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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칼럼] '핵타선' 디트로이트, 꿈의 무대에 도전!

기사입력 2008.03.27 18:08 / 기사수정 2008.03.27 18:08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지난 오프 시즌에 가장 활발히 움직이며 대형선수들을 영입한 팀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였습니다. 2006년 AL 중부지구 우승을 차지하기 전만 해도 타이거스는 만년 하위권을 맴돌던 팀이었으며 최저 승률 팀이란 오명까지 들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전성기는 지났지만 여전히 빅 리그의 명포수 중 한 명인 이반 로드리게스를 영입하고 팀 자체에서 성장한 유망주들의 활약에 힘입은 타이거스는 2006년 시즌엔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전 피츠버그 파라이어츠의 전성기를 이끌던 사령탑이자 플로리다 말린스가 1997년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할 때의 감독이었던 명장 짐 릴랜드 감독의 지도력은 타이거스란 팀이 지니고 있던 잠재력을 일깨웠습니다. 또한, 모래알처럼 분산된 팀 컬러는 결정적인 상황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는 끈끈한 팀으로 탈바꿈시켰습니다.

비록 2006년 월드시리즈에서 내셔널리그 우승팀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패하기는 했지만 당시 디트로이트 타이거스가 보여준 센세이션은 상당한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영향으로 인해 디트로이트에 위치한 NBA와 NHL의 두 명문 구단인 피스톤스와 레드윙스에 가려져 홈팬들에게 외면받았던 타이거스는 다음해인 2007시즌엔 홈 관중 300만 명 입장을 돌파하며 팀 역사상 최고 관중 동원에 성공하게 됩니다.

타이거스에 이런 고무적인 현상이 일어나자 팀을 지원하는 투자도 과감해 졌습니다. 사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는 가난한 구단이 아닙니다. 부진한 팀에 대해 모험적인 투자가 섣불리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이지 1992년부터 타이거스 구단주인 마이클 일리치는 메이저리그 구단주들 중 가장 막대한 재정능력을 가진 구단주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으며 피자재벌로 유명한 그는 타이거스가 좋은 성적을 거둬 올리자 마침내 지갑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지난 오프 시즌 동안 타자들 중에선 최고의 FA라 불린 미겔 카브레라와 이젠 전 소속팀인 플로리다 말린스의 동료였던 선발 투수 돈트렐 윌리스까지 포섭하게 됩니다. 당초, 미겔 카브레라에 대한 영입은 뉴욕의 두 구단과 LA 에인절스가 유력하게 떠올랐지만 그 상황을 뒤집고 최고의 조건을 제시한 구단은 바로 타이거스였습니다.

현역 타자들 중, 그 가능성과 장래성만 놓고 본다면 단연 최고라고 평가되는 ‘천재 타자’ 미겔 카브레라는 유능한 타자들이 갖춰야 할 모든 덕목들을 고루 갖춘 선수입니다. 우선적으로 볼을 배트에 갖다 맞추는 재능이 탁월하며 스윙 폼 또한 간결하고 교과서적입니다. 여기에 젊은 강타자로선 드물게 볼의 선구안 능력도 상당히 뛰어납니다. 절대 나쁜 볼에는 쉽게 방망이가 나기지 않으며 투수의 승부 구를 걸러내는 능력과 실투를 놓치지 않고 장타로 연결해 내는 능력은 가히 ‘천재 타자’로 칭할 만합니다.

타이거스는 이런 카브레라에게 8년 동안 총 1억 5천2백만 달러의 대박 계약을 안겨주었습니다. 앞으로 미래가 더욱 창창한 선수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 정도의 투자는 어느 정도 예상되었던 부분입니다.

카브레라가 들어오기 이전에도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타선 중 하나라고 평가받은 타이거스의 타선은 이제 빈틈이 없어 보입니다. 무엇보다 타이거스의 타선이 고무적으로 평가받는 부분은 클린업 트리오를 장식하게 될 미겔 카브레라 - 매글리오 오도네스 - 게리 세필드(혹은 카를로스 기엔)등이 모두 뛰어난 선구안 능력을 갖췄고 거기에 장타율과 출루율이 고르게 뛰어나다는 점입니다.

그저 큰 것에만 의존하는 장타력의 타자들을 지속적으로 배치한 타선은 응집력과 집중력이 떨어집니다. 그러나 타이거스의 타선은 응집력과 장타력을 동반할 수 있는 효과적인 시스템을 갖췄습니다. 여기에 뛰어난 1번 타자인 그랜더슨과 클린업 트리오를 이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2번 타순에 지난 시즌 0.341의 고타율을 기록한 교타자 플라시오 폴랑코가 버티고 있는 점은 팀 타선의 균형을 더욱 배가시켜줍니다.

또한, 투수력과 수비력의 공·수·주에 있어서 뛰어난 포수가 있는 팀의 위력은 절대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반 로드리게스가 텍사스 레인저스에 머물던 시절에 발휘한 위력과 플로리다 말린스가 두 번째 월드시리즈를 제패했을 때, 그리고 로드리게스의 가세 이후 강팀으로 변모한 타이거스를 보더라도 아직도 그의 존재는 팀 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물론 위에서 언급한 시스템이 제대로 가동되고 주전 선수들이 부상에 시달리지 않고 예상대로 잘해준다면 타이거스의 좋은 성적은 필히 예상됩니다. 그러나 타이거스의 발목을 잡을 부분도 물론 존재하고 있습니다.

우선 타이거스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은 바로 불펜진입니다. 특히 현대 야구로 들어오면서 승패의 영향에 선발진 이상으로 큰 영향을 주는 분야가 바로 불펜진 투수들입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서도 짐 릴랜드 감독은 가장 큰 고민으로 불펜의 부재를 들었습니다. 100마일에 가까운 강속구를 구사하는 조엘 주마야와 팀의 안정적인 구원 투수인 로드니 등이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는 점은 불펜 가동의 큰 악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선발진들도 표면적으로 보면 화려해 보이지만 우려되는 점도 많습니다. 1선발인 저스틴 벌랜더는 확실한 믿음을 주는 투구를 보여주고 있지만 2006년 시즌 이후로 점점 실망스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백전노장 케니 로저스와 든든한 선발진이었던 제레미 본더맨과 네이트 로버트슨의 피칭은 확실한 믿음을 주고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새롭게 선발진에 가세한 '왼손 특급' 돈트렐 윌리스의 활약 여부가 선발진의 중요한 관건으로 여겨집니다. 일부에서는 내셔널리그보다 한층 상대하기 어려운 아메리칸리그 타자들에게 윌리스의 투구가 위력적으로 통하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윌리스 역시, 카브레라처럼 한창 성장 중인 선수이고 심리적인 면에서 자신을 다스리며 자신의 특기인 제대로 된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적절하게 구사한다면 타이거스에서도 성공적인 시즌을 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아메리칸리그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지구는 전통적으로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가 소속된 동부지구였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들어서서 강팀들이 즐비해 가는 지구가 바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시카고 화이트 삭스, 그리고 디트로이트 타이거스가 군웅할거 하는 AL 중부지구입니다.

카브레라와 윌리스를 영입해가며 월드시리즈 진출을 꿈꾸고 있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는 우선적으로 치열한 중부지구 경쟁에서 최종적인 승리자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사진=윌리스와 카브레라를 구단 홈페이지 소개한 디트로이트 (C) detroit.tigers.mlb.com]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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