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채정연 기자] 사소한 일로 다투곤 하는 이병규와 임재욱이지만, 그래도 서로만큼 믿고 의지하는 사람도 없는 진득한 친구사이다. 이병규는 임재욱에 대해 워낙 친구들에게 잘한다며 '받은 것을 돌려줄 줄 아는 사람'으로 평했다. 깊은 우정만큼 서로를 위해 희생한 점도 있었을 터. 이병규는 임재욱과의 의리를 지켰다가 2군으로 내려갔던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Q. 임재욱 : 너 내 부탁으로 방송출연하고 들켜서 2군 갔던거 기억나?
A. 이병규 : 그거만 생각하면 지금도 정말. 네가 꼭 나와야 한다고 해서 갔는데 덕분에 2군 갔잖아. 나는 그게 들킬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Q. 임재욱 : 그 프로그램, 보고 싶은 친구를 데리고 나오는 내용이었잖아. 다른 사람도 아니고 너는 내 정말 친한, 소중한 친구니까 꼭 출연시키고 싶었어. 처음에는 못 나온다고 했었던 것 같은데, 결국 어떻게 출연하게 된거지?
A. 이병규 : 당시 프로야구 시즌 한창이었던 때여서 당연히 출연 못한다고 생각했지. 원래 너에게도 못한다고 말했었고. 근데 하필 녹화 며칠 전 타구에 무릎을 맞을 건 뭔지. 절대 일부러 그런건 아닌데, 어쨌든 나는 무릎 회복을 위해 서울에 남게 됐었어. 팀은 날 두고 원정경기를 치르러 지방에 내려갔고.
Q. 임재욱 : 부상에도 불구하고 방송에 출연해줬던 거네?
A. 이병규 : 다행히 심한 부상은 아니었지. 며칠 휴식하면 나을 수 있는 정도여서 서울에 남아있었고, 이후 다시 팀에 합류하기로 했었어. 걸을 수 있는 정도였고 그래서 방송 출연해달라는 부탁도 들어줄 수 있겠다 생각했지. 게다가 경기는 저녁에 치르고, 그 프로그램도 저녁에 방송하니까 아마 모르지 않을까, 약간 안일하게 생각하기도 했고.
Q. 임재욱 : 당시 나와 같이 출연했던 배우가 워낙 인기스타였고, 그래서 지고 싶지 않더라고. 네가 부탁을 들어줘서 정말 고마웠어. 그런데 그 방송 나가고 나서 네가 2군으로 내려갔지. 감독님이 방송을 보셨다고 했었나?
A. 이병규 : 그랬지. 하필 그 방송 나가는 날 비가 와서 경기가 취소됐는데 팀에서 내가 방송에 나온 모습을 봤나봐. 프로그램 끝나고 매니저에게 전화왔다, 감독님이 내일 바로 2군 내려가라 했다고. 대체 어떻게 보신건지 모르겠어(웃음)
Q. 임재욱 : 지금 생각하면 고맙고 미안하네.
A. 이병규 : 이런게 의리지. 그렇지만 지금도 그 때만 생각하면 아찔해.
Q. 임재욱 : 그리고 전화번호 또 지웠어?
A. 이병규 : 당연하지(웃음)
Q. 임재욱 : 이렇게 장난스럽게 이야기했지만, '야구선수' 이병규를 얘기할 때 정말 네가 내 친구라는게 자랑스러워. 이병규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게 팬들의 육성응원이지.
A. 이병규 : 아, 2014년 준플레이오프 3차전 말하는거지?
Q. 임재욱 : 맞아. 잠실야구장 1루를 가득 채운 팬들이 오로지 육성으로만 '이병규'를 연호하는데, 정말 전율이 이는 장면이었지.
A. 이병규 : 그 응원 때문에 무역센터가 흔들렸지(웃음)
Q. 임재욱 : 네가 야구에 있어 누구보다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내가 잘 알지. 나는 네가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서 있을 때 가장 멋지다고 생각해.
A. 이병규 :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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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스친소③] 임재욱 Says "병규야, 나랑 술마시면 꼭 홈런 치더라"
lobelia12@xportsnews.com / 사진=박지영 기자, 영상=서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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