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05.25 22:32 / 기사수정 2007.05.25 22:32
[엑스포츠뉴스 = 박형진 기자] 챔피언스리그까지 끝나면서 프리미어리그 선수들은 모두 달콤한 휴식을 취하게 되었다. 그러나 감독들은 다르다. 감독들은 벌써 다음 시즌을 대비해 새로운 선수들을 영입하고 새로운 전술을 구상하느라 머리를 싸매는 중이다.
볼튼과 리버풀처럼 자유 이적을 이용, 벌써 새로운 선수들을 영입한 팀이 있는가 하면 이번 시즌 부진했던 선수들을 정리하느라 바쁜 감독도 있다. 새로 영입된 선수들은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겠지만, 그 누구도 떠나는 자의 뒷모습에 주목하지 않는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소속팀을 떠나는 선수는 누가 있을까?
"새 감독님이 미워요"
시즌이 끝나면서 프리미어리그에는 감독 교체의 바람이 불었다. 풀럼은 콜먼 감독의 후임으로 북아일랜드 감독을 맡고 있던 로리 산체즈을 선임했고, 샘 앨러다이스 감독이 볼튼을 떠나 뉴캐슬의 지휘봉을 잡자 수석코치인 샘미 리를 감독자리에 앉혔다. 위건 역시 폴 쥬얼 감독 대신 크리스 헛칭스를 감독으로 선임했다.
이들 새 감독들은 새로운 선수 영입보다 부진한 선수들의 정리에 더 바쁜 듯하다. 볼튼의 수장자리에 앉은 새미 리는 한꺼번에 네 명의 선수를 내보내기로 결정했다. 볼튼을 위해 143경기에 출전한 헨릭 페데르센을 비롯하여 맨유에서 이적한 퀸튼 포춘, 이번 겨울에 포츠머스에서 영입한 데이빗 톰슨, 전 스페인 대표팀 수비수 세자르 마르틴은 모두 '무적 선수'가 된 것. 특히 박지성의 포지션 경쟁자였던 포춘은 1년 만에 맨유 선수에서 무적 선수가 된 '기구한 운명'에 처했다.
한편, 볼튼을 떠나 뉴캐슬의 지휘봉을 잡은 샘 앨러다이스 역시 정리해고에 여념이 없다. '빅 샘'은 뉴캐슬에 오자마자 '500만 파운드의 사나이' 티투스 브램블과 전 호주대표팀 수비수 크레이그 무어, 그리고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한 골키퍼 스니첵과 1군 경기에 단 한 번도 출전하지 못한 올리비에 버나드에 방출 통보를 했다. 첼시가 관심을 가졌던 수비수 온예우 역시 임대기간이 끝나고 원소속팀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이며, 다이어, 엠레, 스콧 파커, 밀너 등 팀 주축선수의 자리 역시 안전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세월은 어쩔 수 없네"
영원할 것 같던 스타 선수들의 기량도 나이 앞에서는 어쩔 수 없는 듯하다.
로비 파울러는 자신이 축구인생을 시작했던 리버풀로 돌아와 환상적인 두 시즌을 보냈다. 전설의 '9번' 유니폼을 다시 입게 된 파울러는 리버풀로 돌아와 두 시즌 동안 12골을 넣으며 팀에 적지 않은 공헌을 했다. 그는 찰튼과의 리그 경기에 주장 완장을 차고 출전, 리버풀 팬들과 작별 인사를 했다. 베니테즈 감독은 파울러와 계약을 연장하지 않는다고 통보했고, 파울러는 미국이나 호주의 팀과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2 월드컵에도 출전했던 맨체스터 시티의 트레보 싱클레어 역시 이번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나기로 결정했고, 33살의 풀럼 스트라이커 라진스키 역시 방출 통보를 받았다. 벨기에 리그 득점왕이자 캐나다 선수 중 최고 이적료를 받은 라진스키는 영구계약에 실패한 몬텔라, 루틀레지와 함께 산체즈 감독 부임 후 풀럼을 떠나는 여섯 번째 선수가 되었다.
"아메리칸 드림을 꿈꾼다"
베컴이 LA 갤럭시 행을 선언하자, 많은 유럽리그의 선수들은 자신의 축구인생을 마무리할 곳으로 미국을 주목하고 있다. 특히 나이가 많고 주전경쟁에서 밀린 외국인 선수들은 점차 미국행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지난겨울, 미국 미드필더 클라우디오 레이냐는 소속팀 맨체스터 시티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뉴욕 레드 불즈로 이적했다. 2002 월드컵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했던 레이냐는 가족 문제로 미국에서 선수 생활을 하길 원했으며, 결국 전 대표팀 감독 브루스 아레나가 있는 뉴욕 레드 불즈를 선택했다.
레이냐가 뉴욕 레드 불즈로 가면서 아스톤 빌라의 스트라이커 앙헬 역시 그의 뒤를 따랐다. 950만 파운드의 이적료에 리버 플라테에서 아스톤 빌라로 이적한 앙헬은 2003/4시즌 16골을 기록하며 팀 내 득점 1위가 되었다. 그러나 이후 계속된 부진으로 아스톤 빌라는 이번 겨울 욘 카류브와 애슐리 영을 영입했고, 아그본라호르까지 급성장하며 앙헬의 입지는 상당히 좁아졌다. 결국, 앙헬은 지난 4월 뉴욕 레드 불즈로 이적했다. 그는 5월 8일 데뷔전에서 프리킥 골을 뽑아내는 등 일찌감치 팀의 핵심 선수로 자리매김 중이다.
한편, 한국이나 일본에서 뛰고 싶다던 미들즈브러의 사비에르는 베컴과 함께 LA 갤럭스에 합류할 예정이다. 베컴의 미국행을 계기로 MLS 구단들이 스타 선수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EPL 선수들의 미국행은 앞으로 잦아질 전망이다.
여름 이적시장이 본격화되면 팀 내 입지를 잃은 선수들이 주전 출장 기회를 찾아 다른 팀을 알아볼 것이다. 프리미어리그 시즌은 끝났지만, 2007/8시즌을 향한 움직임은 벌써 시작되었다. 어쩌면, 우리는 더 많은 선수와 작별인사를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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