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최정원은 늘 카리스마로 무대를 장악하는 베테랑 뮤지컬 배우다. 무대 밖에서는 다르다. 호쾌하고 웃음이 많아 친근한 느낌을 물씬 풍겼다.
최정원은 28일부터 5월 7일까지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열리는 뮤지컬 ‘오! 캐롤’에 에스더 역으로 새롭게 합류했다. 지난 5일까지 광림아트센터에서 공연한 ‘오! 캐롤’은 유쾌한 줄거리와 추억을 상기하는 넘버가 매력적인 작품이다. 최정원은 “‘오! 캐롤’이 운명 같다며 웃었다.
“처음에는 ‘맘마미아’의 지방공연과 겹쳐서 못했어요. 한곳에 올인할 수 없을 것 같았거든요. (전)수경이와 앙코르 할 때 해야지 했는데 이렇게 빠를 줄 몰랐어요. 차기작 전에 딱 비어있어서 운명이구나 했죠.
엄마가 영어로 외우고 있을 정도로 가장 좋아한 노래가 ‘오! 캐롤’이었어요. 엄마의 리즈시절 때 유행한 음악이어서 처녀 시절이 생각난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 작품에 합류하게 돼 너무 기뻐요. 첫 작품부터 30년 가까이 함께한 남경주 씨도 있고요. 같이 MC도 보고 사랑하는 내용인데, ‘오 캐롤’은 여러모로 운명적인 작품인 듯해요.”
‘오!캐롤’은 복고풍 뮤지컬이다. 허비와 에스더를 필두로 부담 없이 따라갈 수 있는 쉬운 내용, 60년대 가수 닐 세다카의 음악을 적재적소에 삽입해 향수를 자극한다.
“음악은 추억으로 가는 가장 빠른 시간인 것 같아요. 학창시절 친구들이 생각나고 울컥할 때가 있어요. 저도 엄마의 영향으로 닐세다카의 음악을 많이 들었어요. 60, 70년대가 생각나고 그러다 보니 많이 와 닿아요. 요즘처럼 강렬하고 비트 있는 음악은 아니지만 더 부드럽게 다가갈 수 있어요.
친구라는 키워드를 좋아하는데 이 작품을 보면서 울컥했어요. 중년이 되고 어른이 되니까 열정적인 사랑이 아니라 오랫동안 함께 지낸 우정과 사랑이 소중하더라고요. ‘오! 캐롤’은 그런 친구의 우정을 잘 표현했어요.”
복고적인 아날로그 감성이야말로 이 작품의 인기 비결이다. 최정원도 그런 요소에 매료됐다.
“느림의 미학이 있는 작품이에요. 요즘 공연은 굉장히 빠르고 자극적인데 ‘오! 캐롤’은 어떻게 보면 유치하지만 뜨거워져요. 어릴 때 엄마가 많이 들려준 닐 세다카 음악 덕분에 추억으로 돌아가게 돼요. 대본을 봤던 날부터 정독했어요. 외우려고 한 게 아닌데도 입에서 자연스럽게 대사가 나오더라고요.
요즘 연기 부분에서 리액션이 제일 재밌어요. 어릴 때는 액션이 중요했고 내가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했는데 지금은 상대방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는 게 재밌어요. 상대방이 어떤 뉘앙스를 주느냐에 따라 웃을 수 있고 울 수도 있는 부분이 참 재밌어요. 남의 대사에 대한 생각이 정확하게 구축이 돼 있죠. 예전에는 머리로 했다면 지금은 가슴으로 하게 돼요. 그러다 보니 옛날보다 대사를 외우는 게 더 쉬워요.”
‘오! 캐롤’을 통해 강렬한 이미지가 아닌 부드러운 최정원도 보여주고 싶다.
“‘시카고’나 ‘유린타운’, ‘아가사’, ‘맘마미아’까지 강렬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역할이었는데 ‘오! 캐롤’에서의 에스더는 여성스러워요. 내 안에도 부드러움이 숨어 있는걸 보여주고 싶어요. 강렬한 부분은 없지만 여성스러운 부분이 살아날 것 같아서 좋아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클립서비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