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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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설전] '미씽나인', 수작의 탄생 VS 용두사미의 갈림길

기사입력 2017.01.27 09:40 / 기사수정 2017.01.27 07:58

최진실 기자
[엑스포츠뉴스 최진실, 이아영 기자] 매일 같이 연예계 안팎에서는 많은 일이 일어납니다. 'XP설전'은 이런 이슈에 대해 엑스포츠뉴스 기자들이 각기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는 코너입니다. 팽팽하게 대비되는 논쟁을 통해 연예가의 뜨거운 감자를 진단해 봅니다. 여러분도 어느 쪽의 의견에 가까운지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편집자 주>

이번주에는 MBC 수목드라마 '미씽나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봅니다. 현재 4회까지 방송된 '미씽나인'은 무인도 비행기 추락사고의 유일한 생존자 라봉희(백진희 분)의 증언을 통해 사라진 9명의 행방과 사고의 숨은 진실을 파헤치며 인간의 본성, 사회 각계각층의 심리와 갈등을 그린 드라마 입니다. 미스터리 스릴러를 표방하지만 때로는 웃음을, 때로는 파격적인 반전을 선보이며 첫 걸음을 뗀 '미씽나인', 수작의 탄생일까요? 용두사미의 갈림길에 놓인 상태 일까요?


▲ 신선한 소재부터 반전까지…'미씽나인', 갖출 것은 다 갖췄다 (최진실 기자) 

무인도 표류기를 그린 한국 드라마는 좀처럼 없었다. 떠오르는 것은 시트콤 '크크섬의 비밀' 정도였을 뿐. 갑작스런 비행기 사고로 인해 무인도에 표류하게 된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미씽나인'은 그런 면에서 신선한 소재였다. 또한 이와 같은 신선한 소재를 어떻게 풀어나갈 지도 관건이었다. 

사고에서 생존자로 돌아온 라봉희의 증언을 통해 시작되는 '미씽나인'의 이야기는 궁금증으로 시작되며 흡입력 있는 전개를 이어갔다. 라봉희가 등장하기 이전부터 서준오를 비롯한 레전드 엔터테인먼트 사람들의 숨겨진 과거 역시 신선한 소재에 궁금증을 더했다. 또한 회를 거듭할 수록 윤소희(류원)이 죽거나, 또 다른 생존자의 등장 등 반전이 등장하며 좀처럼 예측할 수 없는 흐름을 만들어갔다.

무인도라는 극한의 공간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다양한 모습도 점차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해맑기만 했던 이열(박찬열)도 귀찮은 일에서 한 발짝 멀어진 모습을 보이고 최태호(최태준)는 다른 생존자로부터 구명보트의 존재를 듣고 나머지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전달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등 변화하는 인간의 감정도 표현했다. '기승전 러브라인'이라는 주인공의 사랑에만 집중됐던 기존의 다수 드라마들과 달리 인물들의 다양한 감정에 집중한 것도 '미씽나인' 만의 다른점이었다. 


'미씽나인'의 시청자들은 무인도 사고 당시 베이지 색 옷을 입었던 등장인물들이 무지개색의 옷을 입은 것에 주목하며 거꾸로 순서로 죽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부터 라봉희의 진술로만 그려진 무인도 생활이 가짜일 수도 있다는 추측까지 다채로운 추측을 제시하고 있다. 이처럼 '미씽나인'은 색다른 소재를 바탕으로 인간이 갖고 있는 내면과 반전, 그리고 시청자들이 직접 참여하며 계속해 많은 이야기를 양산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4회 동안 방송된 '미씽나인'의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거대한 경쟁작 속에서도 드라마에 대해 궁금해 하고 관심을 가지는 매니아층이 점차적으로 생성되고 있다. 

'미씽나인'이 이러한 장점인 요소를 힘있게 끝까지 이어간다면 상승세에 돛을 달게 할 수 있을 것이다. 

XP's comment "이 많은 떡밥, 제발 모두 회수해 주실거죠?"


▲ 지레 겁먹은 '미씽나인', 분명한 정체성 드러내야할 때 (이아영 기자)

2017년 현재 대한민국에서 대중문화를 누리는 사람들의 눈은 굉장히 높아지고 다양해졌다. 대표적으로 '시그널'의 대중적 성공이 변화한 시청자의 기호를 증명한다. 이제 대중은 로맨스도 좋지만, 일본이나 미국처럼 드라마의 장르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항변한다. 그래서 국내 최초로 비행기 추락과 무인도 조난을 다룬 '미씽나인'은 미국 드라마 '로스트'와 비슷하다는 의혹 속에서도 많은 관심과 기대 속에 베일을 벗었다.

1, 2회에서 비행기 추락신이나 생존한 백진희의 기억, 파편적인 단서도 당연히 주목을 받았지만 더 화제가 된 건 정경호의 코믹 연기였다. 전에 없던 '민폐남' 캐릭터가 주는 웃음과 미스터리한 코드가 적절하게 어우러지면서 시청자의 시선을 끄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미씽나인'의 유머 코드는 족쇄이기도 하다. 당연히 인간은 아무리 힘들고 고통스러운 상황 속에 놓여도 배고픔을 느끼고, 우스운 일을 겪으면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튀어나오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9명이 조난된 무인도에서의 유머는 오히려 현실성을 높이는 데 필요한 장치다. 뱀에 물린 태항호가 곧 죽을 것이라며 혼자 심각한 상황은 그들 나름대로 진지하지만, 보는 시청자는 재밌기만 하다. 무인도 안에 있는 절체절명의 9명과 그들을 관찰하는 시청자의 입장차이에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웃음이면서 동시에 그들의 극한 심리를 파악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지뢰를 밟은 정경호의 갈등 상황을 그리 길게 보여줄 필요는 없었다. 모두가 이선빈의 부상, 급격한 기상 악화 등으로 최악의 상황에 놓여있을 때 정경호의 상황은 몰입을 해칠 뿐이었다.

'미씽나인'은 이제 분명한 정체성을 드러내야 한다. 대중성과 멀어질 때 오히려 또 다른 상승 요인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미스터리에 더 집중하고, 의무적인 유머가 차지할 공간에 치밀한 심리 묘사를 넣고, 정부와 송옥숙의 꿍꿍이를 더 현실적으로 그려내는 등 본연의 임무에 집중한다면 '미씽나인'이 더욱 확실한 색깔을 갖게 될 것이다.

XP's comment "설마, 이 모든 게 백진희의 꿈은 아니겠죠?"

true@xportsnews.com, lyy@xportsnews.com / 사진 = MBC 방송화면

최진실 기자 tu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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