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최진실 기자] 배우 정우가 새로운 변호사 캐릭터로 돌아왔다. 다양한 캐릭터로 천의 얼굴을 보였던 정우는 자신의 필모그래피와 연기, 그리고 ‘재심’에 대해 이야기를 전했다.
정우는 오는 15일 개봉을 앞둔 영화 ‘재심’(감독 김태윤)에서 현실적이고 계산에 빨랐지만 이내 현우(강하늘 분)의 억울한 이야기를 듣고 진실을 찾기 위해 진심으로 나서는 변호사 준영 역을 맡았다.
정우는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엑스포츠뉴스와 만나 영화의 완성본이 자신의 생각보다 재밌고 따뜻하게 나와 감동이 있는 것 같아 좋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히말라야’ 이후 1년 2개월 만의 촬영이다 보니 보다 긴장했다고 솔직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재심’은 실화인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다. 정우가 연기한 준영은 실존인물인 박준영 변호사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다. 실화와 실존 인물을 연기한 것에 대해 정우의 생각은 어땠을까.
“시나리오의 첫 느낌 자체가 굉장히 재밌었어요. 알고 보니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더라고요. 놀랍기도 하고 충격적이었습니다. 연기함에 있어 박준영 변호사님의 제스처나 습관, 말투 이런 것을 미리 알면 의식하고 따라할 것 같았어요. 기본적인 모습에는 표현을 하지만 이후의 감정 표현에 있어서는 배우가 재해석 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하며 연기했습니다.”
정우는 오랜만에 ‘재심’을 통해 작품에 임하다 보니 연기에 대한 갈증과 열정이 강했다. 정우는 열정의 현장을 말하며 ‘유리창 사고’에 대해 회상하기도 했다. 실제 정우는 유리창을 깨는 신에서 얼굴과 양쪽 손에 큰 부상을 입었다.
“유리창도 깨고 얼굴과 손이 찢어졌어요. (웃음) 항상 연기자들이 연기할 때 감정은 가지고 있되 이성적으로 연기를 했어야 했는데 의욕이 앞섰던 것 같아요. 당시에는 제 얼굴을 생각할 겨를 없이 유리창이 깨져서 다음 테이크에서 애를 먹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직업병인가봐요. 하하. 얼굴에는 40~50바늘 정도 꿰맸어요. 다른 곳은 괜찮은데 왼손에 자칫하면 신경이 부상을 입을 수 있었는데 다행히 괜찮았습니다. 그래도 3~4개월 정도 손 때문에 힘들었습니다.”
정우는 영화 ‘쎄씨봉’, 예능 프로그램 tvN ‘꽃보다 청춘’에 이어 강하늘과 ‘재심’에서도 재회하게 됐다. 정우는 친한 강하늘과 작품에서 다시 만나게 된 것에 대해 재밌었다며 짓궂은 농담에도 웃음으로 응대해주는 강하늘의 모습에 ‘아름다운 청년’이라 놀리며 친분을 자랑하기도 했다.
또한 ‘쎄씨봉’ 당시에는 거의 신인이었던 강하늘이 조금씩 배우로서 색깔을 가지고 열심히 하는 모습에 응원을 해주고 싶다고 후배에 대한 애정을 전했다.
정우는 ‘재심’을 하게 되며 의외로 자신이 없었다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큰 욕심은 있었지만 자신이 없었다며 그렇기에 좀 더 많은 준비를 했고 이를 통해 나름의 자신감이 붙었다고.
“많은 것을 준비하지 않았나 생각하며 즐기지는 못했던 것 같아 아쉬워요. 작품을 하며 즐기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그런 면에서 ‘쎄씨봉’, ‘응답하라 1994’, ‘바람’ 등은 즐겼던 것 같아요. ‘재심’은 그런 면에서 좀 점수를 짜게 준 것 같아요.”
정우를 생각할 때 시간이 지난 작품이지만 여전히 ‘응답하라 1994’의 쓰레기 역은 가장 대중적으로 각인된 모습이기도 하다. ‘인생작’인 이 작품은 정우에게 있어 기쁨이기도 하지만 약간의 부담일 수도 있다. 정우는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저는 한 번도 캐릭터나 작품을 뛰어 넘어야 한다고 생각한 적이 없습니다. 연기적인 부분, 부족함을 느끼는 부분을 채워가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긴 해요. 어떤 분들은 인생작이라고도 하시는데 제가 어린 나이는 아니지만 아직 보여드릴 것이 많으니 그 정도는 아닙니다. ‘응답하라’와 함께 많은 분들이 기억해주시는 ‘바람’은 남다른 작품입니다. 제 추억들이 담겨져 있는, 연기적 작품을 떠나 의미를 주고 감사한 작품이죠.”
다양한 인물을 연기했던 정우는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며 액션, 느와르, 멜로, 코미디도 모두 재밌을 것 같다고 눈을 반짝였다. 어떤 장르의 영화거나 드라마거나 인연이 된다면 언제든지 하고 싶은 마음은 항상 있다며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네 멋대로 해라’와 같은 작품을 만난다면 더욱 좋겠다며 웃음을 지은 정우는 자신과 반전의 직업이 주는 시너지가 재밌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우의 2017년 시작을 활기차게 열어줄 ‘재심’, 그는 관객들에게 있어 ‘재심’이 다가갔으면 하는 방향과 자신에 있어 ‘재심’의 의미에 대해 말했다.
“어쩌면 영화의 소재로 인해 편견을 가지실 수 있겠지만 이를 깨고 극장에서 확인 해주시면 유쾌하고 따뜻함이 묻어 있는 작품을 만나실 것이라 믿습니다. 또 우리가 이런 사건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면 조금은 그들에게 힘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아직 체감할 수 없긴 하지만 책임감을 느끼는 작품이었고 오랜만의 촬영이라 서렘보다 긴장을 많이 한 작품이었어요. 아, 외롭기도 했어요. 특히나 외로웠던 작품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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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실 기자 tu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