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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2008 결산] 이탈리아의 '득' 과 '실

기사입력 2008.06.29 23:24 / 기사수정 2008.06.29 23:24

이강선 기자



[엑스포츠뉴스=이강선 기자]우리나라 축구 대표팀이 30년 동안 단 한 번도 져보지 않았던 중국을 상대로 패한다면 어떤 심정일까?

'월드 챔피언' 이탈리아는 무려 2번이나 그런 충격을 감내야만 했다.

30년, 88년 동안 네덜란드와 스페인을 상대로 패배를 당하지 않은 이탈리아, 분명 자신감을 가지고 이들과 상대했지만 얻은 것은 충격뿐이었다.
 
이탈리아는 네덜란드와의 조별에선 첫 경기를 0-3으로 패배로 시작하며 8강 진출에 불운한 징조를 띄더니 루마니아와의 경기에서는 극적인 무승부를 거두면서 희망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프랑스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하면서 8강 진출에 성공했다.
 


극적으로 진출한 만큼 8강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8강에서 만난 스페인에 승부차기 끝에 패하면서 씁쓸하게 대회를 마쳤다.
 
유로 2008 개막 전 축구 월간지 베스트일레븐과 해외축구 전문사이트 사커라인은 "유로 2008 우승 후보 0순위는?"이라는 주제로 설문조사를 했었다. 설문 조사 결과 2006 독일월드컵에서 우승에 빛나는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가 총 투표자 1228명 중 26.1%에 해당하는 320명의 선택을 받아 1위를 차지했지만 팬들의 기대와 달리 이탈리아는 부진했고 결국 결승전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① 조별예선 시작은 네덜란드에 30년 만에 패배였지만 결국 8강 진출

조별예선 첫 경기에서 네덜란드를 만난 이탈리아는 0-3으로 패배하면서 무릎을 꿇었다. 팽팽한 접전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탈리아는 한 경기 만에 무너져 버렸다.

이날 경기에서 이탈리아는 네덜란드의 전술에 적적하게 대응하지 못하며 위기를 맞았다. 미드필더에서 날카로운 패스를 보이는 피를로는 전방 공격수 루카토니와 안토니오 디 나탈레에게 제대로 된 패스를 한 번도 성공시키지 못했다.

이런 상황이 나왔을 때부터 이탈리아의 패배는 예견된 것일지 모른다. 반면 네덜란드는 플레이어 전원이 70%가 넘는 패스 성공률을 기록하면서 이탈리아와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이탈리아는 네덜란드전 패배를 뒤로하고 다음 경기를 준비했다. 상대는 복병 루마니아. 프랑스와 끈질긴 접전 끝에 0-0무승부를 거두며 놀라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 루마니아였다.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보인 루마니아전

루마니아는 후반 10분 수비 진영에서 넘어온 프리킥을 이탈리아 잠브로타가 골키퍼 부폰에게 헤딩 패스했지만 미스 플레이가 되어 버렸고, 루마니아의 무투가 그 실수를 놓치지 않고 골로 연결하면서 일격을 가했다. 그러나 이탈리아는 곧바로 파누치가 동점골을 넣으면서 뒤쫓았다.

이후 팽팽한 접전이 이어지던 끝에 루마니아가 PK 찬스를 얻었지만 부폰의 선방으로 가까스로 토너먼트 탈락 위기에서 벗어났다.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던 이탈리아가 조별예선에서 네덜란드에 30년 만에 패배를 당하고, 상대적으로 약체인 루마니아를 상대로 무승부를 기록했다는 것은 축구팬들로서는 믿기 힘든 장면이었다. 

8강 탈락 위기 속에서 이탈리아는 자신들과 마찬가지로 예상외로 부진하고 있는 프랑스와 맞대결을 갖는다. 이전까지만 해도 불운이 따랐던 이탈리아였지만 프랑스전에서는 운이 따랐다. 프랑스의 핵심 리베리가 경기 초반 불의의 부상으로 교체되면서 이탈리아를 웃게 했고 전반 24분 프랑스 수비의 핵심 아비달의 퇴장은 이탈리아를 두 번 웃게 했다.

이날 경기에서 프랑스에 2골을 넣으며 경기를 잡은 이탈리아. 8강에 진출하려면 네덜란드, 루마니아와의 경기에 따라 갈렸지만, 네덜란드가 루마니아를 잡아준 덕분에 8강에 진출하는 행운을 잡았다. 이날 경기에서 이탈리아는 3가지 행운을 모두 잡으면서 마지막에 웃는 팀이 되었다.

② 대회 끝은 스페인에 88년 만에 패배

8강전 상대는 우승후보 스페인이었다. 조별예선 전승으로 8강에 진출한 스페인. 이탈리아에는 부담이었지만, 이탈리아는 부폰의 선방을 앞세워 스페인의 화력공격을 무력화시켰다. 이탈리아도 스페인에 공격을 했지만 골은 터지지 않았고 결국 양팀은 승부차기로 승부를 가리게 되었다. 이탈리아는 프랑스전에서 얻었던 행운을 생각하면서 또 한 번 행운이 따라주길 바랬지만 스페인에 2-4로 패하면서 메이저 대회에서 88년 만에 무릎을 꿇었다.
 


8강까지의 여정을 살펴보면 이탈리아는 참 울고 웃었던 일이 많았다. 극적으로 8강에 진출하며 활짝 웃더니 승부차기로 안타깝게 패배를 당해 울고, 유로 2008 첫 경기에서 네덜란드에 30년 만에 무릎을 꿇더니 마지막은 스페인에 88년 만에 무릎을 꿇었으니 말이다.

③ 이탈리아가 얻은 소득

소득도 있었다. 바로 조르지오 키엘리니가 주인공. 키엘리니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훈련중 주전 수비수 칸나바로에 태클을 가해 부상을 입혀 한 경기도 뛸 수 없게 했다. 고의는 아니었지만 키엘리니한테는 정신적 스트레스였다. 칸나바로의 결장을 알자마자 주저앉고 울음을 터트릴 정도였다.

칸나바로의 공백은 이탈리아의 성적으로 이어졌다. 네덜란드전에 3골 헌납을 하면서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던 수비라인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그러자 도나도니 감독은 키엘리니를 루마니아전부터 중앙 수비수로 기용했다.

이탈리아의 수비라인은 이때부터 급격하게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나이에 걸맞지 않은 침착함, 강력한 태클과 몸싸움을 선보이면서 활약했다. 특히 8강전 스페인과의 경기에서는 비록 승부차기 끝에 패하긴 했지만 스페인 골케터 다비드 비야를 확실하게 묶으면서 단 한 골도 내주지 않게 했다.

이런 키엘리니의 맹활약에 이탈리아는 새로운 희망을 얻었다.

[사진(C) = 유로 2008 공식 홈페이지]



이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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