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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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수영의 희망' 박태환, 약물논란과 외압 딛고 재기하다

기사입력 2016.12.08 15:04 / 기사수정 2016.12.08 15:21

채정연 기자

[엑스포츠뉴스 채정연 인턴기자] '마린보이' 박태환이 논란과 외압을 딛고 한국 수영의 희망으로 다시금 우뚝섰다.

한국 수영의 스타 박태환이 약물 논란과 정치권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제 기량을 찾으며 쇼트코스 세계선수권대회 2관왕에 올랐다. 7일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후 8일 200m 결승에서 1분41초03으로 두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태환의 '승전보'는 오랜만에 들린 희소식이다. 박태환이 제 기량을 펼칠 수 없던 상황이 몇 년간 이어졌기 때문이다. 여론은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국제대회에서 선전하고 있는 박태환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수영 남자 자유형 200m, 400m, 1,500m에서 금메달, 100m 은메달, 남자 계영 400m, 800m, 혼계영 400m 동메달을 거머쥔 박태환은 단숨에 한국 수영계의 스타로 떠올랐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남자 자유형 400m 금메달과 200m 은메달을 따냈고, 아시아 신기록도 두 개나 작성하며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선수로 부상했다. 이후로도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대회 3관왕 등 메달 7개를 휩쓸었고, 4년 뒤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역시 은메달 1개, 동메달 5개를 따내며 실력을 자랑했다.
 
하지만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박태환은 추락하기 시작했다. 2015년 1월 26일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도핑테스트 결과, 양성반응이 나오면서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땄던 6개의 메달을 모두 박탈당했다. 

인천 아시안게임 2개월 전, 국내에서 맞은 주사가 문제였다. 주사에는 금지 약물 성분인 네비도와 남성 호르몬 주사제가 포함돼 있었다. 당시 박태환 측은 주사 맞기 전 전문의에게 금지 약물 포함 여부를 물었으나 없다고 해 맞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대중의 반응도 차가웠다. 다행스럽게도 지난해 2월 6일 검찰은 박태환이 주사를 맞은데 있어 고의성이 없었다고 판결을 내렸고, 해당 주사를 처방한 의사는 의료법 위반 혐의로 벌금형을 받았다.


하지만 시련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도핑 양성 판정으로 2014년 9월 3일부터 18개월간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던 박태환은 천신만고 끝에 리우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그러나 김종 전 문체부 차관에게 올림픽 출전을 포기하라는 협박, 회유를 받았다. 김 전 차관은 박태환에게 "리우올림픽에 선수가 아닌 이호준의 멘토로 다녀와라. 그렇게 한다면 기업 스폰서, 광고는 물론 교수까지 시켜주겠다"고 회유했다. 또 "올림픽 출전 의지를 굽히지 않을 경우 각종 불이익을 줄 것"이라고 협박했다.

약물 논란에 정치권 외압까지 이어지며 박태환은 심적으로 힘든 나날을 보냈다. 간신히 출전한 리우올림픽에서도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박태환은 성적 부진에 대해 "핑계 대고 싶지 않다"고 밝히면서도 "최상의 컨디션을 발휘해야 할 때 수영 아닌 외적인 문제로 생각이 많았다"며 수영에 집중할 수 없었음을 털어놨다. 대부분의 사람은 앞으로 더 이상 힘찬 금빛 물살을 가르는 '마린보이' 박태환의 모습을 볼 수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1989년생인 박태환은 올해 27세로 적지 않은 나이다. 수영 선수로서의 황금기는 거의 다 지난 시점이지만, 다시 일어섰다.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다 털어내고 훈련과 몸만들기에 집중했다. 그 결과 국제수영연맹 쇼트코스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와 400m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2관왕에 올랐다. 오래도록 기다렸던 '마린보이의 귀환'이었다.

lobelia12@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채정연 기자 lobelia1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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