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박소현 기자] '쌤'들과 한국어가 서툰 아이돌들이 빚어내는 유쾌한 열정은 정규 편성을 정조준할까.
지난 26일 SBS 설 파일럿 '초등학쌤'이 안방을 찾았다. '미운 우리 새끼'를 성공적으로 론칭한 곽승영PD의 야심작으로 MC로는 강호동이 나섰다.
'초등학쌤'은 1,2회로 구성해 1회에는 초등학생 선생님들과 아이돌 제자들의 만남 및 이들의 학습기가 전파를 탔다. 2회에는 본격적인 우리말 테스트에 돌입, 우승자와 닉쿤과의 대결이 펼쳐졌다.
주로 실생활에서 사용되는 간단한 회화 위주로 한국어를 익히기 마련인 아이돌들에게 '단위', '시늉' 등 예상치 못한 단어들이 장벽으로 다가왔고, 이러한 단어를 이해하기 위해 초등학생인 '쌤'들과 머리를 맞대고 공부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생각보다 더욱 더 진지하게 제자들을 가르치는 것은 물론 승부욕까지 드러내는 초등학생 선생님들의 맹활약은 예상치 못한 웃음을 선사했다. 선생님을 꿈꾸는 여학생은 적절한 비유법과 열정으로 가르쳤고, 남매는 은근한 신경전을 벌이면서도 성심성의껏 가르쳤다. 초등학교 1학년 할머니들의 유쾌한 사투리 공부도 인상깊었다.
또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이들을 배려하고, 성실하게 함께 익숙치 않은 어휘와 속담을 배워가는 아이돌들의 모습도 좋았다. 기존 예능에서 크게 부각되지 않았던 NCT 텐이나 세븐틴 디에잇 등 새로운 아이돌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도 수확.
팬들과 더 대화를 나누고 싶어서, 혹은 가사가 담는 의미를 더 확실히 이해하고 싶어서 우리말을 배우려는 아이돌과 초등학생의 의기투합이라는 콘셉트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다만 정규 편성이 될 경우 이렇게 뚜렷한 캐릭터성을 지닌 초등학생 선생님들을 계속 발굴할 수 있는지 여부와 현재 예능적 재미를 담당한 아이돌들의 재출연 가능 여부 등이 물음표. 또 몇 세 수준이니 초등학생에게 지도를 받아야 한다며 최강자를 선발하는 식보다는, 꾸준히 차근차근 레벨이 오르는 방향으로 풀어나가는 것은 어떨까.
덧붙여 외국인 아이돌들의 서툰 발음이 웃음의 소재로 굳이 부각이 되어야 했는지는 의문이 든다. 이외에도 웃음을 자아낼 예능적 요소가 충분했었기에, 조금 더 신중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이들의 외모에 대한 이야기도 불필요했다.
'미운 우리 새끼'로 파일럿에서 단숨에 정규 편성을 선보인 바 있는 곽승영PD가 '초등학쌤' 또한 정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게 될 것인지 관심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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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