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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 동부지구의 '파란', 템파베이 레이스

기사입력 2008.05.15 11:28 / 기사수정 2008.05.15 11:28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템파베이는 미국 플로리다 주에서 북동쪽에 위치한 휴양도시입니다. 항상 따뜻하고 더운 날씨에 많은 휴양객이 몰려드는 특색으로 이 도시에는 오랫동안 토착해서 사는 인구는 다른 도시에 비해 적습니다.

프로스포츠가 한 지역에서 열광적인 사랑을 받으려면 팀의 전통과 인지도가 중요합니다. MLB에서 가장 인기 있는 구단들인 뉴욕 양키스와 시카고 컵스, 그리고 보스턴 레드삭스는 모두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며 대대손손 그 지역 사람들에게 꾸준히 사랑을 받은 구단들입니다.

이에 비해 템파베이는 다른 도시에서 지내다가 은퇴 후, 노년을 휴양도시에서 지내기 위해 건너온 이들이 많은 도시입니다. 그래서 같은 지구의 팀인 레드삭스와 양키스가 템파베이에서 경기를 가지면 오히려 홈팀인 레이스보다 이 두 팀을 응원하는 관객들의 수가 상당합니다. 


그리고 템파베이 레이스는 98년도에 창단한데다가 아직까지 5할 승률을 단 한 번도 이루지 못하고 시즌을 종료했기 때문에 메이저리그 전체구단들 가운데 구단가치가 최저로 평가받는 구단입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템파베이에서 성공적인 프랜차이즈 구단으로 정착할 지의 여부는 구단이 창단할 때부터 지속적으로 이어져 왔습니다. 팀의 성적도 좋지 않았지만 같은 플로리다 지역의 팀인 말린스와 더불어 가장 관중을 적게 동원하는 단골 팀으로도 유명한 팀이 바로 템파베이 레이스였습니다.

그러나 5월 15일이 지난 현재, AL 동부지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팀은 보스턴도 뉴욕 양키스도 아닌 템파베이 레이스입니다. 이것은 팀 창단 이후 처음으로 단독 1위를 달리는 경우입니다. 시즌 초에 템파베이의 상승세가 이어지자 전문가들과 팬들로부터 반짝하다가 사라질 첫 번째 팀으로 템파베이가 선정되었습니다.

하지만, 4월이 지나고 5월 중순까지 들어서며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템파베이의 상승세는 심상치 않습니다. 앞으로 있을 인터리그와 13연전에서 5할 이상의 승률을 올린다면 적어도 이번 여름까지 템파베이의 돌풍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템파베이의 선수 구성을 살펴보면 딱히 강팀으로 꼽을 특징도 없지만 결코 과소평가할 팀은 더더욱 아닙니다. 현재 템파베이의 급부상을 이끌고 있는 것은 바로 선발진입니다. 지난해 요한 산타나(현 뉴욕 메츠)를 제치고 탈삼진 왕에 올랐던 리그 최고의 영건인 스캇 카즈미어가 부상에 시달렸지만 그 뒤를 받쳐주던 앤디 소난스틴과 제임스 실즈의 활약은 마운드에 안정을 가져왔습니다.

특히 소난스틴은 방어율은 5.07로 그리 좋지 못하지만 팀 타선의 지원에 힘입어 팀 내 최고승인 5승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템파베이 선발진에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투수는 제임스 실즈입니다. 실즈는 현재 4승 2패에 51이닝 동안 47개의 안타를 허용하고 3.14의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선발진에 힘을 실어주는 투수는 바로 LA 다저스 시절, 최고의 유망주로 꼽혔던 에드윈 잭슨입니다. 다저스에서 활약한 시절에는 차기 다저스 스타디움을 지배할 유망주로 평가받았던 그였지만 성장은 좀처럼 빠르지 못했으며 결국은 템파베이로 트레이드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2승 3패의 전적을 보여주고 있지만 방어율은 3.47을 기록하고 있고 특히 한국시간으로 14일에 벌어진 양키스와의 홈경기에서는 7이닝 동안 무실점 투구를 펼치며 최고의 피칭을 보여주었습니다.


여기에 부상을 떨치고 새롭게 합류한 에이스 스캇 카즈미어마저 자신의 투구를 되찾는다면 템파베이는 아메리칸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영건 선발진’을 구축하게 됩니다. 또한, 은퇴 후 다시 돌아온 왕년의 소방수인 트로이 퍼시발이 템파베이의 뒷문을 단단히 단속해 주고 있습니다. 애너하임 에인절스(현 LA 에인절스 오브 애너하임) 시절, 주전 마무리 투수로 활약한 그는 여러 가지 부상 때문에 디트로이트에서의 선수생활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그러나 부상을 극복하고 69년생으로 적지 않은 나이이지만 아직도 선수생활을 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것을 스스로 판단한 퍼시발은 빅 리그에 다시 복귀했습니다. 그리고 올 시즌엔 제2의 전성기를 누리며 템파베이의 불펜진을 이끌고 있습니다.



최근 템파베이의 경기를 살펴보면 후반으로 갈수록 실점이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렇게 선방하는 불펜진의 활약 속에 연장전이나 9회 말에 가서 템파베이가 극적으로 승리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팽팽한 승부에서 근성을 발휘하며 마침내 이겨내는 팀의 모습은 바로 팀의 조직력이 살아있다는 증거입니다. 최상의 팀을 구성하기에 여러모로 부족한 팀이 템파베이지만 패배주의에 익숙한 기존의 팀 컬러는 올 시즌에 들어서면서 확연하게 바뀌었습니다.

지금과 같이 템파베이가 지속적으로 좋은 승률을 유지해 나가려면 무엇보다 에이스인 스캇 카즈미어의 회복 여부가 가장 중요합니다. 또한, 선두타자인 이와무라와 팀의 중심타자들인 칼 크로포드, B.J 업튼, 카를로스 페나 등이 3할 대에 근접한 타율을 쳐주며 지금보다 많은 출루율과 타점을 기록해야 타선의 무게감이 더욱 살아날 수 있습니다.

템파베이는 만년 하위팀에게 주어지는 특권인 드래프트를 통해 얻은 특급 유망주들과 팜에서 키워낸 젊은 선수들, 그리고 이제는 한물간 황혼기의 노장선수들이 늘 주축이 된 팀이었습니다.

이런 점은 표면적으로 보면 올해도 비슷하지만 어느 해보다도 팀의 전력은 상당히 올라와 있는 상태입니다. 과연 메이저리그 최고의 팀인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 그리고 투자가 결코 적지 않은 팀인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버티고 있는 지구인 AL 동부지구에서 템파베이 레이스가 얼마만큼 선전할 지의 여부도 이번 시즌에서 가장 흥미롭게 지켜봐야 할 부분입니다.

 
[사진=템파베이 레이스 공식 홈페이지 (Tampa Bay Rays MLB.COM)]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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