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채정연 기자]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흥국생명이다.
흥국생명은 30일 화성 실내체육관에서 IBK기업은행과 2016-2017 NH농협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4번째 승부를 벌인다. 첫 경기를 접전 끝에 잡아내며 신바람이 난 흥국생명이었지만, 기업은행의 투혼과 경험에 두 경기 연속 무릎을 꿇었다. 4차전마저 빼앗긴다면 그대로 흥국생명의 봄배구는 끝난다.
9년만에 정규리그 정상에 오른 흥국생명은 이번 시즌 박미희 감독의 지도 아래 돌풍을 일으켰다. 타비 러브와 이재영이 주포로 활약했고, 베테랑 김수지와 살림꾼 신연경의 활약이 더해져 승리를 쌓아왔다. 세터 조송화의 성장 역시 흥국생명을 리그 1위로 만든 원동력 중 하나였다.
챔피언결정전 1차전 분위기는 좋았다. 쉽지는 않았지만 5세트까지 간 치열한 승부 끝에 승리를 따냈다. 젊은 선수들이 많은 흥국생명인 만큼, 분위기를 타 2차전까지 내달릴 준비를 했다. 그러나 기업은행의 힘은 만만치 않았다. 막강한 외국인 선수 리쉘과 박정아의 공격력이 살아났고, 모든 것을 쏟아부어 경기에 임한 탓에 김희진은 경기 후 실신하기도 했다.
3차전 역시 접전으로 흘렀다. 흥국생명이 1세트를 따며 분위기를 잡았지만 기업은행에게 곧바로 2세트를 내줬다. 또다시 한 세트씩 나눠가진 두 팀은 1차전과 마찬가지로 풀 세트 경기를 치렀다. 그러나 결과는 1차전과 달랐다. 리쉘, 박정아 등 공격이 원활하게 진행됐고 블로킹, 백어택으로 기선을 제압한 기업은행이 5세트를 가져갔다.
흥국생명 공격의 핵심인 러브와 이재영의 공격력은 여전히 위력적이다. 둘은 3차전 56득점을 합작했고, 여기에 김수지가 13득점을 만들며 거들었다. 그러나 지치지 않는 리쉘을 비롯한 박정아, 김희진의 삼각편대를 뛰어넘기는 쉽지 않았다. 여기에 팀의 살림꾼 신연경의 무릎 상태가 좋지 않다는 점이 흥국생명에게 있어 무엇보다 안타까운 점이다.
이번 시즌 흥국생명은 박미희 감독의 부드러운 리더십과 더불어 젊은 선수들의 패기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경험 부족은 단기간에 커버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재영은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젊은 선수가 많아 즐겁게 게임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4차전에서 흥국생명이 '분위기'를 잡고 경기를 5차전까지 끌고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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