근 미세먼지가 이슈로 떠오르면서 각 대통령 후보 진영이 이에 대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문 후보 역시 국민들의 정책 제안 중 가장 많은 게 바로 이 문제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문 후보는 "실제 집이 경남 양산인데, 서울에 오면 공기의 차이를 확 느낀다"며 "전화번호를 공개하고 문자를 통해 국민들로부터 정책 제안을 받았는데, 가장 많은 게 미세먼지에 대한 대책"이라고 심각한 문제임을 인식했다.
그리고 이에 대한 세 가지 대책을 말했다. 가장 먼저 석탄 화력발전소를 줄이는 것. 그는 "이미 착공됐더라도 공정률 10%를 넘지 않는 발전소는 전면 재검토하고, 수명이 완료되는 발전소는 중단시키고 친환경 발전소로 교체할 예정"이라며 "가동되고 있는 화력발전소는 배출 기준을 대폭 강화해 가장 최근에 지어진 발전소와 배출 기준을 동일하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빠른 속도로 경유차를 줄여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미세먼지 문제를 한중 정상급 의제로 격상시키는 것. 문 후보는 "미세먼지는 중국으로부터 오는데 이 문제를 한중 정상급 의제로 격상시켜 앞으로 정상회담할 때 중요한 의제로 다루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미세먼지를 제대로 측정 및 예고하는 시스템을 갖추겠다고 약속했다. 문 후보는 "어린이집이나 어르신들이 사용하는 복지시설 같은 경우 미세먼지 측정시설을 설치하고, 일정 농도를 넘어서면 실내활동만 하게 하는 기준을 마련하겠다"며 "이를 통해 미세먼지로부터 국민들을 지켜드리겠다"고 다짐했다.
두 번째는 '희망'. 한 때 인터넷을 달궜던 '휴거'라는 단어를 통해 희망을 이야기했다. 문 후보는 정확히 알지 못했다. 휴먼시아와 거지의 합성어인 '휴거'는 임대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을 뜻하는 말로,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서 유행처럼 번진 신조어다. 앞선 부동산 정책의 실패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시기도 하다.
문 후보는 "부모의 가난이 아이들에게 대물림되지 않는 사회를 만들겠다"면서 부동산 정책을 설명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주택보급률 100%를 넘어서고 있다"며 "새로운 주택을 많이 공급해서 주택물량을 늘리는 정책은 많지 않다. 이제는 소유에서 주거 개념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공임대 주택을 대폭 늘리는 것이 부동산 정책의 기본 방향"이라며 "1인 가구 등 가구 특성마다 맞춤형 주거가 필요하다. 기존 주택을 용도 전환하고, 원도심의 재생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 번째는 '안정'. 양극화 해결 방안과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논제가 던져졌다. 양극화 해결의 출발은 좋은 일자리부터라는 게 문 후보의 생각이다.
문 후보는 "양극화 해결의 기본 출발은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것"이라며 "이미 일자리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고 자신했다. 문 후보는 이미 여러 차례 방송 토론회를 통해 일자리 창출방안을 이야기했다. 민간이 (일자리를) 만드는 게 원칙이지만, 그동안 실패했고, 이제는 정부와 공공부문이 마중물 역할을 해야한다는 것.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 2명 채용시 추가 1명의 임금을 3년간 전액 지원 등의 정책 공약 역시 마찬가지. 이런 방식으로 3년간 45만개의 중소기업 일자리가 늘어나게 된다는 설명이다.
비정규직 격차를 줄이기 위해 문 후보는 "동일 가치 노동, 동일 임금을 법제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대기업과 중소기업, 남녀 임금 격차를 80%까지 좁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성과연봉제에 대해서는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일방적인 성과연봉제는 하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네 번째는 '소통'. 공약 중 하나인 '광화문 대통령 시대'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졌다. 그리고 "남대문에서 소주 한 잔 나누겠다"고 약속했다.
'광화문 대통령 시대'에 대해 "이게 될까"라는 게 실제 대중의 반응. 문 후보 역시 "경호 때문에 가능할까 하시는 데 전혀 걱정할 것 없다"고 웃음을 보였다. 미국 백악관도 일반 시민들이 들어갈 수 있는 개방형 구조라면서 말을 이었다.
또 그는 "남대문 시장뿐만 아니라 광화문 광장에도 나가서 시민들을 자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려고 한다"며 "미리 예고하면 경호 때문에 어려움이 있지만, 불쑥 찾아가면 큰 부담없이 시민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광주 무등산, 대구 팔공산 등 산행도 함께 할 수 있는 대통령이 꼭 되겠다"고 강조했다.
다섯 번째는 '미래'. 이 키워드에서는 협회의 특성에 맞게 변화하는 언론 환경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이뤄졌다. 인터넷 환경의 변화로 종이 신문 구독자는 점차 줄고 있고, 모바일을 통한 뉴스 소비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법체계는 종이 신문과 인터넷 신문을 같은 선상에서 규율하고 있다. 이에 대한 변화를 요구했다.
먼저 문 후보는 "기울어진 운동장 속에서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인터넷 매체 덕분"이라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어 "질문보다 어떻게 해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웃은 뒤 "여전히 많은 인터넷 신문들이 신문법의 규제를 받다보니 마치 종이 신문의 하위 매체처럼 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하나의 독자적인 새로운 유형의 언론, 독자적인 산업으로 다루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에 맞게 법체계를 갖추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언론 환경이 야당에게 그렇게 호의적이지 않았던 게 사실"이라면서 "적어도 언론 환경은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는데, 그 속에서 그나마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인터넷 매체 덕분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그동안 제도권 언론의 불공정함 속에서 공정성을 회복해 주신 인터넷 신문들께 감사의 말을 드리고 싶다"고 진심을 건넸다.
한국인터넷신문협회와 릴레이 인터뷰를 마치면서 문 후보는 세종대왕을 롤모델로 꼽은 이유와 함께 자신의 만들고자 하는 대한민국을 강조했다. 그는 "조세제도를 만들면서 일방적으로 지시한 게 아니라 5개월 동안 무려 17만 백성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했다. 우리 역사상 최초의 여론조사라고 볼 수 있다"며 "국민들하고 소통하고, 눈을 맞추고, 그속에서 국민들의 아픔을 껴안고 눈물을 닦아주는 정치를 꼭 하고 싶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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