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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견된 김두현의 와일드카드 탈락, 왜?

기사입력 2008.07.01 03:17 / 기사수정 2008.07.01 03:17

김병호 기자

[엑스포츠뉴스=김병호 기자] 박성화 감독이 30일, 2008 베이징 올림픽에 참가할 예비 엔트리 40명을 발표하였다. 

이 중 많은 관심을 받았던 부분은 23세 이상의 와일드카드였다. 최종 엔트리가 아니기 때문에 여유를 갖고 5명을 선발했는데 이 중 한 선수의 이름이 보이지 않았다. 그는 다음 시즌부터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게 될 김두현(웨스트브롬위치 알비온, 이하 WBA)이었다.

최근 대표팀에서의 대활약과 더불어, 본인 스스로 강하게 원했던 와일드카드 발탁이었기에 박성화 감독의 이번 결정에 김두현은 적지 않은 실망을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이미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었다. 그러면 이 지면에서는 올림픽 대표팀에 와일드카드 승선이 유력해 보였던 김두현의 탈락이 왜 예측할 수 있었는지 살펴보도록 한다.

박지성의 대체자가 아닌, 김정우와의 경쟁

박성화 감독이 얼마 전 회견 내용을 잠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당시 박성화 감독은 "왼쪽 풀백, 윙 포워드, 플레이메이커 3명을 뽑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이번 엔트리를 볼 때 왼쪽 풀백은 김동진을, 윙 포워드는 박지성의 대체자로 염기훈을, 그리고 플레이메이커는 김정우를 뽑은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김두현이 뛸 수 있는 자리는 어디일까?

김두현은 전형적인 플레이메이커이다. 즉, 박지성의 대체자로는 애당초 어울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김두현은 김정우와 경쟁을 해야 했고, 박성화 감독은 김정우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플레이메이커 겸 수비형 미드필더를 볼 수 있는 선수를 원한다"

박성화 감독은 김정우의 발탁과 김두현의 탈락에 대하여 "플레이메이커 겸 수비형 미드필더를 볼 수 있는 선수를 찾았는데 김정우 선수가 수비가 좋은 플레이메이커이기 때문에 선발했다."고 밝혔다.

박성화 감독은 카메룬과 이탈리아가 우리보다 전체적인 전력이 안정되어 있다고 판단하였고, 이에 미드필드에서 밀리게 되면 경기를 잡을 수 없다는 생각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공격적인 재능은 김정우보다 우위에 있지만 정적이고 수비력이 떨어지는 김두현보다는 좀 더 안정적인 경기 운영과 더불어 활동량과 수비력을 갖춘 김정우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보인다.

전술적인 문제

물론 박성화 감독이 김두현을 선발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박성화 감독의 전술을 본다면 김두현의 자리를 찾는 것은 꽤 어려운 일이다. 박성화 감독은 4-4-2 포메이션을 즐겨 써왔다. 그리고 중앙에 서는 미드필더 두 명에게 확실한 역할 분담을 주는 방식을 선호하지 않았다.

또한, 김두현은 대표팀에서나 성남에서도 4-3-3 포메이션에서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뒤에 두고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공격에 전념한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점을 비추어 볼 때 박성화 감독은 조력자를 통해 자신의 진가를 확실히 발휘하는 김두현이 합류하였을 경우, 지금까지 써왔던 전술을 다시 짜야하는 것에 대한 부담을 느꼈을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새로운 리그에서의 적응

또한, 김두현이 다음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게 되는 점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박성화 감독은 얼마전 기자 회견에서 "김두현의 발탁은 검토하고 있으나, 그는 올해 프리미어리그에 데뷔하여 시험대에 오른다. 개인적으로 중요한 시기를 앞두고 있다.

와일드카드는 올림픽에만 전념할 수 있는 선수를 뽑을 계획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여기서 프리미어리그의 시작일이 올림픽 기간과 겹치는 점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김두현의 소속팀 WBA는 이번 시즌 새로이 승격한 팀으로써 시즌 초반에 자칫 첫 단추를 잘못 꿰었을 경우 시즌 자체가 망가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리고 김두현 개인적으로도 초반에 자신의 진가를 발휘해야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볼 때 올림픽 대표팀의 합류는 팀에 안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해 보인다. 본인 역시도 이러한 점을 고민해야 할 것이고, 박성화 감독은 이러한 심리적 불안감이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2010년 아시안 게임에도 충분히 기회는 있다

결국, 이러한 여러 상황이 겹치면서 김두현의 와일드카드 합류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당시 8강에서 좌절했던 그였기에 이번 대회는 선배로서 후배들을 이끌며 메달을 따내고 싶었을 것이다. 또한, 그로 인한 병역 면제 또한 기대했을 김두현이었기에 아쉬운 심정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기회는 이번 대회만 있는 것은 아니다.

2010년 월드컵, 그리고 금메달 가능성이 충분한 2010년 아시안 게임도 있다. 이번 엔트리 탈락으로 인하여 김두현이 실망하기보다는 프리미어리그에서 더욱 발전한 모습을 보이며 2년 후에 후배들을 이끄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을 기대해본다.

[사진=축구 대표팀 요르단 홈경기에서 활약하는 김두현 (C) 엑스포츠뉴스 장준영 기자] 



김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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