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미국 플로리다에 스프링캠프를 차린 SK 와이번스가 특별한 방법으로 팀 분위기와 유대관계를 끌어올리고 있다. 트레이 힐만(54) 감독의 아이디어다.
지난주 힐만 감독은 박정권, 박재상, 조동화, 신재웅, 박정배, 채병용과 나주환, 임준혁까지 8명의 베테랑 선수들과 미팅을 가졌다. 약 3시간 동안 진행된 이 미팅에서 힐만 감독은 고참 선수들의 역할과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리고 다음날, 힐만 감독은 신진급 선수 7명과 외국인 선수 대니 워스를 포함한 8명과 고참 8명의 짝을 지은 뒤 후배가 선배에 대해 알아보고 소개하는 시간을 가지도록 지시했다. 워스와 박재상이 한 조가 된 것을 비롯해 박정권-임석진, 조동화-권기영, 신재웅-박세웅, 박정배-김성민, 채병용-김찬호, 나주환-최정용, 임준혁-박종욱의 짝이 지어졌다.
힐만 감독은 이런 아이디어를 낸 것에 대해 "그동안 같이 야구를 하면서도 잘 몰랐던 선배들의 진솔한 내용을 후배들이 직접 소개함으로써 서로를 좀 더 알아가는 계기는 되는 것은 물론, 이를 통해 선배에 대한 존중을 유도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지난 11일 워스가 박재상을 소개한 것을 시작으로 14일까지 후배들의 '선배 소개'가 이어질 예정이다. 워스를 포함시킨 것도 외국인 선수 역시 같은 팀의 일원으로 고참에 대해 존중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힐만 감독의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박재상과 한 조가 됐던 워스는 "서로 거의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인터뷰를 하고 질문을 하려니 처음에는너무 어색하기도 했고 지루한 감도 없지 않아 있었다. 그런데 몇 번 해보고 나니 박재상 선수에 대해 더 자세히 알게 됐고, 어느새 가까워진 기분이 들었다. 새로운 선수로서 기존 팀원, 베테랑에 대해서 알아가는 것은 정말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소감을 전했다.
이어 "서로가 가까워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아서 감사하다. 분명히 박재상 선수와 나는 온 일생을 지구 정 반대편에서, 다른 문화 속에서 살아왔지만, 정말 신기한 점은 그 와중에서도 비슷한 점이 많았다는 것이다. 휴식을 취하는 방식이나 생각하는 방식, 즐기는 것들에 대해서 많은 공감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박정권을 소개할 예정인 임석진은 "처음엔 말 걸기도 쉽지 않았는데, 선배님들과 조금은 가까워진 느낌이 들고 큰 형님이 생긴 것 같아서 든든하다"고 돌아봤다. 박정권 역시 "감독님께서 고참을 존중하면서도 후배와의 격의없는 대화를 통해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 생각된다"면서 "후배와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보니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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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