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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라'를 만든 사람②] 김남길 "현실 담고 있는 영화…많은 분이 보셨으면" (인터뷰)

기사입력 2016.12.06 23:51 / 기사수정 2016.12.07 09:54

최진실 기자

[엑스포츠뉴스 최진실 기자] 배우 김남길이 영화 '판도라'(감독 박정우)를 통해 새로운 모습을 선보인다.
 
사상 초유의 강진과 원전 사고가 일어나고 이에 맞서 최악의 재난을 피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판도라'에서 김남길은 발전소 직원 재혁 역을 맡았다.
 
재혁은 어딘가 우리 곁에 있을 것 같은 평범한 청년이다. 하지만 자신이 근무하고 있는 발전소에서 재난이 일어나며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함께 살아가는 이들을 위해 사투를 벌이는 인물이다. 재혁을 연기한 김남길은 갑작스러운 재난 앞에서의 아주 평범한 모습부터 점차적으로 변화해가는 인물의 모습을 실감나게 그려내며 '판도라'를 이끌었다.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엑스포츠뉴스와 만난 김남길은 '판도라'를 통해 이전의 모습과는 다른 캐릭터를 표현하게 된 이야기를 전했다. 영화 '무뢰한'을 비롯해 드라마 '나쁜남자', '상어' 등에서 차갑고 도시적인 이미지를 보였던 그는 '판도라'에서 새로운 이미지를 그려냈다.
 
"어릴 때는 배우에 대한 이미지 하나가 명확하게 떠올라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아픔이나 트라우마가 있는 인물을 연기하다보니 위험성도 있더라고요. 다른 이미지를 보여주겠다 생각했고 재혁을 만나게 됐습니다. 처음엔 철 없는 막내아들이자 겉으로는 틱틱대는 재혁을 연기하며 어색했지만 그게 제 모습이었거든요. 주변 분들도 '남길이 제 모습이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직접 자신의 트레이닝 복을 입고 연기를 펼친 김남길은 딱 맞는 옷처럼 재혁을 표현했다. "편안해서 좋다"며 트레이닝 복 사랑을 드러낸 김남길은 그동안의 각진 이미지보다 편안한 옆집 형, 오빠 같은 느낌이었다.

 
이와 함께 김남길은 재혁을 표현하기 위해 처음으로 경상도 사투리에 도전하게 됐다. 자신의 사투리 연기를 보고 수줍어했던 김남길은 6개월 정도 사투리 선생님에게 지도를 받으며 열심히 연습했다. 그 결과 어색함 없이 이를 해낼 수 있었다.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됩니다. 거기서 살지 않았던 이상 완벽은 힘들다고 생각했습니다. 대신 관객들이 거슬리지 않게 이야기 전달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6개월 정도 입에 붙으니 '살인자의 기억법' 현장에서 황석정 선배가 고향이 경상도냐고 물으시더라고요. 경상도 출신 분들이 서울에 오래 살아서 억양이 남아 있는 느낌이라고 하셨습니다. 영화를 할 때는 그렇게 잘 안 나오더니. 하하."
 

사투리 연기 뿐 아니라 김남길은 영화 속에서 피폭에 대한 연기를 펼치기도 했다. 국내 첫 원전 사고 소재 영화기에 피폭 연기는 쉽지 않았다. 김남길은 연기를 하며 한국적인 정서에 집중했다고 전했다. 그는 박정우 감독과 촬영 내내 이야기를 나누며 영웅이 나오는 재난 영화보다는 보다 현실적인, 그리고 그 속 인물을 만들기 위해 초점을 두고 인물을 펼쳐냈다.
 
또 실제적인 것에 집중하기 위해 스태프, 배우들과 원자력 발전소 홍보관 그리고 원자력 발전소 주변 마을에 방문하며 분위기를 살폈다. 함께 공부하며 동갑내기인 김대명을 비롯해 배우들과 실제 친구처럼 돈독해졌다.

 
이처럼 '판도라'는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실감나는 묘사를 펼쳤다. 4년 전부터 시작된 영화지만 현재 시국과도 일치하는 부분이 많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좀처럼 쉽게 다루기 힘든 '현실'을 담은 영화기에 투자도 제작도 순탄치 않았다. 어쩌면 배우들에게도 '판도라'는 고민이 들게 하는 영화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김남길은 주저하지 않았다.
 
"저는 스토리 자체를 중요하게 보는데 정말 재밌더라고요. 갈 수록 욕심나는 신들도 많았고요. 시나리오를 분석해보니 자연재해에 대한 경각심은 물론 컨트롤 타워의 부재나 허술한 부분이 다른 영화와 달리 많이 담겼습니다. 배우들끼리도 영화가 개봉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도 있었지만 우리는 주어진 역할을 잘 하자고 생각했고 영화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우여곡절을 겪고 4년 간의 기간을 거친 '판도라'는 관객들에게 선보이게 됐다. 김남길은 남다른 의미의 '판도라'를 이끈 인물로 흥행에 대한 기대, 그리고 부담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 했다. 흥행에 대한 부담은 많이 내려놨다는 김남길은 현실을 담고 있는 '판도라'를 본 관객들이 많은 이야기를 나눴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물론 좋은 흥행 성적을 얻으면 좋겠지만 사실 천만 관객이 온다고 제게 금전적인 이익이 오는 것은 아닙니다. '판도라'는 현실을 담고 있는 영화고 절망적인 것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는 영화라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이 세월호, 메르스, 현 정권도 생각나게 하는 영화라 의미 부여를 하시는데 의도했다기 보다는 영화를 보고 많은 분들이 보시고 이야기를 나누셨으면 좋겠습니다."
 
true@xportsnews.com / 사진 = NEW

최진실 기자 tu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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