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SK 와이번스 윤희상(32)은 2016년 성공적인 복귀를 했다. 건강한 몸을 갖춘 윤희상의 2017년 목표는 한 단계 더 성장한 자신이다. 그는 "배울 수 있는 몸상태가 만들어졌다는 것"이 가장 기쁘다고 말했다.
윤희상은 2014년과 2015년 불의의 부상으로 온전한 시즌을 치르지 못했다. 2015년 후반부터는 손가락 부상으로 시즌을 접고 재활에 매달려야 했다. 그리고 2016년 6월부터 반등을 시작한 윤희상은 후반기 없어서는 안될 활약으로 자신이 헛된 시간을 보내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지난해 23경기에 나와 122⅔이닝을 소화, 9승6패 4.84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윤희상은 김광현 다음으로 팀 내 가장 많은 승수를 쌓았다.
첫 두 경기를 치른 뒤 부진한 모습으로 한 달여 간 2군에 다녀온 뒤 윤희상은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변화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있었냐고 묻자 "하늘이 많이 도와줬다고 생각한다"고 조금은 덤덤한 답을 내놨다. 그는 "성적은 정말 사소한 것에 갈린다. 그 사소한 것을 어떨 땐 알겠다 싶을 때도 있는데, 또 어떤 날엔 알면서도 안될 때도 있다"면서 "4,5월보다 6월부터 점점 공을 많이 던지다보니 재활의 완성도가 좋아진 것 같다. 심적으로 부상 위험의 부담도 많이 내려놨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두 자릿수 승리에 부족한 승수는 단 하나였다. 윤희상은 2004년 데뷔해 열 번의 시즌 동안 2012년 한 해 10승(9패)을 해봤다. 윤희상은 "시즌 끝나면 솔직히 아쉽긴 아쉽다. 그렇지만 내 탓 아니겠나. '1이닝만 더 던졌으면 할 수 있었을텐데' 하는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그는 이내 "몸이 괜찮다는 것 자체로 좋았다"면서 "더 욕심이 난다. 야구적으로 배우고 싶은 게 많은데, 배울 수 있는 몸상태가 됐다는 게 기쁘다"고 웃었다.
SK에게도 윤희상의 '커리어하이'는 중요하다. 김광현이 팔꿈치 수술을 받으면서 이탈했기 때문. 자연스럽게 토종 1선발로 꼽히는 윤희상의 역할은 더 커지고 중요해졌다. 이런 전망에 대해 윤희상은 '두 가지의 마음'을 가졌다고 얘기했다. 그는 "솔직히 말해 광현이가 없어서 내가 뭘 어떻게 하겠다' 이런 것은 오버이다. 나는 원래 하던대로, 최선을 다해 던지면서 맡은 바 임무를 다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한 편으로는 어린 선수가 그 자리를 채워서 새로운 스타 플레이어가 나온다면 팀에게도 좋을 것 같다는 것"이라는 마음을 내비쳤다. 그는 "야구란 항상 경쟁하는 것이다. 만약 새로운 선수가 나와서, 광현이가 돌아왔을 때 나의 자리가 없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 오히려 나에게는 좋은 자극이 된다"고 얘기했다. 윤희상은 "물론 광현이가 있으면 로테이션 지키기도 수월하고, 든든하다. 공 던지는 것은 물론이고 광현이가 더그아웃에서 선수단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스타일이다. 그런 쪽에서 선배된 입장에서 아쉽긴 하지만, 새로운 선수가 나타나리라고 본다"고 기대했다.
윤희상이 위기의식을 느끼는 것처럼 최근 SK의 투수진은 새로운 얼굴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꽤 젊어진 편이다. 윤희상은 "나도 더 젊어져야 한다. 팀적으로 봤을 때 나를 포함해 고참들이 위기감을 느껴서 더 불꽃을 태우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야구장에 만난 윤희상은 이정담, 김주한 등 젊은 선수들과 함께 피칭, 런닝 등 훈련을 소화했다. 후배들과 잘 어울리는 것 같다고 하자 윤희상은 "후배들을 이용하는 것이다. 젊은 기 받고, 늙은 조언 해준다"며 웃었다. (
[XP인터뷰②]에서 계속)
eunhwe@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