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선우 기자] "90년대 예능을 다시 보는 거 같아서 좋아요."
JTBC '싱포유' MC 인터뷰 중 문희준의 말이다. 그에게 '싱포유' MC여서 좋은 점을 묻자 "자극적이지 않은 착한 예능이라서 좋다. 마치 H.O.T. 시절에 했던 90년대 예능 같은 느낌이 들어서 반갑고 친근하다"고 답했다.
문희준의 말처럼 채널, 그리고 프로그램의 다양화 속에서 자극적이고 센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던 시기를 지나 착한 예능의 기분 좋은 반란이 시작된 것. 특히 이 양상은 JTBC 예능 프로그램에서 두드러진다. 출연자도 프로그램 포맷도 모두 다르지만, 시청자에게 따스함과 힐링을 선사한다는 점은 동일하다. 특히 '한끼줍쇼'는 첫회 2.8%(닐슨코리아, 전국기준)에서 지난 1일 방송이 5.5%를 기록하며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매주 포털사이트 인기 검색어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한끼줍쇼'는 일반 가정집을 찾아 '따듯한 집 밥' 한끼를 먹는 프로그램이다. 처음에는 문전박대를 당하기도 했으나, 이제는 JTBC의 대표 예능으로 발돋움할 정도로 자리 잡았다. 특히 일반인 출연자들과도 어색함 없는 케미의 강호동과 무심한 듯 세심한 '예능대부' 이경규의 합이 시너지를 발휘한다. 그 속에서 대한민국 평범한 가정들의 저녁 시간 이야기를 전하며, 시청자로 하여금 공감을 사기도 하고 편의점에서 급하게 끼니를 때우는 학생들의 모습에서 녹록지 않은 현실을 반영하기도 한다.
지난 2월 3일 첫방송한 '내 집이 나타났다'는 다양한 사연의 주인공들에게 신축 프로젝트를 통해 기적의 집을 선사하고 있다. 여기에 권상우, 한지민 등 톱스타들 또한 선행에 동참하며 훈훈함을 더한다. 여기에 MBC '러브하우스'로 익숙한 건축가 양진석이 함께해 신축 프로젝트의 완성도도 높이고 있다. 처음과는 확연히 달라진 집의 모습에 '유지가 가능하겠나'라는 우려가 나오기도 하지만, 그만큼 작은 기적을 선사하고 있다.
사연자의 이야기로 공감송을 만드는 '싱포유', 버스커들이 풀어가는 진심어린 이야기로 대중과 소통한 '말하는대로' 등이 착한 예능 계보를 잇고 있다. 지난 8일 종영한 '말하는대로'는 마지막까지 시청자들에게 감동과 힐링을 선사하며 시즌2를 기약했다.
마치 이 프로그램들을 보고 있노라면, 앞서 '러브하우스'와 같이 과거 착한 예능 전성기였던 MBC '느낌표', '눈을 떠요' 등이 떠오른다. 이에 이 시절 향수를 떠올리는 이들과 자극적인 콘텐츠에 지친 이들이 겪는 위로가 동반되며 호평을 받고 있는 것.
시청률에서도 드러난다. 회를 거듭할수록 화제성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점점 더 대중의 사랑을 받으며 착한 예능의 저력을 드러낸다. 방송가, 그리고 넓게는 사회를 바꿔가는 부드러운 힘을 지녔다. 모두가 더 세고, 과한 것을 추구하려 할 때의 착한 예능은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터. 그러나 시청자들 또한 이들의 진정성과 진심에 응답했다. 착한 예능의 가장 큰 강점, 대중과 소통하고 함께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착한 예능의 귀환이 더욱 반갑다.
sunwoo617@xportsnews.com / 사진 = JTBC
김선우 기자 sunwoo617@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