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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84] 김동현 기자회견 후기 - 자신감이 최대장점

기사입력 2008.05.09 12:47 / 기사수정 2008.05.09 12:47

강대호 기자

[엑스포츠뉴스=강대호 기자] 24일, 미국 네바다주 MGM 그랜드가든 아레나에서 열리는 UFC 84에는 1993년 대회 창설 이후 처음으로 한국인 김동현(9승 1무 1패)이 출전한다. 8일, 김동현은 서울시 종로구 경운동의 ‘민가다헌’에서 출정식을 겸한 기자회견으로 출국을 앞두고 각오를 다졌다.

현재 세계최대·최고의 종합격투기대회인 UFC에 첫 한국인 참가라는 점에서 김동현은 그동안과 비교할 수 없는 관심을 받고 있다. 김동현은 과거 프라이드의 2부리그 역할을 했던 일본의 DEEP에서 2006년 5월 24일부터 7승 1무를 했고 지난해 10월 10일에는 웰터급 챔피언결정전에도 무승부를 거뒀다. 일본격투계의 인정을 받고 프라이드 진출이 기정사실이 됐음에도 국내의 김동현에 대한 관심은 ‘아는 사람만 아는’ 수준이었다.

김동현이 종합격투기 입문과 함께 가진 포부는 ‘프라이드 출전’이었다. DEEP에 참가한 것도 프라이드를 위한 준비단계로 여겨졌지만, 당대 최고·최대단체였던 프라이드의 소멸로 김동현의 진로는 일본에서 미국으로, 경기장은 링에서 철창으로 바뀌었다.

그동안 한국 격투기시장의 중심은 링을 기반으로 한 일본무대였다. 프라이드, 세계 유일의 입식타격기 메이저단체로 종합격투기대회 히어로스도 겸했던 K-1에는 국가대표 출신이나 다른 종목에서 명성을 쌓은 선수들이 주로 출전하며 한국의 격투기 대중화에 이바지했다.

김동현은 기자회견 중 무심코 ‘링에 오르면’이라는 표현을 썼다. 직후 ‘케이지에 들어서면’이라고 말을 정정하면서 본인과 좌중이 웃음을 지을 정도로 아직 한국격투기는 철창보다는 링에 익숙하다.

이는 단순히 느낌상의 문제가 아니다. UFC 적응 훈련을 묻는 말에 김동현은 “철창이 설치된 체육관이 없다.”라고 말했다. 김동현의 소속팀인 《부산 팀 M.A.D》와 일본전지훈련을 함께한 종합격투기훈련단체 《와쥬쓰 게이슈카이》(和術慧舟會, 화술혜주회)에도 철창이 없는 실정이다.

김동현은 물론이고 화술혜주회 도쿄지부에 속한 UFC 선수 오카미 유신(22승 4패)과 나카무라 게이타(14승 2무 3패)도 철창보다 구석에 몰렸을 때 불편함이 더한 벽을 이용한 훈련을 하고 있긴 하다. 하지만, 김동현이 미국 출국 전까지 철창을 경험하지 못하는 것은 링 중심의 한국격투기에서 그의 UFC 진출이 얼마나 이례적인지를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범인이라면 이전과 비교할 수도 없는 관심이 부담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김동현은 UFC와의 계약단계부터 출국을 앞두고 ‘출정식’을 갖는 현재까지 일거수일투족이 언론에 보도되는 현실에 대해 “과거 일본에서 좋은 활약을 했음에도 한국의 관심은 거의 없다시피 했다.”라며 오히려 이를 반긴다는 반응을 보였다.

관심을 즐기는 김동현의 마음가짐은 실력에 대한 자신감에서 나온다. 김동현은 데뷔전에 대해 “반드시 이긴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승리에 집착하여 경기를 그르치고 싶진 않다. 한국 격투기 문화도 많이 성숙했다고 생각한다. 좋은 경기내용을 보여준다면 결과와 상관없이 호평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자만이나 오만은 결코 아니지만, 자신의 기량과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없다면 나올 수 없는 발언이다.

일부 언론의 보도처럼 김동현이 기자회견에서 세계 웰터급 최강자인 조르주 생피에르(16승 2패, UFC 챔피언)와도 해볼 만하다는 오만을 보인 적은 없다. 김동현은 모든 UFC 웰터급 선수의 기량을 탑이라 평했고 프라이드 출신 선수들의 실패, 최근 잇달아 발생하는 2연패 이상 선수에 대한 UFC의 중도계약해지도 분명히 인지하고 있었다. 현실적으로 김동현이 UFC와 맺은 4경기 계약을 탈 없이 마치려면 연패 없이 2승 2패 이상의 성적을 거둬야 한다.

그럼에도 ‘챔피언’이란 근본적인 목표를 부정하진 않았다. 상대에 대한 인정과 존중이 자칫 자신감 상실과 위축으로 이어지는 것은 현재 김동현과는 무관한 것 같다. 그에게 UFC 웰터급은 뛰어난 선수의 모임이지 넘지 못할 산은 아니다. 김동현은 생피에르에 대해서도 “언젠간 상대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며 목표임을 분명히 밝혔다. 당장 호각을 이룰 수 있다는 자만은 절대 아니지만 피하진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김동현의 UFC 진출은 ‘한국 최초’라는 수식으로 알 수 있듯이 국내 종합격투기의 한 획을 긋는 의미심장한 사건이다. 이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관심의 이유이자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어려움이기도 하다. 프라이드와 K-1에 진출했던 많은 선수와 달리 김동현은 순수하게 종합격투기 기량만으로 메이저대회에 서기 때문에 실패한다면 인기가 식는 것도 순식간일 것이다.

그러나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또한, 김동현은 어려움에 개의치 않고 자신하는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겠다는 의지에 차있다. 다행히 실력만으로 여기까지 올라온 선수라 그런지 국내 여론은 매우 호의적이다. 불안과 걱정도 일리가 있지만, 이 글을 쓰는 필자부터 김동현을 만난 후 그의 믿음과 꿈을 함께하고 싶어졌다. 김동현의 UFC 경력이 내용을 중시하는 성숙한 격투기문화 정착에 일조할 수 있길 기원한다. 

참고: 이 글은 국립국어원의 외래어 표기법과 현지시각을 반영했다.  

김동현

생년월일: 1981년 11월 17일 (만 26세)
신체조건: 184cm 77kg
국적: 대한민국
기본기: 롤러스케이트(초등학교), 유도(중학교 3학년부터 수련, 용인대 유도학과 4학년)
종합: 9승 1무 1패
주요경력: 지우짓수 한국선수권·그래플링대회 더 그랩 우승, 2007년 10월 10일 DEEP 웰터급 챔피언결정전(무승부)
비고: UFC와 18개월 4경기 계약

강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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