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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뭐하세요?] '안어벙' 안상태, 왜 한동안 보지 못했을까

기사입력 2017.02.08 10:59 / 기사수정 2017.02.08 16:51

[★지금 뭐하세요?]는 과거 '반짝' 인기를 얻었지만, 현재는 활동이 뜸해 점점 잊혀져 가고 있는 스타들을 만나 근황과 복귀 계획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엑스포츠뉴스의 고정 코너입니다. [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 전아람 기자] '빠~져 봅시다', '이게 뭐니 이게~', '난~ 뿐이고!' 등 다양한 유행어를 만들어낸 '안어벙' 안상태는 요즘 뭐하면서 지내고 있을까. 지난 2004년 KBS 개그맨 19기 공채로 정식 데뷔한 안상태는 KBS 2TV '개그콘서트' 속 '깜빡 홈쇼핑'이라는 코너를 통해 데뷔와 동시 전성기를 맞았다. 

이후 '마데 홈쇼핑' '굳세어라 안사장' 끝장TV' '내 이름은 안상순' '요리하는 고야' 등 수많은 코너를 진행하면서 각종 드라마에 조연급으로 출연,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드라마 '애정만만세' '마의' '앵그리맘' '그녀는 예뻤다' 등 다수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 가능성을 보여준 그는 지난해 2월, 5년 여만에 개그맨으로 돌아왔지만 이내 방송에서 한동안 모습을 보지 못했다. 

최근 인터뷰를 위해 만난 안상태는 왕성하게 방송활동을 할 때보다 살이 오른 모습이었다. 그 동안 활동이 뜸했던 그를 만나 반가운 마음에 '요즘 근황이 궁금하다'고 물으니, "육아가 내 일이다"고 웃으며 말하는 그다. 공백기 동안 일러스트 작가 조인빈과 결혼도 하고, 딸도 낳으며 많은 변화를 맞은 안상태와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눴다.

- 근황을 궁금해하는 팬들이 많아요.
"사실 개그맨으로 활동하다 배우를 3년 정도 하고, 결혼해서 아이에게 집중하다 보니 애매한 상황이 됐어요. '요즘 뭐하냐'고 묻는 분들이 많은데 육아를 하며 행사도 하고 있어요. 사실 그렇게 한가하진 않아요. 요즘엔 콘셉트를 잡아서 기업 강의도 하고 있어요. 또 아이를 보면 집에서 못 나가니까 유튜브 채널을 하나 만들었어요. 여러가지 하면서 지내고 있어요."

- 요즘 육아에 집중하신다고요.

"아내가 많이 하지만 특별한 일이 없을 때는 아이랑 지내고 있어요. 내려놓고 살고 있죠. 아이가 올해 4살이 됐는데 영어로 '하이', '마미'라는 말을 해요. 아이 보는게 어렵지만 정말 귀여워요."

- 특별한 육아법이 있으신가요.
"제가 아이와 함께 있을 때 대체적으로 '이거 하면 안돼'라는 말을 많이 하더라고요. 그게 안 좋다는 걸 깨달았어요. 요즘엔 위험한 일이 아니면 놔둬요. 이 말을 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또 아이와 떨어져야 할 때는 아이가 우니까 몰래 나가는 분들도 있다고 하는데 저는 왜 나가야 하는지 이유를 설명해줘요. 그리고 '맛있는 거 사올게'라고 하고, 그 약속을 지켜요. 아이들도 자세히 설명해주면 이해하더라고요. 말을 못 해서 그렇지 다 이해하고 그걸 따라하려고 해요. 그래서 아이 앞에서는 말조심 해야 돼요."

- 왜 그동안 방송에서 보지 못한 건가요.
"제가 회사가 없어요. 아무래도 직접 연락이 오는데 관리가 잘 안 된 부분이 있었죠. 제가 붕 떠있는 분위기가 있어요. 연기자 같기도 하고, 개그맨 같기도 하고 애매해서 그런 게 아닌가 싶어요. 저를 찾아주면 하는 거고, 못 찾으면 아이 봐야지 그런 마음으로 편하게 살고 있어요."

- 방송, 개그 무대에 대한 갈증이 클 것 같아요.

"당연히 갈증이 있죠. 하지만 제 개그가 옛날 스타일인 것 같아요. 반성을 많이 하고 있는데 요즘 스타일로 할 수 있는게 안 되는 것 같아서 내려놨어요. 저는 요즘 일본 예능을 봐요. 일본 예능은 콩트와 예능이 섞여있어요. 요즘엔 유튜브 통해서 배우고 있어요. 보면서 이제 기획이 중요하구나를 느껴요. 예전에 개그를 짤 때 아이디어만 생각했는데 이런 게 예능이구나를 느꼈어요. 콘텐츠를 만들면서 느낀 게 가끔 찍어보기도 하고 촬영도 해보니 감독님들이 이런 마음으로 하셨겠구나를 느껴요. 내가 한참 잘못했구나를 생각하게 됐죠."

- 방송에 나가고 싶지 않나요.
"정말 하고 싶어요. 하지만 요즘 개그맨들 스타일을 제가 따라갈 수가 없어요. 강렬하고, 자극적인 스타일이 아니라서 쉽지 않더라고요. 따라가기가 어려워요."

- 단국대 전자공학과 출신으로, 학벌은 좋은데 '안어벙' 이미지가 너무 강해요.
"안어벙은 대단한 캐릭터 같아요. 제가 전자공학과 출신이라 상상하지 못 했다고 이야기 해주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제가 진짜 바보인 줄 알았는데 실제로 만나면 점잖다고 해주시더라고요."

- '안어벙' 이후 다른 캐릭터를 잡기 어려웠을 것 같아요.
"쉽지 않았어요. 캐릭터를 할 때마다 아예 다른 것을 했어요. 똑같은 바보를 하면 비슷하니까 안상숙, 안상태 기자 등 캐릭터를 바꿔가면서 했어요. 사실 제가 개그를 한 기간을 보면 3~4년밖에 안돼요. 오히려 힘든 시기가 굉장히 길었죠. 그래서 더 아쉬워요. 꾸준히 방송 하면서 대중에게 인사도 했으면 어떨까 싶어요. 제가 계속 나왔다 안 나왔다 해서 아쉽죠."

- 개그맨 공채 동기(강유미, 안영미, 유상무, 유세윤, 장동민)들이 활동하는 모습 보면 어땠나요. 
"많은 분들이 우리 기수 같은 기수가 없다고 해주실 정도로 대단한 친구들이 많았죠. 우리는 정기적으로 모여서 술도 한잔하고, 놀러가기도 자주 했어요. 하지만 요즘엔 시간이 안 맞다보니 자주 못 봐요. 제 동기들이 능력도 있는데 착하고, 순수해요. 제가 반장이었어요. 카카오톡이 없던 시기에 동기들에게 하나하나 다 연락했던게 생각나네요."

- 잘 나가는 후배들 보면 부럽지 않았나요.
"굉장히 부럽죠. 뼈그맨이라고 하는 게 부러웠어요. 뼈그맨들은 이길 수 없어요. 열심히 해도 이길 수가 없어요. 양세형, 이상준 이런 친구들이 선천적으로 흥이 있는 게 부러워요. 전 대인기피증도 있어요. 쑥스러움도 많고, 낯도 많이 가렸어요. 개그맨이 된 것도 성격 바꾸려고 시작했어요. 성격이 정말 내성적이었어요. 조용히 전자공학 하면서 회사 취직하고, 조용히 직장생활 해야 했는데 성격을 바꾸려고 길거리에서 공연을 했어요. 당시 같이 공연해던 황현희, 김대범이 개그맨 해보자고 해서 같이 시험을 봤는데 모두 합격했죠. 저는 뼈그맨이 아니라 뼈그맨이 부러워요. 웃긴 뼈가 부러워요. 하하."

- 눈 여겨 보고 있는 후배가 있나요.
"양세형에게 눈길이 가요. 양세형은 남자가 봐도 정말 귀여워요. 볼 한 번 잡아보고 싶어요. 또 굉장히 웃겨요. 정말 착하고, 예의도 바르죠. 이국주도 마인드가 정말 좋아요. 양세형의 능력과 이국주 마인드가 부러워요."

- 친정 '개그콘서트'가 침체기라는 말이 있어요. 
"개그가 많이 힘든 것 같아요. 콘텐츠 자체가 짧은 시간에 웃겨야 하고, 말이 녹화이지 거의 라이브로 가잖아요. 소재를 막 정할수도 없고, 남녀노소가 보기 때문에 더 어렵죠. '개그콘서트'에서 변화를 주려고 하는데 어려운 여건인 것 같아요. 그래도 시청률 10% 정도 유지하는 것 보면 대단한 것 같아요."

- 벌써 데뷔 14년차인데 돌아보면 어떤가요.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나요? 조금 더 열심히 할 걸 하고 후회만 남는 것 같아요. 그래도 제 나름대로 좋은 쪽으로 무르익어가고 있구나 생각해요. 40대가 됐는데 나쁘지 않아요. 50대가 돼도 좋을 것 같아요. 14년을 돌이켜 봤을 때 약간의 후회와 앞으로의 희망이 있는 것 같아요."

- 강의도 선다고 했는데, 주로 어떤 강의를 하나요.
"개그도 하고, 사람들에게 알려진 연예인이 됐다는 것이 제게는 기적이에요. 인생 극복기를 주로 말하는데 주제는 '당신의 매력은 무엇입니까?'를 물어보는 느낌이에요.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과 생각이 중요하잖아요. 남을 부러워하면서 욕심만 가질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매력을 끌어낼 줄 아는 사람이 되자는 이야기인데 제가 예전에 조용했다는 것을 사람들이 잘 안 믿어요. 제가 과거 카페에서 썼던 일기장을 보여주면서 희망, 힘, 자신감을 드리는 그런 콘셉트예요. 1시간 30분~2시간동안 제가 보여드릴 수 있는 것을 다 보여드리려고 해요. 개그도 하고, 랩도 해요.희망을 주는, 재미있는 영상도 틀어드려요. 강의를 더 발전시키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굉장히 보람되더라고요. 제가 한 놀이공원에서 아이들 강의를 고정적으로 했었어요. 수학여행으로 8~900명 정도 오는데 일찍 좋아하는 것, 매력을 찾았으면 좋겠다는 강의를 했죠. 요즘엔 기업, 대학교에서도 조금씩 하고 있어요." 

- 육아가 가장 힘들 때는 언제인가요.
"아이가 새벽 3시, 6시에도 깨요. 처음엔 깜짝 놀랐죠. 아내가 고생을 많이 했어요. 믿을 수 없는 현실이었죠. 먹는 것도 매콤한 것이 당길 때가 있는데 아이가 못 먹으니까 달달한 걸 먹어야 해요. 생활패턴이 아이 기준으로 바뀌었죠."

- 육아가 쉽나요, 개그가 쉽나요.
"개그가 쉬워요. 육아보다 어려운 것은 없어요. 아이가 계속 어지럽혀요. 그럼 안 치우다가 아내가 눈치 주면 치우곤 해요. 그런데 그게 어느 순간 고통이 아니라 행복이 되더라고요. 바닥에 있던 책을 꽂고, 깔끔해지는 게 즐겁더라고요. 해탈한 것 같아요. 하하."

- 육아 예능 프로그램 섭외가 들어오면 출연할 건가요.
"들어오면 하고 싶어요. 독기가 생겼어요. 섭외가 들어오면 좋겠어요."

- 어떤 개그맨, 배우로 기억되고 싶나요.
"남녀노소가 다 좋아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아이들, 할아버지 등 모두가 좋아하고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사람이요."

- 최종 목표나 꿈은 무엇인가요.
"보람된 일을 하고 싶어요. 봉사도 많이 하고 싶어요. 강의와 공연도 계속 할 생각이에요. 사람들이 계속 뭐가 나오는구나 하고 궁금해하는 엔터테이너가 되고 싶어요. 호기심이 생기는 엔터테이너. 할아버지가 되어도 그걸 안 잃고 싶어요."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제 삶의 1순위는 아내예요. 항상 제 옆에서 저를 지켜주는 느낌을 많이 받아요. 아내에게 사랑한다고, 지켜주고 싶다고 말하고 싶네요."

kindbelle@xportsnews.com / 사진=박지영 기자

전아람 기자 kindbell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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