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5.18 07:54 / 기사수정 2008.05.18 07:54
[엑스포츠뉴스=김경주 기자] 2008년 5월 17일 현재, 206일, 220일 그리고 360일, 412일째. 이 날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쉽게 감이 잡히시나요? 무슨 연관이 있을까 싶기도 하고 암호 같기도 한 이 기간은 다른 게 아니라 K-리그 한 공격수가 홈구장에서 골을 넣지 못한 굴욕(?)의 기간입니다.
206일은 공식 경기에서 골을 넣지 못한 날, 220일은 리그 경기에서 골을 넣지 못한 채 지내온 날들이고, 360일은 탄천에서 치른 공식 경기에서, 412일째는 탄천에서 치른 리그 경기에서 골을 넣지 못한 채 보낸 날들입니다. 리그는 벌써 1년이 넘었네요.
솔직히 고백하자면 기자는 한동안 그에 대한 기대를 버렸었습니다.
뛰면 뛰나 보다. 별다른 게 있겠더나. 싶었었거든요. 그런데 문득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고 후반 교체 출전을 준비하는 그를 보고나니 혹시나 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정성룡 골키퍼 뒤에서 사진을 찍던 기자는 슬그머니 자리를 옮겨 울산의 김영광 골키퍼 뒤에 자리했죠. 그가 골을 넣으면 세리머니 사진을 멋지게 찍어 주리라. 맘먹고 말이죠.
후반 23분 이 날 데뷔 골을 넣은 뻬드롱과 교체 출전한 그는 이 날도 골을 기록하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울산 수비수와 부딪히면 한 발 물러섰고, 흐르는 공을 먼저 잡기보단 공을 잡은 수비수를 쫓아갔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그 글은 어김없이 한 페이지를 장식했고요. 아마 그가 골을 넣는 그날까지 이 글은 꾸준히 올라올 듯싶네요.
지금 그의 모습은 그와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조금 더 상대 수비수와 부딪히고, 그 부딪힘의 반동을 이겨내고 흐르는 공을 향해 달려가 상대의 골망을 가르는 게 그와 훨씬 어울리는 모습이죠. 그가 곧 자신에게 어울리는 그 모습을 되찾으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수원과의 경기에서 보여줬던 세리머니처럼 두 팔을 날개 삼아 훨훨 날아 주기를 바라봅니다. 만면 가득한 웃음이 동료의 골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골 때문이길 그리고 그라운드 밖이 아닌 안에서 기뻐할 수 있기를 말입니다.
그래서 글의 제목도 'K-리그 한 팀의 스트라이커가 매 경기 공격 포인트를 올린다는 데 사실인가요?'로 바뀔 수 있기를 또한 바라봅니다.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는 누가 뭐래도 성남의 NO.9 김동현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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