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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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크스와의 싸움'에서 승리한 스페인

기사입력 2008.06.30 09:35 / 기사수정 2008.06.30 09:35

박남규 기자



[엑스포츠뉴스=박남규 기자] 48년 만에 우승을 노리는 스페인, 전통의 강호 전차군단 독일.

이 두 팀이 유럽챔피언 자리를 놓고 오스트리아 빈에서 만났다. 스페인은 비야의 부상으로 다시 4-1-4-1로 복귀하였고 경기 전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하였지만, 선발명단에 그 이름을 올리면서 우승을 향한 의지를 불태웠다.

초반 독일의 강력한 압박

독일은 초반부터 강력한 피지컬을 바탕으로 스페인을 압도했다. 최전방 공격수부터 시작된 적극적인 압박은 스페인 선수들이 패스할 공간을 허용하지 않았고 측면과 미드필더의 연계플레이로 스페인의 골문을 압박하였다. 스페인은 토레스까지 미드필더로 내려와 압박을 풀어내려 했으나 오히려 고립되는 모습이었다. 공격할 방법을 찾지 못한 채 볼을 돌리다가 번번이 역습을 허용하였다. 2006년 독일월드컵 프랑스와의 16강 경기에서 프랑스 선수들의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무기력한 모습만 보여주다 경기를 내주었던 악몽이 재현되는 듯하였다.

승리의 파랑새 토레스

시즌 개막전 유력한 득점왕 후보로 지목되었던 토레스, 공격적인 움직임에 비해 저조한 득점으로 팬들이 많은 아쉬워하였다. 비야의 결장으로 파트너 없이 혼자 헤쳐나가야 하는 토레스에게 그 짐이 너무 무거운 듯 보였다. 그러나 22분 골대를 맞추는 헤딩슛을 기점으로 스페인이 살아나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고, 32분 사비의 패스를 받아 람을 뿌리치고 레만을 따돌리는 칩샷으로 열리지 않을 것만 같았던 독일의 골문을 열었다. 이후 경기의 주도권을 가져간 스페인은 수차례 독일의 골문을 위협하였고 그 중심에는 토레스가 있었다.

통곡의 벽 마르체나

비야-토레스의 공격력, 사비로 대표되는 스페인의 창의적인 미들 그러나 이들 뒤에는 토너먼트 무실점으로 뒤를 든든하게 지켜준 마르체나가 있었다. 대회개막전 스페인의 수비는 스페인의 아킬레스건으로 지목받았다. 조별예선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여전히 불안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탈리와의 8강전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제공권, 밀착마크, 커버플레이 완벽한 수비를 보여주며 루카토니, 아르샤빈, 클로제 유럽에서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마르체나의 벽을 넘지 못한 채 고개를 떨어뜨리고 말았다.

독일, 극복하지 못한 수비불안

6경기 동안 10득점에 7실점 이번 유로 독일의 성적표이다. 포돌스키, 클로제, 슈바인슈타이거로 이어지는 공격은 합격점을 받았다. 그동안 막강한 공격력에 가리어 잘 드러나지 않았을 뿐 그러나 수비는 대회 내내 독일의 치명적 약점으로 지적되어왔다. 토너먼트 2경기 동안 총 4실점 한 수비는 독일의 우승에 물음표를 던져주었다.

뢰브감독은 다시 한번 공격력에 기대를 걸며 지난 경기랑 똑같은 라인업을 내세웠지만, 독일 공격은 스페인 중앙수비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오히려 독일의 양 측면이 스페인선수들에게 계속된 돌파를 허용하였고 결국 스페인의 우승을 바라만 봐야만 했다.

징크스를 날려버린 스페인

이번 대회에서 스페인은 징크스와의 싸움이었다. 악몽처럼 따라다니던 8강 징크스, 44년 동안 우승을 못한 무관의 제왕, 플라티니 이후 맥이 끈긴 득점왕의 우승, 펠레의 저주 이 모든 것을 이겨내 스페인의 우승은 많은 감동을 주었다. 세기의 재능들과 유럽 최고의 패스플레이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속이 없는 빛 좋은 개살구라는 말이 항상 따라다녔다.

하지만, 유럽 전통의 강호 이탈리아, 독일을 꺾고 히딩크의 마법까지 물리친 지금 지단 이후 예술축구의 재림을 선언하며 유럽 최고의 자리에 올라섰다. 징크스란 닻을 거둔 무적함대 그들의 힘찬 항해가 시작된다.

[사진(C)유로 2008 공식 홈페이지]



박남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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