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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육룡이 나르샤'로 시작해 '푸른 바다의 전설'로 마무리를 하기까지, 배우 이지훈의 2016년은 누구보다 바빴다. 사극의 왕 역할부터 단막극의 고등학생,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의 악역까지 맡는 장르와 캐릭터도 다양했다.
'푸른 바다의 전설' 종영 후 진행된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지훈은 "체력적으로는 힘들었지만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다보니 매 순간이 신선하고, 재미있었다"고 지난 해를 회상했다.
가장 재미있었던 역할로는 KBS 드라마스페셜 '전설의 셔틀'의 강찬 역을 꼽은 이지훈. "코미디다보니까 계속 재미있는 생각을 해야해서, 즐겁게 촬영했던 것 같다. '푸른 바다의 전설'도 재미있게 촬영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이어 할 수 있을 때 학생 역할을 해야한다. 교복 모델이 꿈이다"며 "아직 교복이 잘 어울리지 않나?"라고 농담스레 되묻기도 했다.
이지훈은 '마녀보감'의 선조 역할로 연기력을 재평가받기도 했다. 무능하고 나쁜 왕으로 기록된 선조지만 그 이면에 있던 인간 선조의 모습을 재연하며 호평을 받은 것. 그는 "시놉시스를 보는데 선조라는 인물이 매력적이었다. 역사 속 선조의 과오를 옹호하려는 건 아니지만, 인간이기때문에 그렇게 행동한 이유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선조를 연기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이어 "드라마에서 왕으로 나온 최민식 선배님과 미국드라마 '왕좌의 게임'을 참고해서 연구했다. 보통 왕은 용상에 앉아서 잘 안움직이는데, 내가 생각한 선조는 좀 달랐다. 제스쳐나 행동들에서 좀 더 자유롭게 움직이며 초조한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다. 그리고 설민석 선생님 강의를 보며 선조에 대해서도 많이 공부했다"고 선조를 표현하기 위해 노력한 점들에 대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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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보감'에서 보여준 오열 연기는 그를 '푸른 바다의 전설'에 출연하게 한 일등 공신이다. 진혁 감독과 박지은 작가 모두 이지훈의 오열 연기를 보고 감탄했다는 것. 이후 현장에서 연기도 보여주고, 이런 저런 세상 사는 이야기를 하다가 허치현 역으로 결정됐다고 한다. 수많은 히트작품을 만들어 낸 스타 감독과 스타 작가와의 작업이 그에겐 어떤 의미였을까.
"사실 이전 작품들에서는 감독님이나 작가님께 섣불리 다가서지 못했다. 왠지 주인공들만 말을 걸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있었다. 하지만 진혁 감독님과 박지은 작가님은 그런 생각을 깨주셨다. 감독님은 현장에서 연기자들과 늘 소통하시는 분이셨고, 항상 웃으며 현장을 이끄셨다. 작가님께서는 대본을 읽고 궁금한 점이나 나의 해석이 맞는지 물어보면 밤이든 새벽이든 늘 친절하게 대답해주셨다. 쫑파티 때 술의 기운을 빌려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또 그는 전지현, 이민호라는 최고의 톱스타들과 함께 연기를 했는데. 이지훈이 기억하는 두 사람은 톱스타라기보다는 수더분한 누나고 형이었다. "원래 내 성격이 형 누나들에게 애교부리는 걸 좋아한다. 두 사람 다 털털하고 장난끼 많은 동네 형이나 누나 같았다. 민호 형이랑은 축구 이야기를 하다가 친해졌고, 지현 누나한테는 패션 이야기나 연애 이야기를 하며 친해졌다. 그리고 두 분 다 연기를 잘 하시니까, 많이 배우며 유쾌하게 촬영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가장 친구같은 배우로 극 중 허치현의 엄마로 나온 황신혜를 꼽았다. "신혜 누나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데도 불구하고 가장 친구같았다. 둘이서 매일 '엄마랑 아들이랑 붙는 신이 더 많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둘이 함께 나오는 마지막 신을 찍고 너무 슬퍼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그런데 오히려 누나가 '또 보면 되지' 이러면서 최정우(허일중 역) 형님과 단체 카톡방을 만드셨다. 그래서 촬영이 끝난 뒤에도 가족처럼 같이 모여서 놀러가고 그랬다. 너무 재미있다."
극 중에서 많이 엮이지는 않았지만 허준재(이민호)를 짝사랑하는 차시아 역할로 나온 신혜선과는 데뷔작을 함께한 인연이 있다. "드라마 대본 리딩 현장에서 만났을 때 뭉클했다. 어려울 때 함께하던 친구가 둘 다 로또를 맞아서 같은 땅을 사러 온 느낌이라고할까. 혜선이나 나나 진지하게 노력했기 때문에 좋은 성과를 얻은 것 같다. 혜선이한테 '앞으로도 사고치지말고, 진짜 열심히 이 길로 가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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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이지훈에게 많은 사람들은 남긴 '푸른 바다의 전설'. 하지만 이 작품을 통해 이지훈이 가장 크게 얻은 점은 바로 악역도 가능한 배우라는 이미지를 확실하게 남긴 것이다. 이지훈이 연기한 허치현은 겉으로는 누구보다 젠틀한 재벌 2세지만 검은 속내를 가지고 있는 악역이다. 그는 허치현을 잘 표현해내기 위해 의상부터 헤어스타일, 입술의 색까지도 많이 고민했다고. 노력한만큼 시청자들의 반응도 폭발적이었다.
"나에 대한 반응들을 다 읽어봤다. '길에서 허치현 보면 소름 돋을 것 같다', '이민호보다 허치현이 좋다', '허치현 죽는 연기할 때 소름', '이지훈 죽는 연기 베스트 안에 든다' 등 이런 댓글들이 기억에 남는다. 또 '치현이랑 청이랑 더 어울린다' 이 댓글에는 나도 좋아요를 눌렀다. 댓글들을 보면서 내가 표현하고자 한 것들이 시청자들에게 전달됐다는 생각이 들면 기분이 좋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원동력이 된다."
그가 언급한 댓글에도 나오듯이 극 중 허치현의 결말은 시청자들에게 큰 인상을 남겼다. 돈을 위해서라면 사람도 죽이는 엄마와 그를 닮아간 아들 허치현. 자살을 결심히며 '어머니 당신을 저주합니다'라고 내뱉은 허치현의 대사와 원망섞인 표정은 충격 그 자체였다. 이지훈 역시 "결말이 죽음이었지만, 대사에 담긴 말의 의미가 좋았기때문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엄마의 행동에 의문을 품지만 결코 이의제기를 하지 않는 아들, 새아빠와 가족이 되고 싶었지만 친아들 허준재의 존재를 이길 수 없는 열등감을 지닌 존재, 심청(전지현)에게 순수한 호감을 드러낼 줄 알지만 허준재(이민호)에게 망설임없이 총도 당길 수 있는 사람. 복합적인 허치현을 표현하며 이지훈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을까.
"선했던 사람이 자기 의도치 않게 악으로 변해 결국 파멸에 이르렀다. 사람들이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젊은 친구가 파멸로 가는 걸 보여주면서 어떤 사람은 '나쁜 놈은 벌받는다'고, 또 다른 사람은 '안타깝다'고 느끼기도 했을 것이다. 하나의 인물을 보고 다양한 걸 느끼게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박지영 기자
[XP인터뷰①] 이지훈 "전지현과 어울린다는 댓글, '좋아요' 눌렀죠"
[XP인터뷰②] 이지훈 "올해는 상 한 번 받아보고 싶어요"
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