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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초점] tvN 예능 2월 대개편, 결국 구관이 명관이로다

기사입력 2017.02.20 09:50 / 기사수정 2017.02.20 09:21

박소현 기자

[엑스포츠뉴스 박소현, 이아영 기자] "구관이 명관, 승패는 두근거림에서 결정 난다."

tvN이 2월을 맞이하며 새 예능 프로그램을 대거 론칭했다. '新 나영석의 남자' 안재현과 그의 '구님' 구혜선의 신혼생활을 낱낱이 공개한 리얼리티 '신혼일기'부터 농구예능 '버저비터', 비밀친구와의 설렘 가득한 통화 데이트를 보여주는 '내 귀에 캔디2'까지 다양한 장르와 포맷으로 시청자를 유혹했다.

3일 '신혼일기'부터 시작, 18일 '내 귀에 캔디2'까지 총 다섯 프로그램이 베일을 벗은 가운데, '버저비터'와 '열살차이'의 부진이 눈에 띈다. tvN이 개국 10년 만에 예능 강국으로 우뚝 섰지만, 아직은 스타 PD와 검증된 포맷에 기댈 수밖에 없는 모양새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그래도 참신한 시도를 장려하고, 실패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쿨'한 태도가 tvN의 가파른 성장을 주도해왔다는 걸 생각하면 지금의 저조한 성적을 실패로 정의할 수는 없다.

▲ 신혼일기 (금요일 오후 9시 20분 방송)
- "결혼을 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 망설이는 그대에게."

'신혼일기'는 결혼을 권하면서 동시에 망설이게 만든다. 구혜선과 안재현의 강원도 인제에서의 겨울나기가 담긴 '신혼일기'는 그 비주얼만으로도 일단 눈호강. 두 사람의 달달한 신혼생활과 귀여운 반려견과 반려묘들도 한축을 담당한다. 드라마에서 미처 발견 못했던 구혜선의 털털한 매력은 여성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안재현의 존재는 오직 그가 한 명임을 아쉽게 만든다. 두 사람의 결혼생활은 잔잔하지만 부지런하게 돌아간다.

나영석 PD의 브랜드가 된 '삼시세끼'의 스핀오프라 해도 좋을 정도로 감성이 비슷하다. 다만 식구가 더 많고, 끼니를 위해 낚시를 하는 등 활동적인 부분이 많았던 원조 '삼시세끼'에 비해 조용하다. 일종의 힐링 프로로 가만히 보기에는 좋지만 상대적으로 파괴력은 적다. 포맷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 버저비터 (금요일 오후 10시 50분 방송)
- "예능은 거들 뿐, 열정이 본질이다."

현실판 '슬램덩크'다. 예능보다는 다큐에 가깝다. 마니아층이 형성되고 있는 이유도 그 때문. 예능보다 다큐에 가깝다는 것은 가볍게 볼 예능을 찾는 시청자들에게는 부담스럽게 다가올 수 있으나, 농구 팬들에게는 더욱 흥미로운 요소. 그래도 현주엽 감독의 너스레와 귀여움이 프로그램에 윤활제가 되어주고 있다. 이상윤을 필두로 '선수 겸 감독' 김수겸을 떠올리게 하는 오승훈을 비롯해 김혁, 오승환 등 다양한 선수들이 고루 조명받고 있다. 숨 가쁜 실제 시합 장면 등은 각본없는 드라마가 주는 재미를 충실히 전달한다. 다만 초반 생략된 드래프트 과정도 보여줬다면 팀별 팬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지 않았을까.

CJ E&M이 농구에 빠졌다. XTM '리바운드'가 끝나자마자 tvN에서 '버저비터'를 내놓았다. 연예인들의 '리얼한' 농구 대결을 보여주겠다고 선언했지만, 기존 예능을 답습하는 관성적인 편집이 시청자를 떠나게 한다. (최신 시청률 0.831%) 스포츠는 그 자체로 완성된 드라마 한 편이다. 현장의 감동을 훼손하지 않고 전달할 수 있는 편집 방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 집밥 백선생 시즌3 (화요일 오후 9시 40분 방송)
- "이번에는 또 뭘 따라 해 먹어볼까유."

첫 회는 냉장고 파먹기로 진행됐다. 자취생과 요리 초보 주부들에게 요리란 '집밥 백선생' 전후로 나뉜다. '집밥 백선생3'은 시즌 비기닝을 스튜디오가 아닌 시청자들의 집으로 향했다. 지난 시즌 마무리를 '집밥 콘서트'로 열어 전국 각지의 시청자들을 초대한 것처럼, 시청자들과 소통하며 포문을 연 것. 소통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제자들도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했다. '예능대세' 양세형과 새댁 남상미, '식샤님' 윤두준과 다크호스 이규한까지 라인업은 제법 그럴싸하고 흥미롭다. 아직 스튜디오 녹화분이 나오지 않아 케미를 속단할 순 없지만 '백선생'이 우리를 실망시킨 적이 있었던가.

'집밥 백선생3'는 레시피 쇼가 아닌, '수요미식회' 같은 음식을 주제로 한 토크쇼 형식을 띈다. 그리고 시즌3까지 올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백선생 백종원의 구수하고 노련한 입담이다. 근사한 음식도 한번 도전해 봄직한 것처럼 포장하는 "쉽쥬?(쉽죠)"라는 추임새는 '집밥 백선생3'의 원동력이다. 제자들은 요리 초보, 주머니 가벼운 자취생, 메뉴 고민 많은 시청자를 대변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 열살차이 (수요일 오후 11시 방송)
- "로코의 성공 조건은 '남자주인공'이지 말입니다."

로맨틱 코미디가 성공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조건은 남자주인공이 멋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tvN '도깨비'의 공유와 이동욱이 그랬고 KBS '태양의 후예' 송중기가 그랬다. 브라운관 너머로 설레고 브라운관 속 여주인공들이 못내 부러워져야 한다.

허나 '열살차이'는 여자 연예인도 시청자도 설레게 만들지 못했다. '열살차이'는 왜 저 여자 연예인들이 위아래로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인물들과 데이트를 해야하는지 그 당위성도 설렘도 재미도 주지 못했다. 도리어 당황스러울 소개팅에서도 배려와 미소를 잃지 않은 황보와 황승언의 매력을 발견하게 해줬다. 유일한 미덕. 다만 비교적 편집이 빠르게 진행됐던 점은 좋았다. 최여진의 데이트 상대들도 아직 등장하지 않은 이상 약간의 희망을 걸어본다.

▲ 내 귀에 캔디2 (토요일 오후 10시 50분 방송)
- "누군가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준다는 것은."

보는 순간 드는 생각은 아, 내게도 캔디가 있다면. 아는 것은 캔디의 목소리와 그의 전화번호뿐이지만 그 어떠한 로맨스 예능보다도 달달하고 묘하게 마음에 위안을 준다. 시즌2 첫 타자로 최지우를 선택한 점은 영리했다. 최지우는 tvN 예능과 매번 궁합이 좋았다. 목감기에도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자신의 캔디를 위해 영상과 사진을 담는 최지우와 그의 캔디 병국이는 설렘을 선사했다.

황치열과 정소민의 서로 일상을 바꿔 생활하는 포맷도 흥미로웠다. 에너지 넘치고 유쾌한 욜로(YOLO)족 황치열과 나긋나긋하고 다정한 목소리의 정소민은 막 시작하는 남녀의 데이트를 엿보는 것과 같은 기분을 전했다. 사진을 주고받고 영상통화를 하기도 하지만 묘하게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묻어나는 점도 좋다.

sohyunpark@ lyy@xportsnews.com / 사진 = tvN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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