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같이 연예계 안팎에서는 많은 일이 일어납니다. 'XP설전'은 이런 이슈에 대해 엑스포츠뉴스 기자들이 각기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는 코너입니다. 팽팽하게 대비되는 논쟁을 통해 연예가의 뜨거운 감자를 진단해 봅니다. 여러분도 어느 쪽의 의견에 가까운지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편집자 주>
[엑스포츠뉴스 박소현, 김주애 기자] 예능국과 시사교양국이 무려 다섯개나 내놓은 SBS 설 파일럿 성적표는 대동소이한 편이었다. '미운 우리 새끼'처럼 시청률과 화제성을 다 잡은 프로그램은 없었다. 시청률은 '주먹쥐고 뱃고동'이 가장 뛰어났으나, 화제성은 '초등학쌤'과 '뜻밖의 미스터리 클럽'이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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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현 기자 - '초등학쌤' 천진한 선생님과 의욕만점 제자들, 계속 보고 싶네
'미운 우리 새끼'를 성공적으로 론칭한 곽승영PD가 강호동과 손잡고 야심차게 내놓은 파일럿 프로그램이다. 아직 우리말이 서툰 외국인 아이돌들이 초등학생 선생님을 만나 이들에게 우리말을 배우고 퀴즈 대결을 펼치는 구성으로 이뤄졌다.
'초등학쌤'은 나름의 예능적 재미는 충분했다. 강남, 헨리, 엠버 등 이미 예능감이 충분히 검증된 아이돌들에 세븐틴 디에잇, NCT U 텐, 트와이스 모모 등 새로운 예능 원석들의 모습이 돋보였다. 평소 예능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않았던 이들은 초등학생 선생님들을 배려하고 눈높이를 맞추는 등 최선을 다해 호흡을 맞춰 새로운 면모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초등학생 선생님들은 더러 면박을 주면서도 생각보다 더욱 더 진지하게 제자들을 가르치는 것은 물론 승부욕까지 드러냈다.
다만 외국인을 가르치고 퀴즈대결을 한다는 점에서 아유미가 출연해 많은 사랑을 받았던 KBS 2TV '해피투게더'가 과거 선보였던 '행복한 대결 막상막하'를 떠올리는 이들도 더러 있었다. 외국인이기에 당연한 서툰 발음 등에 웃음의 포커스가 맞춰지는 것이 불편하다는 의견도 보인다.
1부는 3.4%, 2부는 4.6%로 동시간대 방송한 MBC '발칙한 동거'(5.4%, 8.3%)에는 크게 뒤쳐졌고, KBS 2TV '걸그룹 대첩-가문의 영광' 4.5%과도 큰 차이가 없어 '미운 우리 새끼'와 달리 압도적 시청률을 기록하진 못했다. SBS는 'K팝스타6-더 라스트 찬스'의 종영이 예정되어있고 '초인가족2017' 이후 등도 대비해야하는 상황. 정규편성에 시청률이 가장 중요한 지표일 수 있겠으나, 화제성과 추후 확장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설 특선 파일럿 중 정규편성이 가장 유력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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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애 기자 - '희극지왕' 정규 편성보단 있는 '웃찾사'를 살리는 게
코미디계의 대부 이경규부터 대모 박미선, 대세 예능인 양세형, 예능 하나로 빚청산까지 성공한 윤정수, 멜버른 국제 코미디 페스티벌에도 올랐던 김영철 등 15인의 희극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계급장 떼고 붙는 코미디 대결로 '희극지왕'을 뽑자는 거창한 기획의도만큼 탄탄한 출연진들 덕분에 '희극지왕'이 선물할 웃음에 대한 기대치는 본 방송 전까지 높아만졌다.
기대가 컸던 탓일까. 정작 본 방송에서 희극인들이 보여준 개그는 실망 그 자체였다. 김대희는 2014년 '개그콘서트'에서 연기하던 '쉰 밀회'를 그대로 가져와 시의성도 창의성도 전혀 돋보이지 않는 개그를 반복했으며, 학교나 직장 장기자랑에서도 볼 수 있는 섹시 댄스와 여자 아이돌 무대 패러디는 '희극지왕'이 그들에게 간절한 무대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게끔 만들었다.
이러한 실망감이 시청률에도 반영된 듯 '희극지왕'의 시청률은 1부 3.7%, 2부 5%를 기록하며 이름값에 못미치는 성적을 남겼다. 오늘도 많은 희극인들이 '개그를 할 수 있는 무대'를 소원하고 있다. 희극인들은 설 연휴 남녀노소 가족들이 둘러앉아 TV를 보는 시간, 자신들의 재능과 개그에 대한 간절함을 보여줄 수 있는 황금같은 기회를 놓쳤다. 정말 계급장을 떼고 붙으려면 '희극지왕'이 아니더라도 무대의 기회를 가질 수 있는 15인 대신 더 간절한 희극인들을 무대로 불러와야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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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현 기자 - '뜻미클' 초반은 '서프라이즈', 후반은 '그알'…정체가 흥미로운 미스터리쇼
'그것이 알고 싶다'의 김규형PD가 선보인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미스터리한 사건이나 잘 설명되지 않는 기묘한 이야기를 소개하고, 대중의 참여를 통해 진실을 파헤쳐보는 식으로 구성된 추리토크쇼다. MC로 성시경, 김의성, 한혜진, 타일러, 신동이 나서 의견을 모았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이 참여해 내놓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흥미를 끌었다.
방송은 미제 사건을 소개하고 각자가 가진 단서를 가지고 의견을 개진하는 식으로 구성됐다. 대중의 참여를 통해 진실을 파헤치겠다는 구성이 크게 느껴지는 부분은 없었다. 사전에 '뜻밖의 미스터리 클럽' 측은 MC들의 SNS와 추리 관련 카페에 글을 게시하며 누리꾼들의 의견을 모았지만, 이러한 의견이 크게 와닿지는 않았다. MBC '신비한TV 서프라이즈'를 연상시키는 초반 부분에는 아쉬움이 남았다.
'뜻밖의 미스터리 클럽' 후반부는 예상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의견을 모으고 단순히 특이한 사고사나 사망 의혹을 제기하는 수준에서 마무리할 수 있었으나 '그것이 알고 싶다'팀 답게 지속해서 물음표를 던진 것. 권력, 진실에 닿았을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의 의문스런 사망을 함께 이야기하면서 예상치 못한 반전을 선사했다. '뜻밖의 미스터리 클럽'이 주는 나름의 울림은 좋았다.
시청률은 2.2%(닐슨코리아/전국 기준)으로 평소 동시간대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가 기록한 10% 내외에 비하며 아쉬운 수준이었으나 온라인에서의 반응이 좋은 편이다. 30일 재방송분도 2.2%를 기록했다. 몇 차례 더 지켜봐도 좋을 법한 프로그램임은 분명하다. 지속적으로 선보이기 위해서는 MC진과 초반부 포맷의 재정돈은 반드시 필요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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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애 기자 - '천국 사무소', 언제봐도 감동이지만 매주보면 안 질릴까
'천국사무소'는 천국사무소에 들린 스타가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소중한 7가지 기억 중 천국에 가지고 갈 단 하나의 기억을 선택하는 콘셉트의 프로그램으로, 첫 번째 손님으로는 안재욱이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안재욱의 학창시절, 연기의 시작, 전성기, 인생의 고비, 결혼, 첫 아이, 그리고 평범한 일상까지 돌아보며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가치는 무엇인지 함께 고민했다.
비록 시청률은 1부 2.6% 2부 3.3%로 높지는 않았으나 방송이 끝난 뒤 포털사이트와 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천국사무소'를 통해 자신의 인생도 되돌아 볼 수 있었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그리고 안재욱과 함께 한 인생 되돌아보기는 앞으로 남은 현재의 소중함을 더 크게 일깨워줬다.
다만 죽기 전 자신의 인생을 돌아본다는 콘셉트는 최근 종영한 tvN '내게 남은 48시간'부터 약 10년전 방송됐던 MBC '명랑 히어로'까지 다수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사용해왔던 주제라 특별히 새로울 것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국 사무소'에 호평이 쏟아졌던 건 나의 인생을 돌아보며, 인생의 소중함을 깨닫는 건 언제 들어도 마음에 큰 반향을 주기 때문이 아닐까.
또 파일럿 게스트가 내로라 하는 톱스타들과 함께한 학창시절부터, 먼 타지에서 죽음의 고비를 넘긴 일, 노총각으로 살다 운명의 여자를 만나 결혼한 일 등 굵직한 사건이 있었던 안재욱이기에 가능한 재미었다는 평도 있다. 정규로 편성됐을 때 매주 바뀌는 게스트들이 일정한 재미와 의미를 뽑아낼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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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현 기자 - 명절에는 이제 '주먹쥐고' 봅시다
'주먹쥐고 뱃고동'은 김병만, 이상민, 김종민, 육중완, 강예원, 육성재가 '新자산어보'를 작성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들은 전라도 흑산도 사리마을에서 흑산도의 바다어종을 확인하고, 조업에 나섰다. 또 홍어를 활용한 음식과 조리법 등을 확인했고, 강예원은 직접 유화도구로 밤새 그림을 그리며 '新자산어보'를 완성했다.
이미 '주먹쥐고 주방장', '주먹쥐고 소림사'에서 호흡을 맞춘 김병만과 육중완은 잘 맞았고 새로운 멤버들과도 비교적 잘 어우러졌다. 이들은 홍어 먹방부터 퀴즈 풀이 등 여러 예능적 재미를 선사하기 위해 고군분투했음에도 재미와 구성 모두 어딘가 2% 부족했다.
'주먹쥐고 뱃고동'은 가장 큰 무기는 시청률. 2부가 10.6%를 기록하며 이번 설 연휴 선보인 SBS 파일럿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시청률만 놓고 본다면 가장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 셈. 강력한 경쟁작인 MBC '2017 아이돌스타 육상 양궁 리듬체조 에어로빅 선수권대회'(1부 9.3%, 2부 11.8%)와도 호각세를 이루며 그 경쟁력을 입증했다. SBS의 명절 예능 브랜드로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sohyunpark@xportsnews.com /사진=SBS
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